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의 예언대로 (1) 사 9:1-7
토론토영락교회 송민호 목사
요즘 우리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두 전쟁을 통해 보고 있습니다. 히브리 말로 샬롬(Shalom)이라는 이 단어, 참 중요하고 의미 있는 단어입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있을 때 샬롬이라는 말을 쓰고, 이웃과의 관계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때, 마음에 평화가 있을 때, 이 표현을 씁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어느새 22개월이나 되었습니다. 이제는 승자를 가름하기 어려운 소모전이 a war of attrition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지난 일주일의 휴전을 통해 서로 인질 교환을 하더니, 다시 폭격이 시작되면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백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스라엘이 주위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무시 못 할 강자로 버티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역사를 돌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늘 비극적이었습니다. 주위 나라들에 자주 침략당했고, 나라를 잃고 노예로 끌려가며 흩어지는 비극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했던 시대에도 유다는 풍전등화와 같이 위험 속에 살았습니다. 이사야서 9장, 본문의 배경은 유다 왕 아하스가 집권할 때의 일입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은 수리아와 동맹을 맺고, 남 왕국 유다를 치려 했습니다. 그 당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사야서 7-10장 사이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다를 점령하지 못한 이스라엘은 오히려 앗수르의 침략을 받고 기원전 722년에 멸망합니다. 앗수르는 북이스라엘을 점령하면서 이스라엘이 앞으로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민족을 이동시키고 뿔뿔이 흩어지게 했습니다. 그 땅에는 타민족들이 들어와 살았고, 그래서 북이스라엘은 ‘사마리아’라고 불리는 혼혈 민족의 땅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위험한 시기에 등장한 이사야는 남 왕국인 유다에서 활동하면서 총체적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갈팡질팡하며 갈 바를 알지 못하였고,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으며, 기도는커녕 신접한 자와 마술사에게 가서 위험한 상황에 대해 물었기 때문입니다 (사 8 :19). 어지러운 세상에서 왕이나, 선지자나, 누구 하나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깨닫고 가르치지 못한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약한 자를 억압하였고, 이런 시대에 이사야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믿고 의지할 것을 외쳤습니다.
이사야서 7~10장을 연결해서 읽으면 이 9장의 예언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보려고 하는 이사야서 9장 1~7절 말씀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반가운 속보와 같은 예언입니다. 모두가 애굽이나 앗시리아 같은 외부의 강한 세력에 떨고 있을 때, 갑자기 평강의 왕이신 메시아가 오신다는 위로의 메시지가 하늘로부터 선포됩니다.
우리에게는 예언이 익숙하지 않지만, 성경은 예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메시아가 오신다는 구약의 예언이 많습니다. 어떤 성경학자는 3백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세어보지 않았지만 족히 6~70군데 이상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언에 대해 베드로 후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라 (벧후 1:20-21). 20 Above all, you must understand that no prophecy of Scripture came about by the prophet’s own interpretation of things. 21 For prophecy never had its origin in the human will, but prophets, though human, spoke from God as they were carried along by the Holy Spirit.
예언자가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거나 풀어서 적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언은 성령께서 강권적으로 인도하시고 감동을 주셔서 적게 된 것인데, 이사야 선지자에게도 감동을 주셨다는 말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당대인 기원전 8세기에 일어난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사야도 확실히 모르는 먼 미래, 그러니까 약 1300년 후에 오실 메시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심지어 더 나아가 다시 오실 예수님이 심판 주로 오실 것까지 나와 있습니다.
이런 예언을 보면, 아무리 세계 정치가 current political affairs 복잡하고 혼란스러워도, 인간은 사악하여 서로를 죽고 죽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꾸준히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쉬지 않고 우리의 삶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인간이 저지른 혼돈 chaos 속에서도 하나님은 뜻을 펼쳐가고 계십니다.
