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칼럼세상돋보기관계를 타고 정체성을 흔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관계를 타고 정체성을 흔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관계를 타고 정체성을 흔드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소의 해다. 그래서 그런지 ‘소’와 관련한 인사가 많다. 소는 라틴어로 ‘바카’(Vacca)인데, 여기서 요즘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는 백신(Vaccine)이란 말이 유래했다. 백신은 프랑스의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감염병의 독성을 약화시켜서 그것을 인체에 투입하여 체내에 저항력을 형성하도록 하여 예방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파스퇴르가 이런 백신 접종법을 개발한 것은 종두법을 만들었던 영국인 의사 제너의 발견 덕분이다. 제너는 자기 마을에서 젖소의 젖을 짜다가 우두에 걸린 적이 있는 여인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후에 제너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했고, 이 연구를 발전시킨 것이 바로 파스퇴르의 백신접종법이었던 것이다. 인류는 백신을 접종하는 법을 바로 이 소에게서 배운 샘이다. 

올 한해도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바이러스가 관계를 타고 옮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를 타고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감정과 마음을 나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활동을 타고 관계를 단절시키고 생존을 위협한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신조어가 ‘호모 마스쿠스’ 즉 ‘팬데믹에 입을 가린 인간’이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말을 들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존재다. 그런데 입을 가리고 만나지 못하고 관계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인받지 못한다. 입을 가리기 시작하면 정체성이 위협받기 시작한다. 내가 지금 뭐하는 사람인가 싶고, 내가 누군가 싶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는 그 자체로 영성적 특성을 갖는다. 

정체성이 흔들리면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주고, 강화시켜줄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아 소통하려 한다.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나의 활동에 최적화 된 것이 바로 유튜브와 SNS다. 문제는 이런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생각과 정체성이 왜곡되고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코로나로 입을 가릴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도 눈을 들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하기를 힘써야 한다. 기도로 성도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기도로 견고한 확신 가운데 서 있어야 한다. 사람을 향한 입을 가릴수록 하늘을 향한 우리의 입술은 열려야 한다.

양형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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