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이
금강이는 언니네가 키우는 새다.
금강앵무새… 원래 한마리에 백만원이 넘는 비싼 몸이라는데… 내가 보니, 언니네 금강이는 이름이 아까우리만치 밉상꾸러기다. 금강이라 부르지 말고 천덕이라 불러야 옳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사람도 아까워 못먹는 비싼 아몬드를 잡숫고는, 새벽부터 고막이 찢어질 듯 꽥꽥 고함을 질러대는 통에, 자다가 간이 떨어질 뻔하게 기겁시키는가 하면, 생긴것은 또… 허연 털이 등에만 군데 군데 듬성할 뿐 가슴에는 분홍색 살갗이 흉측하게 드러나있다.
“언니야 저 놈의 새 팔아버려라. 뭐할라고 키우노. 비싼 아몬드 먹고 사람은 근처에도 못오게 하지, 베란다에 똥싸재키지, 꽥꽥 귀떨어지게 울지, 뭐할라고 키우노?”
“애이고, 글쎄말이래. 저 새는 팔지도 못해. 털 다빠지고 없는 새를 누가 사겠노…”
그렇게 외롭고 괴로운 동거 삼사년…
어느 날 새벽, 금강이놈이 비명을 지르며 새장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툭 떨어지더니 한쪽 몸으로 마비가 왔다. 바로 앉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지기만 하더니 급기야 죽으려는지 물도 한 모금 안 먹고 쓰러져 있단다.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 참에 그 천덕꾸러기가 정리되겠군 하면서…
언니는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아이고 우리 금강이 불쌍해서 어쩌노…” 하면서 울먹거린다. 꼼짝도 못하는 그 녀석을 침대 위에 눕혀놓고 부리를 벌려 물을 떠먹이고 지성으로 돌보길 일주일…오늘은 죽을라나보다 싶어 죽기 전에 바깥 공기나 실컷 마셔라하는 마음으로, 안고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왔는데, 몸을 추스려 물을 먹기 시작하더란다.
그렇게 사람 손에 안겨서 극진한 간호를 받은 끝에 구사일생 회복한 금강이… 사람은 근처에도 못 오게 하던 금강이가 이젠 새장에는 들어갈 생각도 없고 사람 손에서 산단다. 졸졸 따라다니고, 품에도 파고들고 애교도 부리고… 귀여워 죽겠다고 언니가 난리다.
언니가 보내준 사진에는 보송보송 빨간색, 분홍색, 파란색 털이 난 낯선 새가 앉아있다.
‘이 금강이가 그 금강이?’ 내 눈을 의심하리만치 이쁜 금강 앵무새 한마리 !!!
지독한 병때문에 알게 된 주인의 사랑… 그 죽을 뻔한 아픔덕에 알게된 사랑이 흉측한 살갗에 색색깔 털이 나게 했다.
“이제 비싼 값에 팔 수 있겠다. 얼른 팔아라” 했더니
언니 왈 “아니 저렇게 예쁜 걸 어디다 파노? 절대 못 팔아.” 한다.
언니도, 금강이도 행복하다.
서로 마음이 통해서 행복하다.
사람도 그렇다.
하나님 마음을 알아야,
그 사랑을 알아야
행복하다. 그래야 색색깔 예쁜 금강앵무로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