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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패밀리얼라이브] 분노 이야기(16) 분노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들 3

<분노 이야기 16>             분노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들 3

지난 글에서 우리는 분노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들을 몇 가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하나의 방법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변화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 “상대방에게 화가 난다고 표현하거나 실제로 화를 내는 방법”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인생에서 한 번만 만나고 지나가지만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져야 하는 사람들로 인해 분노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변화를 요청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입니다. 상대방의 변화를 요청하는 것은 분노가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므로 분노에 대한 사전방지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노가 생겼을 때 그동안 기술했던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해서 분노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적으로 생긴다면 무작정 조용히 넘어가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좋은 말도 반복하여 들으면 기쁨과 흥분이 흐려질 수 있는 것처럼 용서도 일방적으로 계속하다 보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또는 속으로는 분노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데 생각으로만 분노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은 나에게 주는 상처가 크고 깊어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삶에서 기쁨을 잃을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가까이 가는 일을 꺼려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어떤 일은 그대로 조용히 지나가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뿐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도 더 좋은 일일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상처 입는 일이 반복된다면 어떤 말이나 행동이 상처가 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상대방의 성장을 위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말을 할 때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가르치려는 태도로 하지 않고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에게 바라는 바를 겸손히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에게 바라는 바를 요청하는 대화법을 ‘I – message 대화’라고 합니다. I-message 대화는 상대방이 했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자신에게 생겼던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되 상대방에게 따지거나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에베소서 4장 15절에 “오직 너희는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라는 권면을 따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4-5절에 의하면 사랑은 교만하지 않고 무례히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분노 감정이 생길 때 교만하거나 무례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I -message 대화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의 마음과 겸손한 태도로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자신이 바라는 바를 분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분노의 문제를 다루는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message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분노를 느끼기 전에 자신이 원래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화가 나기 전에 먼저 느꼈던 슬픔, 낙심, 우울, 섭섭함, 짜증 등의 감정을 찾아내어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대신 “섭섭했어.” “슬픈 마음이 들었어.” “실망이 됐어.” 혹은 “우울해 져”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상대방에게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I – message 대화에는 네 가지 요소가 포함됩니다. (1) 나에게 문제가 되는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 (2) 그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나에게 생긴 감정, (3) 나에게 그런 감정이 생기는 이유, (4) 나에게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말이나 행동의 변화를 요청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나는 마음이 슬퍼져. 왜냐하면 내가 존중 받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야. 앞으로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좋겠어.”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면, “밥을 먹은 후에 그릇을 식탁 위에 그대로 두고 가버리면 엄마는 실망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 왜냐하면 엄마가 전에도 이야기했는데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귀찮은 일을 엄마한테 미루는 것 같아서 그래. 앞으로는 밥을 먹고 나면 그릇과 수저를 꼭 씽크대에 갖다 넣으면 고맙겠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I – message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인데 우리는 자칫하면 상대방을 비난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반발심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방은 나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방어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난하지 않으면서 이야기하려면 일단 강렬한 분노의 감정을 누그러뜨린 후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I – message 대화는 상대방이 자신한테 한 행동이나 말이 자기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기술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해도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된다면 적절한 사람을 찾아 가서 도움을 받는 것은 현명한 일입니다. 더구나 계속해서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면 도움을 받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어린시절에 겪었던 불행한 일들로 인해 오랜 세월 무의식적 분노를 안고 살아 온 사람들의 경우는 전문 상담자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혜를 나누어 줄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에 걸쳐 분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다음 글부터는 분노를 다루는 방법들 중 하나로서 지난 글에서 간단하게 언급했던 용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 보려고 합니다. 

박진경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familyalive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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