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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하늘향한책읽기] 래리 크랩_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

하늘향한책읽기, 래리 크랩,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 IVP, 2020

래리 크랩의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한글로 번역된 것은 2020년의 일이다. 2018년도에 출간될 때에는 한글로 번역이 고려되지 않았던 책이 2020년의 바뀐 상황 속에서 절실한 필요가 요청되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찾을 수 있다. 팬데믹의 상황으로 일상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그래서 하나님이 이해가 안되고 하나님께 상심한 이들에게 어떤 지침이나 도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과연 어떤 내용이 2년이나 지난 책을 다시금 번역하게끔 하였을까. 사상 초유의 팬데믹의 상황에서 과연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2018년부터 이야기를 전하고 있던 저자의 메시지가 들어맞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전지전능하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이 세상에 일어나게 하셨는가. 단 1초만 빗겨 가게 해주셨다면 그렇게 끔찍한 사건이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왜 우리들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과 아픔을 주시는가. 

이런 질문이야말로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던져지는 질문임에 틀림없다. 저자는 이 질문을 그냥 질문에만 멈춰있게 하지 않는다. 성경의 3명의 인물을 우리 앞에 소개한다. 요나와 사울(바울 이전의)과 하박국이 바로 그들이다. 하나님의 길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세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다.  요나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달아난다. 사울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며 왜곡하고 부정한다. 하박국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전율하고 신뢰한다. 

요나처럼 실망스러워 하나님이 맡긴 예언자 역할을 그만둘 수도 있다. 사울처럼 하나님에게서 들은 말을 자기 마음대로 왜곡시켜 자신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하박국 3장 16-19절의 말씀 가운데 하박국이 택한 “전율(trembling)과 신뢰(trust)”라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준다. 

전율은 말 그대로 떨림이다. 이 떨림은 우리의 생각이나 길을 훨씬 넘어서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혼돈을 느껴보고, 의문을 드러내며, 두려움을 표현하고 실망과 고뇌를 쏟아내는 표현이다. 일흔의 나이가 훌쩍 넘은 저자도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 앞에서 매순간 더 많이 떨림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특히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차원의 혼돈,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거듭되는 실패, 그리고 생명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은 더 강렬한 갈증이 자신을 전율케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율이라는 단어로 책을 도배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전율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다.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말은 귀가 따갑게 들어서인지 무감각해졌다면 전율하라는 말은 반복적으로 들어도 신선했다. 우리는 타락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악과 재난, 질병, 역경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저자는 기대하는 대로 해 주시지 않을 수도 있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이 바로 전율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어려움과 앞으로 닥쳐올지 모르는 고난과 어려움에 대해 창자가 뒤틀리며 뼈가 속에서부터 썩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전진해야 하는데 힘이 없어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전율이라고 했다. 가짜 기독교는 전율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임재(Presence)에 대한 목마름이 아니라 그분의 선물(present)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서면 전율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전율하게 될 때 필요한 신뢰는 전율하는 영혼 안에서 자라난다. 신뢰가 든든해질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불안정으로 인해 생기는 전율을 경험할 때이다. 이 책의 원저의 제목은 “When God’s Ways Make No Sense”이다. 즉 저자는 하나님의 길을 이해할 수 없을 때에 우리에게 그 분을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나님께서 항상 선을 행하고 계신다고 신뢰하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에서 결코 전율을 피하지 말라고 권면한다. 오늘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이 길에서 전율을 경험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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