그래서 메시아에 대한 이사야의 예언은 우리에게 큰 소망을 줍니다. 지금 세계 정세를 보면 어둡고 어지럽습니다. 각 나라가 원하는 대로 이익을 따라갑니다. 러시아가 한때는 중국과, 지금은 북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 자국의 이익을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하나님께서 모든 일에 절대적인 주권자가 되신다는 메시지가 얼마나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까? 이제 본문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멸시당한 땅에 먼저 오심
이사야서 9장을 1~7절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2, 3~5, 6~7절)
<평강의 왕> 전에 고통받던 자들에게는 흑암이 없으리로다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멸시를 당하게 하셨더니 후에는 해변 길과 요단 저쪽 이방의 갈릴리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 (사 9:1-2)
먼저, 메시아가 오셔서 활동할 땅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 땅은 한때 멸시당하던 땅이고, 어둠 속에 있는 땅인데, 이제는 빛이 비추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1-2절). 더 이상 흑암이 없는 땅이 된다는 예언입니다. 그 땅은 스불론, 납달리, 그리고 갈릴리 지방입니다. 스불론과 납달리 땅은 주전 733년경 앗수르의 침공으로 큰 피해을 입은 곳입니다 (왕하 15::29). 적이 쳐들어올 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곳입니다. 또한, 갈릴리 지방은 그 당시 멸시 천대 받은 천민들의 땅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흑암에 거하던’, ‘사망의 그늘진 땅’이라는 표현을 통해 가늠할 수 있습니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 즉, 이런 어두운 곳에 메시아가 오셔서 활동하심으로 사람들은 큰 빛을 보게 된다는 예언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사역하신 곳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유대의 지식층과 권력층이 사는 예루살렘부터가 아니었습니다. 주님이 시작하신 곳은 ‘사망의 그늘진 땅’인 갈릴리에서였습니다. 힘들고 어둠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먼저 나아가셨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람의 조명을 받으며 정치인들과 논쟁하시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권력자들과 경쟁하며 권력을 취하려 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목표는 명예도 권력도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영광중에 오셔서 자신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며 변방에서 어둠과 고난 속에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가끔 ‘메시아적 영성’이란 Messianic spirituality 표현을 듣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버림받고 소외된 대중을 향한 마음, 겸손과 진실로 가득 찬 성육신적 마인드를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항상 주님의 이런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쁨과 평강을 주심
주께서 이 나라를 창성하게 하시며 그 즐거움을 더하게 하셨으므로 추수하는 즐거움과 탈취물을 나눌 때의 즐거움 같이 그들이 주 앞에서 즐거워하오니 이는 그들이 무겁게 멘 멍에와 그들의 어깨의 채찍과 그 압제자의 막대기를 주께서 꺾으시되 미디안의 날과 같이 하셨음이니이다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들의 신과 피 묻은 겉옷이 불에 섶 같이 살라지리니 (사 9:3-5)
3~5절에 보면 앞으로 오실 메시아가 끼칠 영향에 대해서 말합니다. 바로 기쁨과 평강입니다. 그분이 오시면 억눌린 사람들에게 일어날 기쁨이 마치 1) 추수의 즐거움 혹은 2) 전리품을 war spoils 나누는 기쁨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풍성한 수확한 농부의 기쁨, 한 배 가득히 물고기를 잡아 올린 어부의 즐거움과 같다는 표현입니다. 즉, 메시아가 오시면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전리품을 나누는 기쁨이란, 먼저 전쟁의 승리를 말하고 그렇게 되면서 적절한 보상뿐만 아니라 적의 소유물을 빼앗은 기쁨을 말합니다. 또한 미디안들에게 3백 명의 기드온 용사가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었던 그 기쁨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들의 신과 피 묻은 군복을 불에 다 태워버리며 종전이 일어났음을 선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이제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기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메시아가 오시면 기쁨과 평화가 우리 안에 거하게 됩니다.
지금 한참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과 하마스 군에게 이런 메시지가 선포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들에게는 기쁨이 없습니다. 평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이라도 메시아가 오셨고, 그 메시아에게 모든 소망을 둔다면 더 이상 무모한 전쟁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철저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총을 내려놓고 더불어 살아갈 미래를 말할 것입니다.
