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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서기 380년에 에게리아(Egeria)라는 여성 순례자가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그녀가 기록하기를 성지 순례자들은 매년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모리아산 동쪽 올리브산(감람산)에서 밤을 새우고, 겟세마네를 거쳐 산을 내려와 금요일 새벽 예루살렘성의 동문을 통과해 오늘날의 비아돌로로사(슬픔의길)을 따라서 골고다, 즉 성묘교회에 도착했다고 한다. 

성묘교회는 비아돌로로사가 끝나는 지점이다. 제 10 지점, 홍포가 벗겨지시고,  제 11지점, 두손과 두 발에 못이 박히셨다. 제 12지점 십자가에 달리고, 제 13지점 십자가에 내려지셔서 세마포 입히신곳이며, 제14지점에서 예수님은 골고다 근처 아리마대 요셉의 새 무덤 속에 장사되시고 3일후에 부활하신다. 

지금은 성묘교회가 예루살렘 성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서기 33년에는 예루살렘 성의 성문(히 13:12)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현재 예루살렘 성은 터키의 슐라이만 대제가 새로 쌓은지 약 500년밖에 되지 않는 성벽이기 때문이다.   

비아돌로로사 제 9지점을 방문하고 나면, 교회위쪽으로 큰 십자가가 보인다. 그곳이 성묘교회가 위치한 곳이다.  성묘교회 앞에 도착하면 당황할 수 있다. 요한복음 19장 17절에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히브리 말로 골고다)이라 하는 곳으로 가셨다는데, 그런 모습의 바위도 없고, 정원(요 19:41)도 없고, 찬송가에 있는 “갈보리 언덕”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잔틴 시대 때의 교회흔적과 십자군들이 재건축한 12세기때의 교회만 있다.  그러나 의심할 여지없이 바로 이곳이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고, 무덤에 장사되시고, 무덤의 문이 열리고, 그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셨던 곳이다. 

일반 순례자들은 볼 수 없는 곳이 있다. 교회 안쪽 헬레나 여사(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를 기념한 예배당 안쪽으로 특별한 허가를 받아서 들어가면, 그곳엔 돌을 채취하던 채석장 흔적이 남아 있다.   채석장 위로 흙이 쌓였을 것이고, 꽃과 나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비아돌로로사 제9지점 바로 뒤로 그리이스 정교회 안쪽으로 제법 큰 물 저장소가 지금도 남아있다.  정원에 공급되던 물은 이곳에서 조달했을 것이다.  꽃과 나무와 물이 많은 아름다운 정원이었던 그곳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새 무덤이 있었던 것이다 (요 19:41). 예수님의 비밀제자이며 산헤드린 공의회의 회원(막 15:43)이었던 아리마대 요셉은 자신의 새 무덤을 주님께 드렸다. 

유대교에서 가장 귀중한 선행 중의 하나가,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없는 죽은 자에게 자신의 무덤을 드리는 행동이었다. 4세기 비잔틴 시대 이전부터 수많은 믿음의 그리스도인들이 이곳을 방문해서 주님의 고난, 죽으심, 부활을 생각해왔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그들은 전 세계로 흩어져 주님과 같이 자신들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성묘교회 안의 깊숙한 곳에, 아르메니안 채플과 성바탄(St. Vartan) 채플 안쪽으로  1세기때 “어부들이 타던 고깃배”가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교회가 세워지기 전에 그려졌으며, 성지에 남아있는 갈릴리 고깃배의 모습 중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고깃배 아래로Domine Ivimus란 고대 라틴어가 적혀있다. “우리가 가겠습니다”란 뜻이다.  1세기 때의 이방인 순례자들은 이곳에 와서 주님의 고난, 죽으심과 부활을 목격하고, 마음으로 고백했던 것이다. “주님, 우리도 세상을 향해가겠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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