작성일 : 11-02-06 13:17
묵상노트(29) 신기한 나라
 글쓴이 : 운영자
 
묵상노트(29) 신기한 나라


 
2007년 세계 한민족 축전에 초대가 된 것이 아니라 당첨이 되어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한국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47개국에서 약 500명이 추첨되어 서울에서 삼일, 제주도에서 삼일, 화려한 관광일정으로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습니다. 국민생활체육협회라는 정부기관이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을 초청하여 조국을 알리고 사랑을 베푸는 행사가 벌써 16년째가 되는데 아는 이가 많지 않은듯해서 이참에 신청하는 길도 알리려 합니다.
 
매년 5월이 되면 http://www.sportal.or.kr/에 들어가서 세계 한민족 축전을 열어보시면 어떻게 신청하는지 자세히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합니다.)
 
남들은 한국왕복 비행기 표도 당첨된다는데 그 흔한 샘표간장 한 병도 타보지 못한 박복한 인생을 살아온 것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특별히 주신 선물이라 감사하고 있습니다. 40년 이민생활에 부친 환갑, 모친 환갑, 그리고 두 분의 부고를 받고 황급하게 다녀 온 것이 고작이었는데 3주를 느긋한 마음으로 한국방문여행을 했습니다.
 
한국의 변화는 한마디로 황홀했습니다. 신기루처럼 한강변에 세워진 아파트들의 행렬, 화려한 백화점, 거미줄처럼 이어진 서울의 지하철, 자동차의 홍수, 끝없는 고속도로 그리고 셀 수도 없이 많은 toll gates(통행료 징수소) 뉴욕의 맨해튼을 본 듯했습니다.
 
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신문기자, 방송사 그리고 엄청 많은 사진사들이 따라 다녔습니다. 가는 곳마다 우리들에게 묻습니다. “한국의 발전상이 어떻습니까?” 모두들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놀랍습니다. 정말 한강의 기적을 본 듯합니다.” 한강 유람선을 타고 잠실 위까지 돌아보고는 한강의 기적을 모두가 실감했습니다.
 
공식적인 관광이 끝나고 우리는 김포에서 자유롭게 헤어졌습니다. 아내와 함께 우리는 옛 성도님의 초대를 받아 함께 지나게 되었습니다. 우선 종합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50만원한다는 비용인데 30만원 특가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아내의 위 내시검사에서 염증이 발견되어 즉시로 처방약을 받았습니다. 의사의 진단도 없이 내시경하나로 약이 처방되는데 약값만 4만원이 넘었습니다. 우리는 보험이 없기 때문에 약값을 모두 내야하는데 우리를 소개한 분이 대단한 분이여서 단돈 만원에 해결되었습니다. 약 봉투에 환자의 이름이 한정림이 아니라 김00로 적혀있었습니다. 아마 김00의 보험으로 처리가 된가 봅니다.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신기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마트(월마트 같은 대형 상점)의 한 코너는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나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에게는 아무 불편이 없어보였습니다.
‘이것 무슨 뜻에요?’
‘몰라요.’
‘그러면 어떻게 알고 써요?’
‘그냥 알아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사용한다고 합니다. 신기합니다.
 
캐나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급 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인데 그런 것쯤이야 하는 태도였습니다. 못타는 사람이 능력이 없는 것이라 합니다. 택시운전수의 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하루 일당 금을 벌기위하여 헐떡이면서 뛰어야 한다고 불평합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면 사회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신기합니다.
 
정치 이야기는 아이들도 합니다. 모두가 세상을 꿰뚫어보는 제갈공명같이 보였습니다. 이명박? 정동영? 차라리 이회창? 신기합니다.
 
나는 루이스 캘럴(영국의 수학자이자 동화작가)의 대표작 <신기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억하면서 모든 것이 갑자기 재미있어졌습니다.
“여왕은 고함을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앨리스에게 물었다.
"가짜 거북을 본 적이 있느냐?"
"아니요. 가짜 거북이 뭔지도 모르는걸요." 앨리스가 대답했다.
"가짜 거북 수프를 만드는 재료 말이다." 여왕이 말했다.
"그럼 따라와. 가짜 거북이 너에게 자기 이야기를 해줄 거다." 여왕이 말했다.
"여기서는 모두들 '따라와!'라고 말하는구나." 앨리스가 생각하며 천천히 그리핀의 뒤를 따랐다. "전에는 그런 식의 명령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저 멀리서 바위 귀퉁이에 홀로 쓸쓸히 앉아 있는 가짜 거북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가슴이 무너져라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가짜 거북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왜 저렇게 슬퍼하는 거지?" 앨리스가 그리핀에게 물었다. 그리핀은 조금 전에 했던 말과 거의 비슷한 말을 했다. "모든 게 가짜 거북의 환상일 뿐이야. 슬픔 같은 건 있지도 않아. 따라와!" - 본문 중에서
 
부조리와 난센스(무의미)...서로 다른 것인가?
 
모두가 함께 뒤엉켜 하나같이 보이는 세계를 보았습니다.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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