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시간이 준비다._사무엘하 5:1-10
하늘향한교회 신윤희 목사
다윗이 처음 왕으로 기름 부은 받은 나이가 17세 정도였다. 오늘 본문은 이제 세 번째 기름 부음 받은 37세의 다윗을 보여준다. 20년 동안 대체 무슨일이 일어났을까? 하루하루가 모여서 한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고 20년이 된다. 본인은 캐나다에 2002년도에 왔다. 아내와 2001년도 결혼하고 자녀 없이 캐나다로 유학왔다. 올해로 23년이 지났다. 3년간 한국에 잠시 사역차 다녀온 것을 빼면 20년을 캐나다에서 살았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가. ‘일상의 시간이 준비다.’라고 하시는 것 같다. 다윗의 20년 동안의 삶을 통해 보게 하시고, 경험케 하시고, 느끼게 해주셨던 것들이 결국에는 결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본문 1절에,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이르러 다윗에게 나아와 이르되 보소서 우리는 왕의 한 골육이니이다”라고 말씀한다. 이스라엘 모든 지파는 12지파이며, 그동안 남쪽에 유다 지파만 따로 다윗을 왕으로 해서 나라를 이루고 있었다. 북쪽에 11지파가 따로 이스보셋을 왕으로 모시고 나라를 이루었다.
2절에, “전에 곧 사울이 우리의 왕이 되었을 때에도 이스라엘을 거느려 출입하게 하신 분은 왕이시었고 여호와께서도 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며 네가 이스라엘의 주권자가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라” 즉 ‘사실 전에도 말을 안해서 그렇지, 사울이 다스리던 그 때도 우리는 다윗, 너가 왕이라고 생각했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지도권을 벌써 다윗에게 부탁하셨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20년 동안은 뭐하다가 이제야 찾아와서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정작 필요할 때는 모른 체 하더니, 인생에 기회주의자들이 많다. 그런데 다윗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그들을 받아들인다. 다윗의 정치적, 군사적, 신앙적 소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족간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극소화시키려 했다. 3절에, “이에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헤브론에 이르러 왕에게 나아오매 다윗 왕이 헤브론에서 여호와 앞에 그들과 언약을 맺으매 그들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니라” 드디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게 되었다. 17세에 한 번, 30세에 한 번, 37세에 한 번 총 세 번의 기름을 부음 받는다. 20년이나 걸렸다. 인생은 시간이 필요하다.
4절에, “다윗이 나이가 삼십 세에 왕위에 올라 사십 년 동안 다스렸”다고 말씀한다. 보통 30세의 나이는 레위인이 성전봉사를 시작하는 나이며,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의 나이고, 예수님의 공생애를 시작하신 나이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공적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다. 5절에, “헤브론에서 칠 년 육 개월 동안 유다를 다스렸고 예루살렘에서 삼십삼 년 동안 온 이스라엘과 유다를 다스렸더라”라고 말한다. 다윗은 이제 전체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서의 행보를 걷게 된 것이었다. 그 첫 번째 행보는 수도를 정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수도는 2개 였다. 북이스라엘의 마하나임과 남이스라엘의 헤브론이다. 다윗은 자신이 익숙했던 헤브론도 아니고, 마하나임도 아닌 그 중간지역에 있는 제 3의 장소를 수도로 정하려고 한다. 헤브론으로 정하면 편하겠지만, 이스라엘의 너무 아래 쪽에 있다. 마하나임으로 정하면 기존 사울왕과 그의 아들이 다스리던 곳이라 결국에는 사울의 그늘 아래로 복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 염두에 두고 보아왔던 제 3의 도시인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땅이 아니라 여부스 족속이 알박기한 땅이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여부스 족속은 예루살렘에 알박기해서 버티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답은 예루살렘이 천연의 요새였기 때문이다. 6절에, “왕과 그의 부하들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 땅 주민 여부스 사람을 치려 하매 그 사람들이 다윗에게 이르되 네가 결코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 맹인과 다리 저는 자라도 너를 물리치리라 하니 그들 생각에는 다윗이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고 했다.
