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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브런치칼럼(코칭)] 하나님 나라를 여는 열쇠, 한 사람

하나님 나라를 여는 열쇠, 한 사람

티베트에 선교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현지 선교사님이 메일로 히말라야에서 받은 기도 제목을 알려 주셨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당시 티베트는 복음화율이 0.001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 나라였습니다. 남북한을 다 합친 만큼의 땅에 예수님을 믿는 이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주민들에게 존경받던 불교 승려가 꿈에서 복음을 듣고 극적으로 회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척박해 보이는 땅에서도 주님은 여전히 일하신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회심한 승려는 십여 년이 지나자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었고 저는 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도구로 사진을 가르치는 일을 맡았습니다. 사진을 찍어 주며 복음을 전하고 인화한 사진을 주며 또다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티베트에서 그를 만나던 날 아침, 하나님께서 애굽 사람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풀 수 없는 문제를 푸는 열쇠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는 보통의 티베트 사람들처럼 후줄근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이 들려주신 말씀이 있어서 예수님을 대하듯 그를 대했습니다. 전자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그에게 기초적인 설명을 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그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동안 사진 기술뿐 아니라 사진을 찍으며 기도해야 함을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내게 사진을 찍으며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을 찍든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기도하며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비단 내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도 말해 주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기도하고 찍은 사진을 보며 기도해야 합니다.”

티베트에서 고작 한 사람에게 말해 준 것이 다였지만 그 한 사람을 통해 만나게 될 더 큰 세상을 상상하며 기도했습니다. 그곳에서 돌아온 후 한참이 지났을 때 선교사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티베트 승려였던 그가 내게 꼭 전해달라는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돌을 맞으면서도 마을에 들어가 기도하며 사진을 찍고, 아픈 이들을 찾아가 사진을 찍으며 병이 낫기를 기도하고, 찍은 사진을 책상에 붙여 두고는 ‘기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지극히 작은 한 사람을 통해 그분의 나라를 이루어 가신다고 믿습니다.

오늘 브런치 칼럼은 다큐 사진작가인 이요셉 작가의 저서 “오늘, 믿음으로 산다는 것”에 소개된 한 스토리로 시작했습니다. 이요셉 작가는 지극히 작은 한 사람을 열쇠로 사용하셔서 하나님은 당신의 나라를 보여주시며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 가신다고 고백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은 특별히 현대 세계에서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도시화 속에서 작게만 보이는 한 사람의 의미와 그 작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도시 선교에 대해 연결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세계적인 도시 선교 전문가인 하비 M. 칸(Harvie M. Conn)의 미국 이민자들의 수적 증가를 보여주는 글은 도시 선교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일깨워 줍니다.

“오랜 이민 역사의 미국은 19세기 후반 산업화를 이룩해 가면서 새로운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 1870년부터 1920년까지 2600만 명 이상이 미국에 들어왔다. …중략… 현재 뉴욕(New York)은 세계 어느 도시보다 더 많은 해외에서 태어난 거주자들이 살고 있다. 단연 이러한 이민자들의 다수는 북동 지역과 중서 지역의 산업 도시들에 정착했다. 1920년 미국의 도시는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들 가운데 4분의 3이 사는 장소가 되었다. …중략… 20세기 마지막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유형들이 가속화되었다. 1960년대에 300만 명 이상의 합법적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들어왔다. 1980년대에 그 숫자는 600만으로 두 배가 되었다. 21세기에 최초로 다른 인종 집단들이 영국계 미국인들의 수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중략… 2056년에 가면 ‘보통’ 미국 거주자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태평양 군도, 아라비아 출신의 후손일 것이다. 백인 유럽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 출신들이 모여 살게 될 것이다.”

하비 칸 교수가 말한대로 이미 뉴욕과 주요 도시는 빠르게 팽창되었고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되었습니다.

유엔은 233개 국가의 인구 조사를 바탕으로 ‘세계 도시화 전망(World Urbanization Prospect)’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1950년대부터의 도시 및 농촌 인구 변화를 분석하여 2050년의 도시화 전망을 내놓고 인구 30만 명 이상의 도시들을 대상으로 1990년대부터의 도시 집적율을 분석하여 2030년의 도시별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지상 사역을 보면 도시에 대한 관심을 여러 곳에서 나타내시고 있는데, (눅 4:43) 예수님은 다른 도시에서 복음을 전하시기 위하여 오셨고, (눅 10:1) 추수가 시작되었음을 선포하며 칠십 인을 각 도시와 각 곳으로 보내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교학자 데이비드 J. 보쉬(David J. Bosch)는 바울에게 있어서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는 중요한 전략적 선교 중심지였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바울은 지역이나 주위에 있는 수도들에 집중하였으며 그런 수도들은 하나같이 그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곳이었습니다. 마케도니아 지역에서는 빌립보와 데살로니가를, 아가야 지역에서는 아덴과 고린도를,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에베소를 선택하여 사역을 했고, 바울은 이러한 주요 도시들에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세운 후에 이 전략적 중심지들로부터 복음이 주변의 시골과 읍들로 확장되며 전파되기를 소원했을 것입니다.

신약 시대 바울 당시나 지금의 시대나 도시는 나라 전체를 움직이며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별히 대도시들은 행정, 정치, 경제, 교육 등의 여러 면에서 사회 변화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도시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은 그 나라 전체를 그리스도께 인도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요충지가 될 것입니다. 이렇듯 도시 선교는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대도시의 도시성이라는 다민족선교에 있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장애 요소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도시속의 다민족 선교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차원의 선교가 아니라, 물질적인 섬김과 봉사를 넘어서 정신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선교 전략이 필요한 것이 실제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기 기독교회에 있어서 복음의 헌신된 증인(생명을 건 증인)들이 있었던 것처럼 진실로 복음에 헌신된 그 한 사람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한인 디아스포라 여러분, 자신과 가족에게 매몰되는 현대 도시화 사회에서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한 사람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열정과 비전을 품은 그 한 사람이 지금 필요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열쇠는 바로 그 한 사람,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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