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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패밀리 얼라이브_훈련의 목적

훈련의 목적

지난 번 글에서는 자녀들에게 말로 가르침을 주는 훈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훈계가 말로 가르침을 주는 것이라면 훈련은 어떤 가르침이 삶에서 익숙하게 될 수 있도록 행동을 익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훈련은 영어로 training이라고도 하지만 discipline이라는 말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예절 없이 행동할 때 사람들은 그 아이들이 discipline을 받지 못해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 경우에 discipline은 아이들에게 바른 예절의 습관을 가르치는 훈련을 말하는 것입니다. 

Discipline이라는 단어는 ‘징계’라고도 번역할 수 있는데 징계는 잘못한 일에 대해 말로 훈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형태의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이들이 어떤 좋은 습관을 배우도록 하기 위해서 부모는 때로 아이를 징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징계는 처벌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개념입니다. 처벌은 잘못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일로서 벌을 받음으로써 잘못한 일에 대한 책임은 끝났다고 봅니다. 하지만 징계는 처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바른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훈련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가 소리를 지르면서 떼를 쓰는 일이 있을 때 아이로 하여금 거실 한쪽에 가서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방법으로 5분간 벌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5분간 벽을 보고 서있게 하는 일을 했지만 그 후에 아이에게 왜 그런 벌을 서야 했는지 설명해 주고 다시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는 일이 병행된다면 그 일은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훈련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훈련하는 이유는 아이들은 어려서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며 아이 속에 죄로 향하는 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자라서 독립적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성숙한 인격을 갖추고 선한 습관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가 성장한 후에 독립적인 삶을 살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일을 처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떤 배움은 어른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일어나지만 많은 배움이 훈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아주 쉬운 예로는 치솔을 사용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칫솔질을 배우고 혼자서 칫솔질을 할 수 있게 되면 처음에는 칫솔질을 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칫솔질을 하지만 후에는 식사 후나 자기 전에 스스로 칫솔질을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 방법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가르쳐주는 것이 훈련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외에도 아이들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에 책임지는 것을 배워야 하고 인내심도 배워야 합니다. 아이는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그 결과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인내심이 더 큰 아이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인내심은 훈련을 통해 길러집니다. 훈련의 내용 중에는 하고 싶은 일이라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는 것도 포함됩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이나 가지고 싶은 것이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워야 합니다. 또한 하기 싫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도 배워야 합니다. 

훈련을 통해 아이들은 성품과 삶에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죄로 향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갇힐 수 있고 종종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게으름과 여러 종류의 욕심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될 수 있다면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배려하는 훈련을 받아야 하고 절제의 훈련도 받아야 합니다. 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에게 좋은 성품과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훈련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과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자랄 때 집에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늦지 않으려면 늦어도 8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식사를 7시 50분까지는 마쳐야 합니다. 식사 후에 이를 닦고 나서 학교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시 50분이 되어도 아이들이 식사를 마치지 못하면 마음이 안쓰러워서 밥을 다 먹으라고 하고 차로 아이들을 데려다 주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점점 준비를 늦게 하게 되었고 차로 등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아침에 차로 등교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너희들이 조금만 일찍 준비하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등교할 수 있는데 멀지도 않은 학교에 차를 타고 등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원래대로 학교 등하교는 걸어서 하기로 한다. 아주 부득이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미리 이야기해 주기 바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때로 훈련을 위해 규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떤 규칙은 아이들과 의논하여 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십대가 된 자녀들이 하루에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을 정할 때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강요하는 것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충분히 듣고 부모의 생각도 자녀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눈 후에 적절하게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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