메시아에 대한 구체적 묘사
그렇다면 이사야가 전한 장차 오실 메시아는 어떤 분입니까? 6~7절에서 상세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에 군림하여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 (사 9:6-7)
첫째, 먼저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라고 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일을 설명합니다. 영어 번역에는 the government will be upon his shoulders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앞으로 오실 메시아의 통치를 의미합니다. 그가 오시면 절대적인 주권을 가지고 온 세상을 통치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이 말씀이 온전히 성취되기까지는 우리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려야 합니다. 계시록 19장에 나오는 백마를 탄 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하늘에 있는 군대들이 ‘희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고 백마를 타고 그를 따르더라’고 했습니다. 14 The armies of heaven were following him, riding on white horses and dressed in fine linen, white and clean. 또한, 그분의 이름은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 king of kings and lord of lords라고 했습니다 (계 19:11-16). 예수님은 이미 그분을 믿고 따르는 자들 속에서는 영원한 왕이시며 주가 되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때에 가서는 모든 민족과 나라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주라고 시인할 때가 올 것입니다. 할렐루야!
둘째,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이런 표현을 통해 우선 예수님의 신적 권위 divine authority를 느끼게 합니다. Wonderful Counsellor 이시면서 Mighty God라고 했습니다. Everlasting Father이면서 Prince of Peace라고 했습니다. 장차 오실 메시아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고 이 땅에 오신다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래서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실 때 가장 큰 변화는 평강입니다. 혼돈이 바뀌어 평강에 이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평강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과 인간 관계의 평강, 인간과 인간 관계의 평강을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인해 하나님과의 막힌 담이 뚫렸고, 이웃과의 막힌 담이 뚫린 것입니다.
남과 북이 철저하게 분리된 지도 1945년 광복을 기준으로 보면 벌써 80년이 다 되어갑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DMZ가 만들어져 철조망과 지뢰밭으로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오갈 수 없도록 철저히 차단한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나누는 벽보다 훨씬 더 삼엄하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휴전선도 다 무너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재림 시입니다. 그때는 반드시 이 세상의 어떠한 벽도 더이상 나라와 민족을 나눌 수 없을 것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은 궁극적으로 메시아의 나라, 메시아의 왕국에 대한 묘사로 끝이 납니다. 그의 나라는 영원하다고 하면서 다윗의 언약을 언급합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약속하신 다윗의 왕좌는 영원할 것이라며, 다윗의 아들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토록 왕의 왕이 되심을 확인합니다. 그의 나라에는 정의와 공의가 끝까지 보전될 것임을 말합니다. 정의로운 나라, 공의로운 나라에 영원한 평강이 있습니다.
이 세상의 평화는 일시적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정의와 공의가 없는 한은 일시적입니다. 얼마 전 캄보디아에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새로 지은 쇼핑몰과 그 근처의 주택들이 캐나다의 어느 곳에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아, 캄보디아가 정말 살기 좋아졌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 빈부의 차이는 여전함을 느꼈습니다. 쇼핑몰에 전시된 한 켤레의 비싼 운동화가 미화로 이백 달러 가까이 하는데, 아직도 시골의 농부나 공장의 직원들은 한 달 가까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정의롭지 못하고 공의롭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얼마 전 38년 동안 군림했던 캄보디아 훈 센 총리가 71세의 나이로 은퇴했습니다. 훈센은 캄보디아의 대기업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그 외의 기업들도 그의 추종자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은퇴는 좋은 소식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권력을 큰아들 훈 마넷에게 물려주었으니, 그의 영향력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영원하지는 못합니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영원한 나라는 오직 하나,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열심이 반드시 이를 이룰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을 기억하고 소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평화는 없습니다. 영원한 기쁨도 없습니다. 오직 주님의 나라에서만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메시아로 2천 년 전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이제 곧 다시 심판주로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승리자이십니다. 모든 민족과 나라가 그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 모든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십시오. 그분의 위로와 약속을 믿고 의지하십시오. 세상 모든 것은 지나가지만, 주님은 영원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