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이사야(2)
사 5:7, “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는 유다 사람이라. 그들에게 정의(미슈파트)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체다카)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
하나님은 유다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의와 공의의 열매를 바라셨는데, 그들이 맺은 열매는 피가 그 손에 가득한 권력자들의 포학과 그 포학 때문에 일어난 가난한 백성들의 부르짖음이었다. 여기서 정의(미슈파트)와 공의(체다카.)는 무엇인가?
구약 성경에서 이 두 단어는 서로 짝을 이루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글 개역 개정에서는 주로 ‘정의와 공의’ 혹은 ‘공의와 정의’ 등으로 서로 짝을 이루어 번역되어 있다(렘 22:3; 겔 45:9; 잠 21:3 등). 이 두 단어의 의미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미슈파트’는 ‘사법 정의’를 뜻하고, ‘체다카’는 관계 정의’를 뜻한다. 곧 미슈파트는 정의로운 재판과 관련되고, 체다카는 정의로운 관계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두 단어의 상호 관계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미슈파트는 수단이고, 체다카는 목적이다. 미슈파트는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체다카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미슈파트를 행할 때 체다카를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미슈파트는 체다카를 이루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그래서 미슈파트가 무너지면 체다카도 무너지고 만다.
그럼 이 본문에서 포학과 부르짖음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그 뒤에 바로 이어지는 구절에 나온다.
사 5:8,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유다의 부유한 권력자들이 가난한 백성들의 집과 땅을 빼앗아 독차지해가는 과정에서 권력자들의 포학과 가난한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이 바라시는 정의와 공의는 구체적으로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바로 정의로운 재판을 통해(사법 정의, 미슈파트), 가난한 백성들이 그 빼앗긴 땅과 집을 되찾음으로써, 부유한 권력자들과 정의로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관계 정의, 체다카). 곧 하나님이 바라시는 정의와 공의는 바로 ‘희년 정의’인 것이다. 왜냐하면 구약 율법에서 땅과 집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이 그것들을 되찾는 때가 바로 희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다 왕국의 안에서는 권력자들이 불의한 법을 만들고 불의한 재판을 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땅과 집과 자유를 빼앗고 있었고, 밖에서는 앗시리아 군대가 홍수처럼 침공해오고 있었던 때, 이사야는 평강의 왕이신 한 아기의 탄생을 예언하는데, 그 아기는 정의와 공의로 통치하신다.
사 9:1-7, “1.전에 고통 받던 자들에게는 흑암이 없으리로다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멸시를 당하게 하셨더니 후에는 해변 길과 요단 저쪽 이방의 갈릴리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2.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6.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7.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
마태는 1-2절의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께 적용하여,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라고 기록한다(마 4:12-16). 다시 말해서 사 9:1-7 본문에서 정의와 공의로 통치하시는 평강의 왕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