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이야기] 룻과 보아스의 기업 무르기(10)
룻 4:3-4, “3.보아스가 그 기업 무를 자에게 이르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나오미가 우리 형제 엘리멜렉의 소유지를 팔려 하므로(땅을 팔았으므로) 4.내가 여기 앉은 이들과 내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그것을 사라(무르라)고 네게 말하여 알게 하려 하였노라 만일 네가 무르려면 무르려니와 만일 네가 무르지 아니하려거든 내게 고하여 알게 하라 네 다음은 나요 그 외에는 무를 자가 없느니라 하니 그가 이르되 내가 무르리라 하는지라.”
4절상, “내가 여기 앉은 이들과 내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그것을 사라고 네게 말하여 알게 하려 하였노라”에서, “그것을 사라”는 말은 전후 문맥에서 “그것을 무르라”, “엘리멜렉의 가족의 팔려버린 토지를 무르라”는 뜻이다. 여기서 ‘사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카나’는 그 기본 의미가 ‘사다, 얻다’라는 뜻이지만, ‘무르다’라는 뜻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르다’라는 뜻은 ‘되사다’, ‘되찾다’라는 뜻이므로, 넓은 의미의 ‘사다, 얻다’에 포함되기 때문에, ‘사다, 얻다’라는 뜻을 가진 ‘카나’가 당연히 ‘무르다’는 뜻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것을 사라”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더 정확하게 “그것을 무르라”로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그것을 사라”로 번역하면, “나오미가 토지를 팔려 하므로 그것을 사라”라는 말로 오해하기 쉽게 된다. 여기서 보아스가 자기보다 엘리멜렉에게 더 가까운 친족에게 한 말은 “나오미가 토지를 팔려 하므로 그것을 사라”가 아니라 “나오미가 토지를 팔았으므로 그것을 무르라”는 뜻이다.
4절하, “그가 이르되 내가 무르리라 하는지라.” 그 친족이 이렇게 자신이 무르겠다고 말한 것은, 당장에는 토지 무르는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이지만, 나중에는 그 토지를 자기가 받게 될 것이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곧 지금 얼마 안 되는 토지 무르는 값을 지불하고 나중에 토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토지 무르는 값은 나중에 토지를 받는 혜택에 비하면 아주 적은 금액에 불과하다. 민 27:8-11에 의하면, 자녀 없이 죽은 사람의 기업 토지는 그 죽은 사람의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게 되어 있다. 그래서 엘리멜렉 가족의 가장 가까운 그 친족은 자신이 엘리멜렉 가족의 팔린 토지를 차지할 속셈으로 그 토지를 자신이 무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4절하, “네 다음은 나요 그 외에는 무를 자가 없느니라”라는 보아스의 말에서, 땅 무르기의 책임을 수행하는 근족(近族)의 범위가 무한하지 않고 제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레위기의 사람 속량 규정(레 25:48-49, “형제…삼촌…삼촌의 아들”)을 고려하면, 땅 무르기와 사람 속량의 의무를 지는 근족의 범위는 사촌까지로 추정된다.
룻 4:5, “보아스가 이르되 네가 나오미의 손에서(나오미의 손에서 벗어난) 그 밭을 사는(무르는) 날에 곧 죽은 자의 아내 모압 여인 룻에게서 사서(룻을 아내로 얻어서) 그 죽은 자의 기업을 그의 이름으로 세워야 할지니라 하니.”
5절상, “보아스가 이르되 네가 나오미의 손에서 그 밭을 사는 날에”에서 ‘나오미의 손에서’는 ‘나오미의 손에서 벗어난(away from the hand of Naomi)’이라는 뜻이다. 엘리멜렉 가문의 토지는 이미 팔렸고 나오미는 그 토지를 되살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에 나오미의 손에서 벗어난 토지인 것이다. 그리고 “그 밭을 사는 날에”는 “그 밭을 무르는 날에”라는 뜻이다. 그래서 5절상은 “보아스가 이르되 네가 나오미의 손에서 벗어난 그 밭을 무르는 날에”라고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죽은 자의 아내 모압 여인 룻에게서 사서”에서, ‘룻에게서’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우메에트 룻’인데, ‘직접 목적어’ 불변화사 에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또 ‘룻을’ 아내로 얻어서 그 죽은 자의 기업을 그의 이름으로 세워야 한다는 바로 그 다음의 문맥을 함께 고려할 때 바람직한 번역은 ‘룻을’이다. 그리고 ‘사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카나’는 ‘사다’ 외에 ‘얻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룻에게서 사서’로 번역된 히브리어를 전후 문맥에 맞게 더 정확히 번역하면 ‘룻을 (아내로) 얻어서’이다. 그래서 5절은 이렇게 번역해야 한다. “보아스가 이르되 네가 나오미의 손에서 멀리 벗어난 그 밭을 무르는 날에 곧 죽은 자의 아내 모압 여인 룻을 아내로 얻어서 그 죽은 자의 기업을 그의 이름으로 세워야 할지니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