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회복 시리즈를 시작하며 – “다시, 가정에서”
위기의 한국교회, 회복의 길을 묻다(1)
지금 한국교회는 외적으로는 웅장하나 내적으로는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예배와 언택트 모임이 보편화되었지만, 이는 신앙의 깊이를 얕게 만들었다. 교인 수는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고, 가정에서의 신앙 대화도 줄어들면서 세대 간 신앙적 간극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회복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세대 단절과 가정 신앙교육의 공백
교회에서 나누는 성찬의 은혜가 가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MZ세대의 이질감은 예배 참석률과 공동체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교회 프로그램에만 의존하며 가정예배나 성경 대화 같은 일상적인 신앙 훈련이 사라진 결과, 성도들의 영적 근력이 약해졌다. 따라서 신앙의 본질적 뿌리를 가정에서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
디지털 편의 뒤에 숨은 영적 피로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은 우리를 유튜브 설교와 온라인 소그룹으로 이끌었지만, 이는 깊은 묵상과 진정한 만남의 기회를 온라인 화면 너머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우리는 클릭 한 번으로 수많은 성경 통독 강의를 시청하고, 채팅창에 기도 제목을 남길 수 있지만, 이 모든 경험이 우리의 영혼을 깊이 채워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SNS와 미디어의 과잉 소비는 영적 분별력과 인내심을 갉아 먹는다. 교회 밖의 삶과 교회 안의 삶이 분리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우리는 영적인 피로와 공허함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편리함이 가져온 역설적인 결과이다.
단기 캠페인형 사역의 한계
대형 전도 집회나 기도회 그리고 단발성 부흥회가 불러오는 순간적인 감격은 오래가지 못한다. 뜨거운 열기는 다음 주가 되면 시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교인들은 여전히 신앙의 밑바닥을 헤매는 경우가 많다. 영적 생태계 전체, 즉 가정에서 교회로, 교회에서 다시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회복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지 못한 채,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한 번의 이벤트’로 위기를 덮으려 시도한다. 이러한 단기적인 접근 방식은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어렵다. 우리는 이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신명기 6장의 외침과 D6 철학의 등장
신명기 6장에는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신 6:7)라는 외침이 기록되어 있다. 이 말씀은 가정이 곧 첫 번째 예배당이자 신앙 훈련소임을 분명하게 가리킨다. D6 철학은 바로 이 성경적 원리를 현대 교회에 적용한 것이다. D6는 가정과 교회가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철학이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를 회복하려는 깊은 운동이다.
D6 철학이 제시하는 회복의 세 가지 축
D6 철학은 한국교회 회복의 돌파구를 제시한다. 이 철학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가정예배의 일상화이다. 부모가 자녀의 ‘첫 제자훈련자’라는 사명을 인식하고, 매일 15분 내외의 CUE 루틴(말씀 읽기-Reading, 대화-Dialogue, 실천-Engagement)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정은 살아있는 신앙의 학교가 된다. 매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가정은 영적 근육을 단련하는 훈련소가 된다. 부모가 먼저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줄 때,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신앙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둘째, 세대 통합 학습 구조이다. 조부모, 부모, 자녀가 각자의 세대에 맞춰 같은 성경 본문이 아닌 ‘같은 주제’로 묵상하고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주간 ‘사랑’이라는 주제로 조부모는 시니어 교재를, 부모는 성인 교재를, 자녀는 아동용 교재를 사용하여 말씀을 묵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온 가족이 서로의 묵상을 나누며 세대 간의 대화와 공감대를 회복하게 된다. 주일예배 후 가족 식사 자리에서 서로의 묵상 나눔을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교회와 가정의 동역 생태계이다. 교회는 더 이상 모든 사역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교회는 가정을 돕는 동역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교회가 가정의 신앙 훈련을 지원할 때, 교회 공동체는 더욱 견고해진다.
지속 가능한 부흥을 위한 가정의 회복
우리가 지금 가정에서부터 회복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오늘 드리는 작은 가정예배가 미래 세대의 견고한 영적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복은 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다.
이는 단순히 교인 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되찾고, 가정과 교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건강한 영적 생태계를 이루는 일이다. 신명기 6장의 정신을 따라 가정과 교회가 손을 맞잡을 때, 한국교회는 다시금 복음을 전하는 선교 공동체로 일어설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각 가정이 말씀을 읽고 대화하며 작은 결단을 실천할 때, 그 물결이 거대한 부흥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교회의 지속 가능한 부흥은 바로 가정에서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가정이 한국교회 회복의 현장이다”라는 주제로, 구체적인 가정예배 실행 전략과 CUE 루틴의 실제 사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다. 함께 일상을 회복의 현장으로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