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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향한책읽기, 양형주, <수줍은 리더십>, 도서출판 브니엘, 2020

하늘향한책읽기, 양형주, <수줍은 리더십>, 도서출판 브니엘, 2020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주장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리더십의 통념인 군림하거나 지배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겸손과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는 파장을 일으켰다. 리더가 누군가라는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변곡점이 되었기에 이제는 서번트 리더십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리더십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서번트 리더십은 리더십의 지형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사고의 전환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진정한 리더야 말로 낮고 겸손한 자세여야 함을 강조하고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여전히 리더가 된 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저자는 <수줍은 리더십>이란 책을 통해 아예 리더가 되기를 포기하고 리더가 되는 것에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을 향하여 펜을 들었다.

군림하는 리더십 스타일이든지, 서번트 리더십이든지 간에 리더는 잘 이끄는 사람이거나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리더로서 자신이 누군가를 책임지고 무엇인가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되면 사람들은 엄청난 부담감에 사로잡힌다. 특히 남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거나, 경쟁에서 밀리거나, 성과가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저자는 <수줍은 리더십>에서 모든 것을 갖춘 이상적이면서 완벽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리더는 이끄는 자(Leader)가 되기 이전에 따르는 자(Follower)여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이다. 빌립보서 1장 6절에서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이기에 끝까지 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바로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성경의 인물들을 보아도 수줍어 나서기 싫어하는 이가 많았다. 모세도 수줍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 앞에 서지 않으려 했다. 바울을 사람들이 “그가 몸으로 대할 때는 약하고 그 말도 시원하지 않다 “(고후 10:10)고 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그들은 누가 보아도 어엿한 신구약을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한다. 저자는 수줍어도, 부끄러워도, 자격이 없고 모자란 것 같아도 괜찮다고 한다. 그 대신 그들을 부르신 주님께 집중하면 된다고 한다. 인도해 가실 때 기쁨으로 신실함으로 따라가면 된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에 광야에 백합화가 피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리더는 적어도 권위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저자는 실제 권위를 의미하는 헬라어인 ‘엑수시아’의 뜻을 풀어준다. ‘출처’를 의미하는 에크(~from)와 ‘본질’을 의미하는 우시아(essence)가 결합한 단어로 권위는 본질로부터 끌어낸 것이라는 뜻이다. 즉 권위는 무엇이 본질인가를 지속적으로 묻는 과정을 통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리더의 권위를 세워주겠는가? 세상이 말하는 외형적인 스펙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알기에 힘쓰며 기도할 때에라야 진정한 리더십의 권위를 확보하는 출처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 어린이 부서를 맡게 되었단다. 과연 어린이 부서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릴 때 어머니가 유치원 교사로 일하셨기 때문에 자신이 유치원을 무려 5년간이나 다녔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때의 경험이 되살아나면서 어린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어린이들에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설교를 할 수 있을 지, 언제 강조를 해야 하고 어린이의 시선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가 보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이 때를 위해서 주권적으로 인도하셨다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고백한다.  

너무 수줍고 존재감도 없어서 저런 친구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던 친구가 코스타와 선교회의 귀한 강사로 사역하는 모습을 본다.  우리 주변에는 몇 년 동안 같이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를 잘 드러나지 않았던 수줍음 많았던 사람들이 나중에 두각을 나타내며 사역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이것은 그 사람이 하나님을 따르는 팔로워(follower)가 되면서 참된 권위가 어디로 부터 오는 지를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권위에 따를 수밖에 없어 온전한 팔로워로 살아가자 또 누군가가 자신을 따르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히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되어가며 결국에는 리더가 되어가는 것이다.  영적 리더십의 본질은 팔로워십임에 틀림없다. 진정으로 따라가는 것은 세상에서 강조하는 리더십의 역량과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열심히 예수님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따르는 것을 본 다른 이들이 호기심과 용기를 갖고 우리를 따라와 함께 예수님을 따르게 된다.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의 영향력이 이만큼 큰 것이다.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수줍은 리더십>을 통해 저자는 리더의 개념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청한다. 영적 리더십의 작동원리가 재검토되면 비록 부족하고 자격이 없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줍은 리더십인 것이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기를 원하는 수줍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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