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2-06 13:20
묵상노트(32) 진주만, 히로시마 그리고 Enola Gay
 글쓴이 : 운영자
 
묵상노트(32) 진주만, 히로시마 그리고 Enola Gay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첫 번째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비행기 Enola Gay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데 그 비행기의 조종사인 Paul W. Tibbets이라는 비행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07년 11월 19일자 Time지에 이 USAF B-29 Enola Gay의 조종사가 9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읽으면서 조종사 Paul W. Tibbets이라는 사람을 나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I don't want funeral service and headstone. I want to be cremated and my ashes dropped over the English Channel where I flew during the war.(장례식과 비석을 원치 않습니다. 화장을 해서 유골을 내가 전쟁 중 비행했던 영국해협에 뿌려 주십시오)
 
1945년 8월 5일 B-29 폭격기에 원자탄이 실리고, 그의 어머니 이름을 딴 “Enola Gay'라는 이름을 폭격기에 써 붙였습니다. 8월 6일 아침 2시 그는 ‘작은 소년’이란 별명을 가진 원자폭탄 특별 폭격임무 #13(Special bombing mission (#13) with Little Boy atomic-bomb)을 위하여 남태평양 군도 Tinian기지를 떠나 6시간 후 아침 8시 16분 히로시마 중심에 떨어뜨려 반경 2km안에서 시민 17만 명이 죽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원자병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연히 지난여름 토론토에 여행하면서 와싱톤 들렸다가 Steven F. Undvar-Hazy Center(와싱톤 우주 항공 박물관)에서 실제의 “Enola Gay'를 만났습니다. 나는 이 비행기 앞에서 참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생각에 잠기었습니다. 영웅과 악인, 위함과 맞섬, 진리와 허상, 참과 그릇, 한편에서는 영웅이라 부르고 다른 한편에서는 악인이라 하는 부조리…….
 
역사가들은 티벹의 임무가 직접적으로 전쟁을 종식했다는데 동의하고 있지만, 그 임무가 성공적이냐 아니면 실패한 것이냐에 대한 의견은 항상 대립되어 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전쟁의 종식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인명을 구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17만 명의 시민과 지금까지도 원자병으로 고통 받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받을 수 없다고 논쟁하고 있습니다. 아마 티벧은 그의 모든 생에서 이 문제를 안고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원폭투하 기념식 때마다 그는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I'm proud that I was able to start with nothing, plan it, and have it work as perfectly as it did... I sleep clearly every night'(아무것도 없는데서 시작하여 계획했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 것을 자랑스럽습니다. 나는 매일 밤 잘 자고 있습니다.)
In March 2005, he stated, 'If you give me the same circumstances, hell yeah, I'd do it again.' 2005년 그의 나이 90세 때에도 같은 말을 합니다. “만일 내게 똑같은 상황이 주어진다 해도, 젠장, 나는 또 그 일을 할 것입니다.)
 
정말 그는 평안한 잠을 잘 수 있었을까?
 
인간에게는 절대적인 진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옳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이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불의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에는 수많은 영웅들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들 때문에 고통과 불행을 당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링컨대통령에게도,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틴 루터 킹과 테레사 수녀에게도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혐오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은 20세기 전쟁사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가장 영웅적인 사건이며 미국은 치명적인 실패의 사건이기도 합니다.
 
야마모토 이소로쿠 사령관이 이끄는 태평양 함대의 항공모함은 아직도 일본 사람들에게는 영웅적인 존재로 부각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쟁의 원흉이라는 죄를 벗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10여 년 전에 하와이를 방문하면서 애리조나 기념관을 들렸을 때도 전쟁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공포의 현장이라 생각했습니다. 애리조나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참혹한 사진들과 넓은 벽에 조각된 전몰장병들의 이름들과 히로시마의 나카지마구에 있는 평화기념공원에 전시된 기록들을 보면서 인간에게는 절대적인 선이나, 진리가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선이라 믿을 때 어떤 사람에게는 악으로 해석될 것이고, 내가 진리라고 주장하는 일에 다른 사람들은 거짓이라 반론하기도 합니다. 어떤 삶이 참인지 고민이 생깁니다. 인간이라는 한계상황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을 중용(中庸)의 길이라 생각해 봅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장 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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