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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동네목사개척이야기] “나를 잊지 말아요”

“나를 잊지 말아요”

얼마전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게 된 성도와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던 중 한가지 질문을 한다. “목사님, 제 이름 아시지요?”, 순간, 이름이 기억 날듯 말듯한데 잘못 대답했다간 실례일 것아 곤혹스러웠다. 목사가 성도님의 이름을 모른다고 하면 얼마나 죄송한 상황인가?

나는 몇사람의 이름을 몰라 실수를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다 기억하실까?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방법이 있는걸까? 그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하나님의 비결은 당신의 손바닥에 우리 이름을 새기시는 것이다.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사 49:16)라고 성경은 기록한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 인류에게 하신 말씀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만나고, 고난이라 말할 상황이 되면 ‘하나님이 나를 버렸어’, ‘하나님이 나를 잊어버렸어’ 라며 가슴을 치며 원통해 한다. 고난이 찾아오고 힘든 일을 만난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슬픈 일이 있으니 ‘하나님이 나를 잊어버렸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를 사는 우리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고난이 찾아오자 똑같은 탄식을 했다. “오직 시온이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였거니와”(사 49:14) 이것은 낙심 속에 있는 자신의 아픔과 어려움만을 보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비극적 오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학교 시절, 선생님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이야기 하시는데 받아 적을 메모장이 없어 급하게 손바닥이나 팔뚝에 볼펜을 꾹꾹 눌러가며 써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무거나 손바닥에 써놓지 않는다. 중요한 걸, 잊지 않기 위해 손에 써 놓는 것이다.

고대인들은 소유나 기념을 표시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하는 풍습을 갖고 있었다. 바늘이나 침으로 살갗을 찔러 글씨를 새기고 물감이나 향료로 물들였다. 그러면 절대 변색되거나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이름을 하나님의 손바닥에 새겼다고 말씀하신다.

“아니? 세상에 예수 믿는 사람이 도대체 몇 십억인데 그 이름을 하나님이 다 손바닥에 새겨 놓으셨다고?” 그렇다. 하나님은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새겨 놓으셨다. 사람들은 나의 이름을 잊어버릴지 몰라도 하나님은 절대 잊지 않으신다. 이것은 단순히 기억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책임져 주며, 보호하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하나님을 배반하거나, 실수하여 범죄해도, 어떤 이유로 멀리 떠나가도 여전히 기억하시고 기다려 주신다. 돌아오라고 징계하실지언정 결코 버리지 않는다. 잊는다면 인간 편에서 잊는 것이다. 포기한다면 인간 편에서 포기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절대로 잊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으신다.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손바닥에 자기 백성의 이름을 새겨 놓으셨으므로 절대 잊지 않으신다. 기억하는 것이 사랑이다.

2004년에 개봉됐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있다. 건망증이 심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 연애하다가 결혼했다. 알콩달콩을 사랑하며 사는 부부이다. 그런데 아내의 건망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 매일 가던 곳조차 찾지 못하고 헤매기 일쑤였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니 ‘알츠하이머’라는 결과를 받았다. 아내는 남편에게 말한다.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 … ”

나중에는 남편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신이 또렷해질 때 가만 생각해 보니 남편의 인생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혼은 요구해 본다. 남편이 허락해 주지 않았다. 결국 남편 모르게 멀리 떠나 버렸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 걱정에 밤잠을 자지 못했고 수소문한 끝에 아내를 찾아낸다. 그렇게 만나게 된 아내가 울부 짖으며 이야기 한다. “나 곧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될 거야. 내 머리 속엔 자기가 없는 거야. 나도 없는 거야. 나 무서워…”
그러자 남편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한다. “내가 네 기억이야. 너는 잊어버려도 돼. 내가 기억하면 돼!”

사실 우리는 망각의 존재이기에 세월이 흘러가면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도 잊어버리고 결코 잊지말아야 할 사람도 잊게 된다. 그런데 하나님은 정말로 잊지 않으신다. 절대로 나를 잊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자신의 거룩함을 두고 나에게 말씀하신다. “얘, 내가 네 기억이야! 네가 나를 잊어도 나는 절대로 너를 잊지 않아.” 하나님의 사랑은 잊지 않는 사랑이다.

누가복음 15장을 보면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비유가 나온다. 백마리의 양을 돌보는 목자는 어느 날, 한 마리 양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양 한 마리는 백마리 중에 백분의 일, 일부일뿐이다. 하지만 목자에게는 위험에 처한 잊을 수 없는 양이다. 목자는 그 한 마리 양을 찾아 험한 계곡과 광야를 헤맨 끝에 기어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내고 만다.

요즘 고령화 시대이니 알츠하이머 환자가 늘어가고 있다. 알츠하이머가 유독 슬픈 이유는 옛추억을 잃어버리고,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잃어 버리는 병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찬양도 잊어버리고, 말씀도 잃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순간에는 하나님도 예수님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구원받지 못하는 걸까? 천국에 탈락 되는건 아닐까?

하지만 염려 놓으시기 바란다. 나는 하나님을 잊을지라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손바닥이 나의 진짜 기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별 볼일 없어서 하나님이 나를 모르실 거야. 하나님이 나를 잊으셨는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거든 그것은 마귀 사탄의 음성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 우리의 아픔과 문제를 다 아신다. 나를 나 자신보다 더 잘 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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