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8-15 13:34
쥬빌리채플 9주년 감사예배 "어떤 교회가 되어야 마땅한가?"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35  


쥬빌리채플 9주년 감사예배
어떤 교회가 되어야 마땅한가?

쥬빌리는 2010년 8월 15일, “진리 안에서의 자유하는 신앙공동체”(요8:32)라는 모토를 가지고 TWU 캠퍼스 공간을 빌려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8년 10월, 포트 랭리에 있는 교회 건물로 모임장소를 바꾸면서 “세상에 복이 되는 공동체”(창12:2)라는 모토로 바꾸었다. 바꾸었다기보다 추가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첫 번째 모토는 교회공동체의 내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두 번째 모토는 그런 교회가 사회 속에서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창립 9주년을 맞아 정말 쥬빌리가 원래 표방하던 대로의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1. 어떤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되는가?

첫째, 자기들끼리만 똘똘 뭉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쥬빌리는 출신교단을 따라, 출신지역을 따라 자기들끼리만 똘똘 뭉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쥬빌리 성도들끼리만 똘똘 뭉치는 교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교회는 나그네 교회지만 교회란 원래 광야교회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다. 나아가 지역사회에 복이 되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지역사회에 유익이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물론 전도는 지역사회를 돕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지만 거기에서 나아가 전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듯이 보이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들도 도와야 한다. 목자의 집을 돕는 일이나 원주민 선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봉사이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담고 있는 사도행전을 보면 초대교회 성도들이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는 기록이 여러 차례 나타나고 있다(행2:47, 6:3, 10:22, 16:2, 22:12).

둘째, 성도들을 뺑뺑이 돌리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교회에서는 교회가 성도들을 너무 많이 모이게 하기 때문에 가정이나 직업적인 일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우리는 히브리서 기자가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3-24)고 한 권면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교회가 성도들을 지나치게 동원하면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자녀들의 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모이는 것이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생각해야 한다. 교회행사에 매여 사는 것이 영성의 척도인 것처럼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고 했다.

셋째, 유급 목회자들만 일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창립 당시 쥬빌리채플은 ‘한 사람도 사례를 받는 사람이 없는 교회, 한 사람도 노는 사람이 없는 교회’를 만들자는 모토로 시작했다. 이것은 교회에서 사례를 받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교회를 운영해 보면 주일학교 담당자들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사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교회의 여러 가지 일들을 성도들이 모두 나누어서 자신의 은사를 따라 섬기게 되면 큰 교회가 되어도 최소한의 유급사역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러면 교회는 선교나 구제, 봉사 등을 위한 일에 재정을 더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도들의 숫자가 일정규모를 넘어서게 되면 아무리 성도들이 일을 분담해도 유급 스탭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례를 받는 사람들이 적을수록 좋은 교회라는 우리의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넷째, 영적인 계급이 있다고 믿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에서 목사, 장로, 집사, 평신도 등의 영적인 계급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교회의 직분은 다만 교회의 덕과 사역의 편의를 만든 것일 뿐이다. 구약의 성전이 오늘날의 교회와 다른 것처럼 오늘날의 목회자는 구약의 제사장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목사와 성도들이 영적 계급이 다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성도들의 평등공동체이다. 목사나 장로, 집사나 권사 등 교회의 직분자가 되는 것은 섬김의 무게가 커지는 것일 뿐 영적 특권은 아니다. 하늘나라 상급도 직분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른 성도들을, 다른 사람들을 많이 섬겼는가, 충성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다섯째, 더 거룩한 직업이 있다고 믿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앞의 네 번째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교회나 선교와 직접 관련된 일들은 거룩하고 그렇지 않은 세상의 직업적인 일들은 거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적인 직업관이 아니다. 모든 성도들은 자신의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사회가 돌아가는데 유익한 일이라면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거룩한 일일 수 있으며, 거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쥬빌리에서는 목회자들의 이중직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교회 관련 일들만이 거룩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목회자가 생활에 충분한 사례를 받는데 더 많은 것을 벌기 위해 목회와 무관한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하는가?

첫째, 모든 성도들이 사역자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쥬빌리는 만인사제직이라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것을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성도들이 사역자라는 의식을 가진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도들의 신분에 관해서 베드로는 우리를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2:9)이라고 했다. 신학교육을 받았는지, 안수를 받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와 무관하게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사역자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둘째, 교회보다 가정이 우선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가정이 교회보다 우선한다는 창조원리에 충실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시작되었지만 가정은 인간의 타락 전에 세워진 하나님의 첫 창조구조이다.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는 신약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바울은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5:8)고 했다. 에베소서 5장에서 가정의 질서에 관한 구체적인 교훈들을 담고 있다.

셋째, 유급 사역자가 적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주중에 자신의 생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교회 일을 해야 하는 사람만 사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모든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역의 어느 큰 캐나다인 교회에서는 전임 사역자들을 고용할 때 주당 최대 50시간까지 일할 것을 서약하게 한다. 노동법에서는 전일제 직업을 주당 40시간 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10시간까지는 일반 성도들도 자원봉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사는 목회자이기 이전에 교회 멤버라는 것이다.

넷째, 가정이 교회가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근래 한국교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정교회 운동은 기존의 구역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한 가정이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 공동체 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모든 성도들의 가정은 흩어지는 교회의 모형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모든 가정들은 일주일에 두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9번(주일예배, 토요기도회, 가정예배 7회)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아버지가 담임목회자가 되고 어머니가 부교역자가 되는 가정, 어머니만 있는 가정에서는 당연히 어머니가 담임목회자가 되는 그런 가정이 되어야 한다.

다섯째, 말씀이 중심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것은 때로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상정하는 것이다. 특히 말씀을 전하는 자는 성경 본문에 충실한 설교를 통해 성도들이 말씀 가운데 자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설교는 원칙적으로 강해설교여야 한다는 확신에서 출발한다. 때로 절기설교와 같은 경우에는 강해설교가 아닌 설교를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설교는 엄격하게 강해설교여야 한다고 믿는다. 

3. 도대체 교회란 무엇인가?

창립 이후 지난 9년을 돌이켜볼 때 쥬빌리가 정말 좋은 교회가 되었는지, 제대로 목회를 했는지는 하나님이 평가하실 것이다. 하지만 온 성도들이 위와 같은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열망 가운데 지냈다. 지난 여러 해 동안의 교회생활을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교회의 외적 크기와 무관하게 교회는 신비롭다는 점이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는 신비로운 존재이다. 비록 교회의 구체적인 모습은 바울 서신에서 예시했지만 교회에 대한 약속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시고 “이 반석(신앙고백)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고 하신데서 찾아볼 수 있다. 교회는 예수님의 가장 크고 신비로운 축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 중심의 신앙이 아닌 사람의 신앙을 신뢰하지 않는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조직교회를 사랑하고 섬기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대단한 학자라고 해도 그의 신앙은 바르지 않다고 믿는다. 주일은 율법의 안식일로서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교회에서 예배드리면서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 예배를 귀중히 여기고 형편이 되는대로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교회를 위해 헌금해야 한다. 십일조는 성도의 율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중요한 헌금의 기준이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교회를 통해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이 전수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큰 교회라고 해서 아이들이 교육을 잘 받는 것이 아니다.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일학교 교재는 좋은 책이나 시설, 영상장비, 좋은 프로그램, 빵빵한 에어컨이 아니라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부모의 뒷모습이다. 아무쪼록 온 성도들이 진정한 교회의 축복을 누리시길 기대한다.
      [양승훈 목사 / viewman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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