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밀알러의 하루는 계속됩니다!
김가현 (2022-09 밴쿠버밀알러)
토요일 아침, 눈을 뜨면 밀알러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매주 하는 밀알이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계속 잠으로 끌고 가려는 침대에서 힘겹게 일어나면 정말 시작입니다. 간단한 준비를 끝내고 밖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른 시간이라 텅 빈 거리도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걸으니 꽉차 보입니다. 버스를 타고 약간 긴 거리를 가면 사랑의교실에 도착합니다.
친구들이 오기 전, 밀알러들은 사랑의교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의자정리, 청소, 음향준비, 프로그램 준비, 찬양연습 등등 여러 일을 하다 보면 사랑의교실 첫 날을 떠올리게 됩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던 그때보단 익숙해진 모습으로 준비를 끝내면 오전 미팅을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오전 미팅에서 여러 사항들을 나눕니다. 미팅시간은 밀알러가 해야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그것은 자신의 버디의 그림자가 되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오전 미팅 후엔 오늘 하루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들을 미뤄두고 온전히 기도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약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지난 뒤, 친구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반가운 인사로 맞아줍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친구들이 거의 다 오고 난 뒤엔 ‘안녕 친구들’이라는 노래를 같이 부르며 사랑의교실 시작을 알립니다. 다들 일어나서 미소를 짓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저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납니다.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 보면 드디어 기다리던 찬양 시간입니다. 무대 앞에서 율동과 찬양을 드리는 친구들, 무대 아래에서 찬양을 드리는 친구들, 찬양을 부르며 자리에서 뛰는 친구들도 보입니다. 모두 자신의 방법으로 찬양을 즐기는 친구들과 함께 분위기는 달아오릅니다. 천국에서도 같은 찬양이 울려 퍼지고 있겠죠!
열심히 찬양을 부르고 난 뒤에 약간은 아쉬운 마음을 갖고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이제는 목사님께서 전해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입니다. 저는 매주 말씀시간을 통하여 친구들의 마음 속에 말씀의 씨앗이 심겨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씨앗이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 또한 밀알러가 해야할 일입니다.
말씀을 들은 후에 하던 성경구절 암기에서 최근엔 필사도 같이 시작하였습니다. 필통과 노트를 꺼내는 친구를 보며 집에서 노트와 필통을 잊지 않고 챙기는 친구의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한 단어를 쓰고 칭찬받기를 기대하며 저를 쳐다보는 눈빛 때문이 아니더라도 친구가 쓴 결과물을 보면 진심이 담긴 칭찬과 리액션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한 가지 색으로는 맘에 들지 않는지 여러 색의 연필을 사용하여 쓰는 친구도 있습니다. 색을 고를 때마다 고민하는 걸 보고 있으면 덩달아 어떤 색이 좋을까 같이 고민하게 됩니다.
마음의 양식을 채웠으니 이제는 맛있는 점심을 먹을 시간입니다. 필사 시간에 정한 순서대로 줄을 서서 준비해주신 음식을 받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맛있게 먹는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점심 시간 이후엔 여러 즐거운 활동과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약간은 힘들어 하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친구들의 에너지가 정말 많다고 느낍니다. 재미있게 즐기던 중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와 마무리 찬양을 드립니다. 자신이 챙겨왔던 짐을 챙겨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다 보면 친구가 말을 꺼냅니다. “집에 가기 싫다…!” “왜?” “밀알이 너무 재미있어서..!”라고 말하는 친구와 다른 대화도 주고받다 보면 이젠 정말 가야할 시간이 되어 잘 가라는 인사를 나눕니다. 아쉬운 마음에 포옹도 한 번 하고 나가는 친구에게 손을 흔듭니다. 친구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서 다행이라는 마음과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한 마음이 함께 듭니다
친구들이 떠나고 난 뒤에 뒷정리, 오후미팅, 마무리 기도를 끝으로 밀알러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조용한 방에 있다 보면 밀알에서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다가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에 들면 밀알러의 하루가 끝이 납니다. 친구들의 웃음과 비례한 피곤함이 다음날 다가오지만 하나님께선 또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주십니다.
매주 토요일, 밀알러의 하루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