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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향한책읽기]이상환_Re: 성경을 읽다

하늘향한책읽기_이상환, [Re: 성경을 읽다], 도서출판 학영, 2023

저자는 진입장벽이 낮은 해석학책을 써볼 생각이 있느냐는 출판사로부터의 권유를 받고 이 책을 집필하기로 결정한다. 미국 신학교 교수인 저자는 지금까지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더욱이 성경에 접근하는 방법과 함께 성경해석에 도움이 되는 여러 장치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이 책은 성경해석학에 대한 저술이다. 성경공부나 성경해석학이라고 한다면 벌써부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수도 있다. 우리가 전문가도 아닌데 성경해석이야말로 전문가들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괜히 골머리 쓸 필요가 무엇이냐고 손사레를 칠 수도 있다. 잘 훈련된 목회자나 신학자의 해석을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교우들은 ‘신학자나 목회자가 될 것도 아닌데 왜 우리를 신학생을 만들려고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약 40여명의 저자들이 일차 독자들에게 먼저 건넨 텍스트이다. 그러므로 성경이 기록될 무렵의 일차독자들과 그 일차독자들 외에 이차 독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 엄청나게 큰 해석의 공백(시간, 공간, 언어, 문학, 사회, 문화의 공백)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공백은 결국 성경을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에 미묘한 거리감과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게 한다. 이런 배경하에서 저자는 3가지의 강조점을 두고 이 책을 저술하게 된다.

첫 번째는 한국인이 한국인의 사유와 한국인의 감성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성경 해석학책이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서다. 기라성 같은 서양의 학자들의 연구를 역서로 볼 때의 문제는 일차독자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이차 독자인 한국인들은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을 한글로 성경 해석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보다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이 연구한 방법을 제공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두 번째는 그동안 성경해석학의 접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완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하려는 마음에서다. 지난 200년 동안 해석학은 저자 중심, 텍스트 중심, 청중 중심이라는 역사성에 근거한 성경해석학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성경은 역사성뿐만 아니라 초월성을 가진 온전한 계시임으로 역사성만 다루었던 기존의 해석학의 대안이 필요하였다. 저자는 대안으로 의사소통 모형(Communication Model)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성경의 역사성뿐만 아니라 초월적인 부분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한국 교회에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였다. 

세 번째는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으로 성경 텍스트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배경지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문자(텍스트)는 눈에 보이지만 그 문자에 담겨 있는 그 당시의 배경 지식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문자만 가지고는 텍스트의 의미를 온전히 알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연구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성경 해석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진입장벽을 낮추어 평생을 성경과 배경지식을 연구하다 보면 결국 성경 말씀이 의미하는 바를 온전히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인이라면 모두 신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학교에 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경의 다층적인 측면을 삶에서 꾸준히 연구하는 자가 되라는 도전이다. 모든 성도가 목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성도는 반드시 신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성경을 허락해 주신 이유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그분의 뜻을 알려주시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생에 걸쳐 그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진정한 말씀의 의미를 발견하여 적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저자는 이 해석의 측면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도와주고자 한다. 그도 동일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어려움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먼저 이런 장애물을 넘었고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익히고 개발한 자로서 이 책을 통해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고대근동과 그레코-로만 시대의 문화로부터 성경과 함께 배경지식까지 함께 연구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성경을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 보이지 않는 배경지식까지 확인하면서 성경을 본다는 것이 일장춘몽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무리 밑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아도 성경 본문은 우리에게 있기에 적어도 밑이 빠진 독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항아리에 물을 붓기 시작한다면 점점 덜 빈 항아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밑이 빠져 있지 않은 독에 물붓기에 도전함으로 성경이 말씀하시는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신윤희 목사(하늘향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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