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The ChristianTimes

[칼럼:브런치칼럼(코칭)인식의 변화

인식의 변화

집 근처의 숲을 거닐다보면 겨울 내내 앙상한 가지를 가지고 있던 나무들에 초록색 잎들이 무성해서 이제는 완전히 밝은 녹색으로 둘러 쌓인 포근한 숲 길을 걷을 수 있게 되었다. 팬데믹 기간에도 이렇게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신만의 빛을 여전히 내고 있는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는 자생 능력을 완전히 잃고 상황이어서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팬데믹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은 현재 우울증이나 조울증 혹은 불안장애까지 경험했다고 고백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심리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어 났으며, 이들 모두가 절망감과 암담함을 느꼈기 때문에 그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또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좁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문제들 그리고 외출 금지로 인한 외부 활동의 반경이 좁아짐에 따라서 발생하는 우울증까지 그 범위는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머물고 있다 보니 뜻밖에 얻는 것들도 있는 것 같다. 기존에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늘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으며, 동시에 반성과 자각이라는 의외의 선물까지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럼으로 인하여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삶을 이끌어 가야할 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팬데믹으로 인하여 영적으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은 것은 바로 믿음 생활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이전에는 교회는 당연히 모이는 장소였다. 하지만 팬데믹은 ‘사회적 거리’ 라는 새로운 용어를 등장시키면서 제한적인 모임만을 허용하게 되었다. 이는 곧바로 교회의 존립과 관련된 문제로 확산되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이는 교회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팬데믹 이전의 교회들 중에서 온갖 모임과 프로그램 중심으로 달려 온 교회들은 아마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멤버들 사이의 사랑의 코이노니아를 중요시하여 그 중심으로 사역을 해 온 교회는 생각보다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이들 교회는 팬데믹 이후에 본격적인 정비작업을 통하여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빠르게 돌아 갈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뿌리깊은 영성 훈련을 통하여 믿음을 성장시켰던 멤버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나름대로 버티면서 신앙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반면에, 모이는 일에만 집중했던 이들은 결국 그 믿음의 뿌리까지 흔들리는 일까지 겪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이 팬데믹은 교회 및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 셀프 체크를 하게끔 하는 도구로 쓰임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눈 앞에 놓여져 있는 팬데믹은 교회 즉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병적인 모습을 하고 커튼 뒤에 숨겨져 있던 자신들의 실체를 자각하게 만든 중요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사람들은 본래 안정된 범위 내에서만 머무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들의 삶은 잘 운영이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진정으로 위기가 찾아 왔을 때 그때서야 자신의 위치와 형편을 깨닫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자신이 안정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오히려 ‘인식의 변화’를 맞이할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인식의 변화는 진정으로 그 사람을 건강한 모습으로 바꿀 것이며, 다가 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질 때만 가능할 것이다. 즉 “현재 나는 어디에 메여 있는가?” “내가 안전지대에서 밖으로 나아갈 때 어떠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변화를 통하여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을 향하여 던짐으로써 낡아 빠진 오래된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의 프레임을 향해 도전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번이나 배신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예수님을 정치적인 리더로서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는 예수님의 반복되는 질문에 그의 오래된 프레임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제 베드로는 진실로 자신을 묶고 있었던 낚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의 틀을 장착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제자로서의 첫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이 팬데믹 시기에 자신을 꽁꽁 묶고 있는 낡은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영적 리더인 당신이 깨달았는지 몹시도 궁금하다. 아직 그렇지 못했다면 언제 그리고 어떻게 그 낡은 틀에서 벗어날 것인지 당신을 잘 아는 주님께 고백하길 바란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