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The ChristianTimes

[칼럼:세상돋보기]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

구원의 확신을 흔드는 성경구절의 대표적인 오용 사례가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는 빌립보서 2장 12절 말씀이다. 지금처럼 믿음 생활을 안일하게 하다가는 자칫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정신을 차리고 항상 복종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씀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 말씀을 이해하는데 정말 중요한 단서들을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이 말씀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자.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먼저, 구원을 “이루라”는 표현이다. 신약성경에서 구원과 관련하여 등장하는 표현은 대부분 구원을 ‘얻다’ 또는 ‘받다’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구원을 ‘베푼다’, 또는 ‘구원하다’는 동사를 주로 사용한다. 구원을 ‘이루라’(work out, 헬. 카테그라조마이)는 빌립보서에 독특하게 나오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구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의 구원이 아닌 빌립보서 문맥에서의 독특한 의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빌립보서 1장 19절의 구원은 바울이 감옥에서 “풀려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만약 이 구절이 구원을 잃을 것에 대한 경고라면 이어지는 2장 13절의 말씀은 이상하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이 말씀은 구원의 확실성을 도리어 강조한다. 게다가 빌립보서 1장 6절은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고 분명하게 선언한다.

셋째, “너희”(2인칭 남성 복수) 구원을 이루라고 한 표현이다. 이 구원은 개개인이 하나님 앞에 얻는 구원이 아니라 공동체의 지체들이 함께 이루어가야 할 구원이다.

넷째, 두렵고 떨림이란 구원을 잃을 것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임재 앞에 서는 즐거움과 기쁨이 함께 하는 경외감에서 비롯된 떨림이다. 시편 2편 11절은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고 말씀한다.

이렇게 볼 때 빌립보서 2장 11절의 “너희 구원을 이루라”는 것은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 같은 뜻, 같은 마음으로(빌 2:2) 다툼이나 허영을 삼가고(빌 2:3)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빌 2:5) 교회의 하나됨을 지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이 구절을 마구 오용하여 성도들의 구원에 대한 확신을 흔드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