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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주민이해하기] 카누 – 한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

카누 – 한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

카누 여정의 첫 출발지는 리루엣 호수 상류에 위치한 강변이었다. 강 상류에는 200여명 남짓의 스카틴 부족이 살고 있다. 그 작은 마을에 500명이 넘는 외부인이 오는 것은 그 때가 처음이라고 했다. 시작 첫날 행사에서 스카틴 부족 추장은 그곳 시설이나 음식이 부족하긴 하지만 모든 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이상 서로 함께 나눈다면 충분히 좋은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환영사를 마친 뒤 추장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가족들이여, 배고픈 그대들을 위해 강당에 따뜻한 음식을 준비했으니 자, 다같이 밥을 먹으러 갑시다.”

음식은 우리가 충분히 먹을 만큼 준비 되어 있었다. 모든 참가자들과 부족들은 음식을 먹은 뒤 정리 정돈도 함께 했다. 마치 자기 부족에 온 것처럼 다같이 움직였다. 어떤 사람은 식탁을 닦고, 어떤 이는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쓰레기통 정리를 하는 등, 마치 같이 함께 살았던 사람들처럼 제각기 할 일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추장은 부족별로 쓰레기는 꼭 가지고 가기를 당부했다. 500명이 남긴 쓰레기를 200명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작은 부족이었지만 모든 이들을 가족처럼 배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외부 손님들도 자기 가족처럼 섬겼다. 어느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자기 할 일을 찾아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완벽한 하모니를 그려내는 오케스트라와도 같았다.

당시 나는 처음 참석한 터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몰라서 식사 후 그냥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그런 모습마저 용납하고 배려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장로들은 나에게 다가와서 어디서 왔는지를 묻고 그곳까지 오느라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면서 부족 안에서 가족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가족안에 들어온 이상 누구이건 상관이 없었다. 피부색이나 부족이나 종교나 성별에 차별 없이 모두가 가족이 되는 것이었다. 이미 모든 사람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공포했기에 어떤 이도 예외가 없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에 익숙한 내게는 무척이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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