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The ChristianTimes

[칼럼:정재천교수의 말씀에너지] 바울의 염려와 자랑

five bulb lights

Photo by Rodolfo Clix on Pexels.com

바울의 염려와 자랑

선교사 바울의 삶을 요약한 간증은 바울의 고린도후서 11장 23절 이하에서 찾을 수 있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누가 이토록 고단한 삶을 살아내면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하지만 바울은 자신의 이러한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영의 아들 디모데에게 자랑한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노라” (딤후4:7).

더 멋지고 거창한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운 대답입니다. 바울이 자랑하는 것이 고작 “나” 하나의 선한 싸움과 길, 그리고 “나” 자신 한 사람의 믿음이라고 한다면 그게 대단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전 세계 수천만 명에게 복음을 전하고 땅 끝까지 주님의 증인이 되기 위해 수많은 기적과 이적을 행했노라”고 자랑하지 않은 것이다. 도리어 그가 자랑한 것은 마땅히 스스로가 “나의 길”을 걸어왔으며 다른 성도들의 믿음은 책임질 수 없지만 자신의 믿음 만큼은 끝까지 지켜온 것을 거창하게 자랑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쩌면 위대한 사도가 인생 마지막에 자랑한 것이 자신의 믿음을 지킨 것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도 이적을 행하고 돌아오는 70인의 제자들에게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고 하신 것을 보면 진정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믿음을 걱정하곤 한다.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고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떠한 인물보다 더 많은 복음의 전진을 이룬 사도 바울은 타인의 믿음을 염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바울은 믿음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살아가지 않는 구원 받지 못한 가족, 친지, 친구, 동족 유대인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 오직 철저히 자신을 돌아보며 객관적인 자기 검증을 통해 자신 앞에 놓여있는 천국에 대한 확신과 면류관을 간절히 소망한다.

로마서 8장 17절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고 말하는 바울을 볼 때, 상대적으로 너무나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을 염려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묵상하게 된다. 바울의 회고는 언젠가 그가 했던 말처럼 “내가 복음을 위하여 내 삶의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을 듣고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는 그 삶의 성취로 귀결된다.

한 때는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받을까 두려워한다”는 염려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모든 것에 평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완성되는 구원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믿음을 지켜내며 겪어야 했던 충분한 고난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바울처럼 세상의 모든 수고와 노력을 넘어 수많은 염려와 근심을 다 뒤로하고 한 가지 우리 삶에서 반드시 붙잡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사역의 열매가 아니라 “완성되는 구원”이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