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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용커플매뉴얼] 파트너와 아주 크게 싸웠어요…

man and woman sitting on bench

Photo by Vera Arsic on Pexels.com

실용커플매뉴얼 #8 – “파트너와 아주 크게 싸웠어요…”

여러분은 사랑하는 파트너와 아주 크게 싸우고 난 뒤에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부부들이 가끔 사랑하는 파트너와 아주 크게 싸우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마 여러분도 배우자와 크게 싸운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욕을 하거나, 물건들이 날아다닐 정도까지는 아니었어도, 상대방에게 일부러 상처를 주기 위해 심한말을 내뱉거나,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린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큰 싸움을 하고 나면, 모욕감과 수치심이 밀려옵니다. 또한 심장박동수는 빨라지며 얼굴은 울그락불그락 해지고 눈물샘이 터져버리기도 합니다. 절망감과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우리 이제 정말 갈 때까지 갔구나. 우리 관계는 이제 여기서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우리 마음과 생각을 덮어버립니다.

그런데 이때 상대방의  마음은 어떨까요? 상대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갈때까지 끝까지 가버리는 싸움을 했던 상황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하고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도 나만큼이나 절망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정말 이대로 우리 관계가 끝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불안해하며, 괴로워 할 것입니다.       

이렇게 큰 싸움을 한 커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불안감과 절망감에 휩싸인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작은 안정감’입니다. 비록 우리가 지금 매우 크게 싸웠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작은 안정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안정감이 채워지지 않으면, 마음은 점점더 불안해지고, 생각은 계속해서 더욱 부정적인 방향으로 질주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친구들과 지인들의 결혼식에 많이 참석 했을 것입니다. 요즘은 결혼식 순서가 과거에 비해 많이 간략해졌고, 심지어 주례가 없는 결혼식도 흔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에서 꼭 빠지지 않는 순서가 있습니다. 바로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인 혼인서약입니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하객들 앞에서 서로에게 이렇게 서약을 합니다.

      “나는 당신이 배가 나오고, 머리가 빠져도, 당신의 팔짱을 끼고 다니겠습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어떤 시련과 어려움도 당신과 함께 헤쳐 나가겠습니다.”

사랑의 서약이라고도 불리는 혼인서약은 결혼식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커플은 진지하게, 또 어떤 커플은 유머스럽게, 다른 커플은 센스있게 사랑의 서약을 합니다. 그런데 조금씩 그 모습은 달라도, 그 서약의 핵심은 한결같습니다.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줄 것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결혼생활에 어떤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나는 배우자에게 우리사이가 이대로 끝이 아니라는 ‘안정감’을 줄 것을 서약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제 파트너와 정말 크게 싸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파트너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서로에게 소리를 질러가며 모욕적은 말도 퍼부었습니다. 갈때까지 끝까지 가는 모습으로 싸웠다는 사실에 너무 괴롭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내 마음도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이러한 상황을 혹시 마주하시게 되신다면, 지금 소개해드리는 두 단어를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바로 친절(kindness)과 일관성(consistency)입니다. 이 두 단어를 기억할 수 있다면, 그러한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작은 안정감’을 주는 것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먼저 잘못했다고 사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께 성숙한 결정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파트너와의 관계를 다시 살려내기를 원한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친절과 일관성의 핵심은, 다시 두 사람이 차분히 마주앉아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습니다.

친절함이 효과가 있으려면 파트너와 크게 싸우고 난 뒤, 24시간안에 여러분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대방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원래는 프라임타임(Prime time)이라고 사용해야하지만, 한국에서는 골든타임으로 사용합니다. 어떤 심각한 문제나 사고에 대한 초기대응시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급성심장마비의 골든타임은 4분이고,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은 화재신고가 접수 된 후 30분 이내입니다. 그 시간 안에 초기대응을 잘 하지 못하면 정말 심각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 습니다.

큰 싸움을 하고 난 뒤에, 파트너와의 관계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24시간입니다. 24시간 이내에 상대에게 친절함으로 다가가 주지 않으면, 그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크게 벌어진 싸움 때문에, 우리의 생각이 분노와 수치심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관계는 이미  끝났어’라는 절망감만으로 지금의 상황을 해석하게 만들고, 우리로 하여금 관계회복을 포기하도록 내몰아가기 때문입니다. “이제 헤어지자. 이혼하자”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관계를 살리기를 원한신다면, 골든타임, 24시간 이내에 파트너에게 친절함으로 다가가야합니다.  ‘왜 내가 꼭 먼저 다가가야 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첫째, 자존심을 앞세워 머뭇거리다 24시간이 지나버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고, 둘째, 이것은 여러분을 지금보다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안내하는 길이며, 셋째, 여러분이 지금 이 컬럼을 읽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과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친절함으로 다가가 상대방에게 ‘작은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우리가 비록 크게 싸웠지만, 이것으로 우리 관계가 끝난것은 아니다”라는 시그널만 보내 주면 됩니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거나 전화통화가 어렵다면, 카톡이나 문자도 괜찮습니다. 굳이 길게 보내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 큰 싸움으로 나는 너무 속상하고 너무 화가 나고 당신이 밉지만, 이것으로 우리관계가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다라는  신호만 보내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음날 점심시간쯤 파트너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낼 수 있어요.. 

       “어제밤에 싸운 것 때문에 속상하다고 밥 안먹지말고, 점심 꼭 챙겨먹어.’ 

       혹은 한발짝 더 다가가는 문자를 보낼 수도 있어요.

       “어젯밤 싸운 것 때문에 엄청 화가 나지만… 그래도 우리 그것 때문에 절망하지말자. 점심 꼭 챙겨먹어.”

상대는 문자를 받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어젯밤 일때문에 우리 사이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구나’라고 생각 할 것입니다. 불안감과 절망감으로 가득했던, 상대방의 마음에 서서히 안정감이 찾아올 것이고,  분노는 가라앉고, 이제는 관계를 다시 살려내는 방향으로 생각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친절함으로 먼저 상대에게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아무 반응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이때 기억할 단어가 바로 ‘일관성 consistency’입니다.

사람마다 화난 마음이 다시 가라앉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모두 다릅니다. 분노로 마비된 이성이 다시 제대로 작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30분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10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화가 난 감정은 풀리기 시작했지만, 상대방은 마음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도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가 즉각 여러분 문자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다시 화를 내면 안됩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왜 답을 안해?” 

        “왜 메세지 확인했으면서 바로 답 안보내? 이제 나 무시하는거야?”

1시간 전에는 친절을 베풀었다가, 1시간 후에 다시 화를 내면, 지금 화해를 하자는건지 다시 싸우자는건지 상대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 때는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혹시 상대가 12시간이 훌쩍 지난뒤에서야 반응을 하더라도 일관성있게 친절함을 유지해보세요. 여러분으로부터 ‘작은 안정감’을 느낀 상대는 서서히 본인의 이성을 회복하게 될 것이고, 며칠 후 두 사람은 다시 차분히 마주앉아 대화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언약의 관계, Covenant Relationship의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ovenant Relationship의 핵심중의 하나가 바로 안정감입니다. 히브리서 13장 5절 말씀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I will never forsake you. I will never leave you.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고, 너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입니다.

제타리목사/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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