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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설.래임 設.來臨 말씀이 찾아와 임하다] 섭리(God Behind the Scenes)

設.來臨 I 말씀이 찾아와 임하다 I 설.래임 칼럼
섭리(God Behind the Scenes)

에스더서의 하나님은 감추어져 계십니다. 에스더서의 하나님은 이십니다.

사람들이 볼 땐, 하나님은 어디에도 안계십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은 어디에도 계십니다. 우리 인생이란 무대 위에 가득 차 계시며, 쉴새 없이 움직이시며, 우리를 위해 일하시고 계십니다.

페르시아 대제국의 왕후 와스디는 그날따라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감히 어명을 거역합니다(1:12). 그 자리를 대신해 에스더가 왕후가 된 후 어느날 모르드개는 궁궐 문 앞에 앉았다가 우연히 황제 암살 기도를 엿듣게 됩니다(2:21). 그 일로 모르드개는 황제 암살을 막는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그는 아무런 보상없이 잊혀진 사람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따라 잠 못 이루던 페르시아의 그 유명한 파티왕은 어울리지도 않게 그 두껍고 따분한 역대 일기를 가져오라 합니다(6:1). 그리고 그 두꺼운 책에서 하필이면 모르드개가 황제 암살기도를 고발한 내용을 읽게 됩니다(6:2).

기막힌 우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르드개에게 새삼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 왕이 모르드개에게 상을 주려 마음먹은 바로 그 순간, 마침 유대인들을 학살하려 계략을 꾸미던 하만이 궁정에 들어옵니다(6:4). 그리고 죽음을 직감한 하만이 에스더가 앉은 걸상에 엎드려 에스더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바로 그 순간 왕이 다시 그 방에 돌아옵니다(7:8).

에스더란 무대 위에서 일어난 이 모든 일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요?

에스더서라는 무대 위에는 하나님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무대 뒤에서 모든 것을 섭리하십니다. 무대 뒤에 계신 하나님을 인식하지 못하면, 에스더서의 모든 벌어지고 진행되는 일들은 기막힌 ‘우연’의 산물일 뿐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섭리 Providence / pro(앞)+video(보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은 주로 감추어진, 실종된, 숨어계신, 무대 뒤에 계신 주관자이십니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하나님과의 조우(遭遇)란 우리 인생 중 고작 몇 번일 뿐입니다. 그런면에서, 에스더서의 하나님은 우리가 살아가며 실제로 만나는 하나님과 가장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이름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에스더서는 오히려 유난히 큰 위로와 소망을 주는 듯 합니다.

삶의 어떤 자리도 ‘우연’이 이끌어 도달한 곳은 없습니다. 고통의 자리도, 기쁨의 자리도, 실패의 자리도, 승리의 자리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이끌림 받은 곳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목적’이 있습니다. 모르드개의 고백처럼 에스더가 왕후의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이 때를 위함’이었습니다. 모르드개가 왕 암살 시도를 막은 공을 세우고도 오랜 시간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던 것 역시 ‘이 때를 위함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찾아온 모든 사건을 단지 ‘우연’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해석하는 사람은 결코 모르드개의 신앙고백과 에스더의 신앙적 결기를 보일 수 없습니다. 기막힌 우연도, 피할 수 없는 운명도 아닌, 하나님의 섭리가 우리 삶을 조성하며 지배합니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죽으면 죽으리이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이란 무대 뒤에서 쉴새 없이 그러나 실수 없이 일하시는 하나님과 그의 섭리를 믿는 이들만이 할 수 있는 고백이요 결단입니다.

에스더서의 모든 페이지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지문을 발견합니다.

FULLERTON 나들목비전교회 권도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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