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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금식, “거룩한 송유관 (divine pipeline)”

금식, “거룩한 송유관 (divine pipeline)”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들은 금식을 예찬해 왔습니다. 금식은 진리를 찾던 현자들의 일상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는 금식이 뇌에 좋다며 40일간 금식하며 제자들에게도 권했습니다. 플라톤은 “나는 더 건강한 신체와 정신적 효율성을 위해 금식한다”며 정기적으로 10일 동안 금식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영웅전으로 잘 알려진 플루타르코스는 환자들에게 “약을 사용하는 것 대신 오늘 금식을 시작하라”고 조언했습니다.『왕자와 거지』 등과 같은 위대한 문학을 남긴 마크 트웨인은 “약간의 굶주림은 환자에게 최상의 약과 최고의 의사보다 더 효능 있는 치료 방식이다”고 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모든 일반인은 누구나 금식할 수 있지만, 현명한 사람만이 금식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그리스 사람 히포크라테스는 금식에 관해서 이런 격언을 남겼습니다. “누구나 그 안에 의사가 있다. 우리는 그저 그의 일을 돕기만 하면 된다. 아플 때 음식을 먹는 것은 병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모든 약의 최고봉은 휴식과 금식이다”고 말했습니다.     

   금식은 종교 생활에서 필수 요소입니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6년의 고행 중 금식으로 피골이 상접했습니다. 그러나 극단적 고행은 진정한 깨달음의 길이 아님을 발견하고 금식을 중단했습니다. 이슬람교의 최고 명절 중 하나는 라마단입니다. 한 달간 지속되는 라마단 축제의 중심에는 금식이 있습니다. 모슬렘이 금식하는 이유는 이슬람의 선지자 모하메드가 겪었던 고난과 슬픔에 동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금식을 통해 저축된 물질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유대교인들은 금식을 자주합니다. 대표적인 국가 금식일은 “속죄일,” “신년,”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 붕괴나 바빌론 유수와 같은 “국가 재난” 기념일입니다. 이날에 음식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A.D. 1 세기, 유대인들은 공식적인 금식 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혹은 가정 별로 특별한 날을 정해서 금식했습니다. 경건한 유대인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하는 금식을 일 주일에 두 번씩 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금식은 자신의 종교적 경건성을 드러내는 일종의 과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금식으로 번역되는 고대 희랍어 “네스테이아”는 인류가 금식을 찬양하며 실천해 왔던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종교 예식의 일종으로 금식은 슬픔과 고통의 표시였습니다. 다윗은 금식을 자주 했습니다. 한번은 부하 아내를 빼앗아 아기를 낳게 한 자신을 징벌하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며 7일 동안 금식했습니다. 느헤미아는 백성들이 은혜를 잊고 우상을 섬긴 죄와 회개를 촉구하는 선지자들을 죽인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다니엘은 바빌론에 나라가 망했을 때 금식합니다. 자신을 포함하여 백성들이 하나님께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금식은 인간이 하나님 앞에 처절하게 자신을 낮추면서 전능자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는 매개체였습니다. 과거의 수치가 지워지고 미래에 임할 하나님의 자비를 기대하는 마음의 태도가 금식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식은 또한 개인이나 집단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요구되는 종교 예식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 삼으시고, 여호와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는 언약을 세우신 직후 시내산에서 40일 금식합니다. 에스더 왕비는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왕 앞에 나서기 전에 백성들에게 금식을 요청하며 자신도 금식합니다. 교회의 적이었던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복음전도의 인생을 시작하기 전에 3일 금식을 합니다.목수였던 예수님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사명을 시작하기 직전에 광야에서 40일 금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일을 시키기 위해 특별한 기도와 함께 금식을 시키십니다. 

   “네스테이아”의 또 다른 의미는 신체를 통제하는 것을 포함한 자기 훈련입니다. 굶주림은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이며, 탐식은 사망에 이르는 죄입니다. 금식은 절제를 가능케 하여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금식으로 절약된 음식과 그 비용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욥은 “나만 혼자 내 떡덩이를 먹지” 않고, “고아와 과부와 그것을 나누었다”고 고백합니다. 

   현인들 그리고 일반 종교가 추구하는 금식의 유용성은 성경에 사용되는 “네스테이아”의 범위에 속한 내용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점이 있습니다. 탐욕을 극복하는 자기 절제의 훈련인 기독교의 금식은 금욕주의나 육체를 학대하는 목적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몸의 소욕을 하나님의 뜻에 순종케 경건한 걸음입니다. 바울은 이 원리를 운동선수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승리의 면류관을 얻기 위해 경주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절제하듯, 신앙인은 모든 일에 절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립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인 “네스테이아”는 기독교의 금식만이 갖는 독특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씀합니다. 금식을 통해 특별한 은사와 힘을 얻어 자신을 높이려는 태도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아무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신자들의 금식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시는 네 아버지께” 보이는 것이며,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상급을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아버지가 주시는 상급은 육체의 건강과 정신의 효율성 그리고 자기절제의 힘을 얻는 범위를 훨씬 능가합니다.    성경은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목적이 되는 금식이 무엇인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 .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금식은 자식의 인생을 후원하시는 아버지의 소유가 자식의 삶에 공급되는 거룩한 송유관 (divine pipeline)입니다.

이남규 목사(보내심을받은 생명의소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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