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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함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믿음상> 최유나 /수필 / 밴쿠버 한인 감리교회, Clayton Heights Secondary school Gr.12 

<믿음상> 최유나 /수필 / 밴쿠버 한인 감리교회, Clayton Heights Secondary school Gr.12 

마가복음 9장 23절

“여러분은 천국에 갈 것을 믿습니까?”

매번 시기가 찰 때마다 목사님께서 문득 물어보는 질문에 나는 아무런 주저 없이 대답한다. “당연하죠.” 그리고 나의 대답이 시발점이라도 된 듯 뒤따라 들려오는 대답들이 귀에 들려온다.

“네.”

“믿어요.”

“그럼요!”

그렇다. 나는 ‘모태 신앙’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의 태(胎) 안, 다시 말해 태어나기 전부터 종교를 접해 신앙을 가지는 것. 그러니깐 자기 의지나 결정권과 무관하게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나 보호자에게서 전수받은 신앙을 모태 신앙이라고 칭한다. 그래서 싫냐고? 아니, 난 오히려 감사한다. 기독교를 접하기 힘든 나라나 환경에 처한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나는 엄청난 행운아거든. 그래서 가끔 믿음이나 신앙이 불안정할 때마다 저리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모태 신앙이 진심으로 좋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긴 하다. 예를 들어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질문을 하실 때, “그래서 모세가 이 행동을 한 이유를 아는 사람 있나요?” 

“제가 설명해 보겠습니다.” ‘모범 기독교인 답안지’를 외우기라도 한 듯 말이 술술 나오거나, 성경 대부분의 이야기들 중 듣지 못한 건 거의 없을 정도로 줄줄이 꿰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질문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천국에 갈 수 있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없었어.’ 그 질문만큼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완벽하게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 질문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 마음속 한구석에 맴돌던 어느 여름날, 나는 교회에 의해 단체 수련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찬양도 좋았고 설교도 여러 감명깊게 들었지만, 아니 들으려 하였지만, 딱히 마음에 와닿거나 하는 경험은 없었다. 심지어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드리던 마지막 날의 기도회에서도, 나에게 성령님께서 직접 강림하시는 일은 없는듯 하였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짐을 풀던 때에, 수련회에서 나눠준 공과책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그래. 그저 호기심에 펼친 페이지 중 하나가 내게 보여준 것은, 바로 마가복음의 말씀 중 하나였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마가복음 9:23) 그리고 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여러 번 이 구절을 소리내 낭독하였고, 이내 내 머릿속에는 이 질문만이 맴돌았다. 과연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는가? 그렇다면 나는 믿음이라는 것이 있긴 하는가, 설령 있다고 하여도 그 믿음이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아닌, 나 자신을 향한 믿음은 아니었는가. 아마 왜 천국에 갈 것이냐고 확신하냐 물어본다면, 대답은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겠지. 

하나님을 믿으니까. 십계명을 지켰으니깐. 교회에 다니니까. 착하니까. 또는 삶에 최선을 다했으니깐. 하지만 이 대답들은 하나님께서 쥐여주신 근본적인 열쇠를 놓치고 있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가 천국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을 말이다. 우리는 모두 죄를 지니고 태어났다. 그리고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죄를 짓고 있겠지. 그리하여 심판받아 마땅할 우리를 벌하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위해 하나뿐인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다. 아마 지금도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 아니 스무 번째, 그것도 부족하다면 셀 수 없이 많은 기회를 주시고 계시겠지. 그렇게 죄에 물들어있는 우리가 진정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방법, 바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거액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매번 죄를 지을 때마다 벌을 받는 것도 아닌, 바로 믿음으로 그의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난 비로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아니,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해답을 찾았다. “여러분은 천국에 갈 것을 믿습니까?” 매번 시기가 찰 때마다, 목사님께서 문득 물어보는 질문에 나는 아무런 주저 없이 대답한다. “아멘.” 그리고 연이어서 이 말을 덧붙인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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