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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은 일상 큰 은혜] 금강이

photo of yellow and blue macaw with one wing open perched on a wooden stick

Photo by Ilo Frey on Pexels.com

금강이

금강이는  언니네가 키우는 새다. 

금강앵무새… 원래 한마리에 백만원이 넘는 비싼 몸이라는데… 내가 보니, 언니네 금강이는 이름이 아까우리만치 밉상꾸러기다.  금강이라 부르지 말고 천덕이라 불러야 옳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사람도 아까워 못먹는 비싼 아몬드를 잡숫고는, 새벽부터 고막이 찢어질 듯 꽥꽥 고함을 질러대는 통에,  자다가 간이 떨어질 뻔하게 기겁시키는가 하면, 생긴것은 또… 허연 털이 등에만 군데 군데 듬성할 뿐 가슴에는 분홍색 살갗이  흉측하게 드러나있다. 

“언니야 저 놈의 새  팔아버려라. 뭐할라고 키우노. 비싼 아몬드 먹고  사람은 근처에도 못오게 하지, 베란다에  똥싸재키지, 꽥꽥 귀떨어지게 울지, 뭐할라고 키우노?”

“애이고, 글쎄말이래. 저 새는 팔지도 못해. 털 다빠지고 없는  새를 누가 사겠노…”

그렇게 외롭고 괴로운 동거 삼사년…

어느 날 새벽, 금강이놈이 비명을 지르며 새장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툭 떨어지더니 한쪽 몸으로 마비가 왔다.    바로 앉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지기만 하더니 급기야 죽으려는지 물도 한 모금 안 먹고 쓰러져 있단다.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 참에 그 천덕꾸러기가   정리되겠군 하면서… 

언니는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아이고 우리 금강이 불쌍해서 어쩌노…” 하면서 울먹거린다. 꼼짝도 못하는 그 녀석을 침대 위에 눕혀놓고 부리를 벌려 물을 떠먹이고 지성으로 돌보길 일주일…오늘은 죽을라나보다 싶어 죽기 전에 바깥 공기나 실컷 마셔라하는 마음으로, 안고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왔는데, 몸을 추스려 물을 먹기 시작하더란다. 

그렇게 사람 손에 안겨서 극진한 간호를 받은 끝에 구사일생 회복한 금강이… 사람은 근처에도 못 오게 하던 금강이가 이젠 새장에는 들어갈 생각도 없고  사람 손에서 산단다. 졸졸 따라다니고, 품에도 파고들고 애교도 부리고… 귀여워 죽겠다고 언니가 난리다. 

언니가 보내준 사진에는 보송보송 빨간색, 분홍색, 파란색 털이 난 낯선 새가 앉아있다.

 ‘이 금강이가 그 금강이?’  내 눈을 의심하리만치 이쁜 금강 앵무새 한마리 !!!

지독한 병때문에 알게 된 주인의 사랑… 그 죽을 뻔한 아픔덕에 알게된 사랑이 흉측한 살갗에 색색깔 털이 나게 했다.   

 “이제 비싼 값에 팔 수 있겠다. 얼른 팔아라” 했더니 

언니 왈 “아니 저렇게 예쁜 걸 어디다  파노? 절대 못 팔아.” 한다. 

언니도, 금강이도 행복하다.

서로 마음이 통해서 행복하다.

사람도 그렇다.

하나님 마음을 알아야,

그 사랑을 알아야

행복하다.  그래야 색색깔  예쁜 금강앵무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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