여부스 사람들은 “우리는 너희들이 쳐들어 오면 맹인(앞을 못 보는 사람)이나 다리 저는 사람(즉 군인의 전투력을 거의 낼 수 없는 존재)이 지켜도 절대 우리를 뚫을 수 없을 것이야“라고 자신만만했다. 그동안의 전투의 결과를 볼 때 그 누구도 난공불락의 예루살렘을 정복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좋아도 마음만 있다고 가질 수 있지 않았다.
다윗 왕이 예루살렘을 정복하려고 했을 때, 내부적으로는’우리가 몰라서 지금까지 있었을까, 쉽지 않으니까 그랬지.’라는 자조적인 말들이 흘러나왔고, 외부적으로는 여부스 사람들이 비아냥 거렸다. ‘어딜 우리를 넘보냐.’ 무하마드 알리가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 “쳐맞기 전까지는 모두 계획이 있다’고. 그런데 다윗은 이 일을 해낸다. 어떻게?
오늘 설교제목을 “일상의 시간이 준비다”라고 했다. 다윗의 지금까지의 시간이 바로 다윗이 왕으로서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다는 뜻이다. 다윗의 일상이 바로 준비의 시간이었다. 다윗이 어떻게 이 난공불략의 천연요새인 예루살렘, 즉,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었던 예루살렘을 일거에 정복할 수 있었을까.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다니던 20살에서 30살까지의 한 10여년 동안, 여부스 족속의 예루살렘을 도망다니는 여정에서 와 봤을 것이다.
어떻게 그것을 확신하는가? 다윗이 도망다니던 그 지점으로 돌아가 보자. 쫓겨 다니는 순간에, 자칫하면 어디에서 날아오지 모를 창과 화살에 의해서 죽을 수도 있는 그 시간에, 너무나도 피곤하고, 염려하고, 짜증나고, 화가 나는 그 순간에, 잠잘 곳, 쉴 곳, 물이 없어서 갈증이 나던 그 시절의 다윗을 상상해 보자.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가?
다윗은 여부스 족속의 기혼샘 근처에서 갈증나던 목을 축이다가, 물 긷는 데가 어디인 지 발견하고 그 수로를 직접 올라가 봤을 것이다. 그 수로를 따라 올라가 보니, 예루살렘 성, 당시 여부스성 안쪽까지 그 수로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사전답사를 한 것이다. 다윗이 쫓겨다니는 일상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 답사로 말미암아 여부스 민족이 그렇게도 호언장담하던 천연요새를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다윗은 양을 치면서 양에 대해서 잘 알았고, 늑대와 이리들을 쫓으려다 보니, 돌팔매질을 배웠고, 도망다니다가 천연요새를 정복할 방법을 찾았다. 어떻게 보면, 불평, 불만으로 입이 댓 발 나와서 ‘왜 나만 이런 인생을 살아가야 되냐’고 하나님께 따질 수 있었다. ‘푹신한 침대에서, 늘어지게 자면서, 좋은 것 먹고, 마음대로 살면 안되나. 남들 다 그렇게 하는데, 왜 나만 안되느냐’고 할 수도 있었다.
아내가 자신의 생일이 다가오니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제가 밤에 요즘 꿈을 꾸는데, 자꾸, 귀걸이, 목걸이, 반지 같은 것이 보이네요. 왜 그런 지 모르겠네요.” 그랬더니 남편이
‘오우 그래요, 그럼 생일날 무슨 선물이 있을 지 기대해 봅시다.’ 그런 후 아내 생일날,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 박스를 주었다. 그 안에는 책이 들어 있었다. 책 제목이 “꿈을 이렇게 해석하라”였다. 농담이지만, 하나님은 이 남편처럼 머리가 없으신 분이 아니다. 잔뜩 기대만 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다.
말씀하신 대로 그 때가 찼을 때 이루어 주신다. 우리를 크리스천으로 부르시고, 우리들에게 일상을 허락해 주신 이유는, 특히 더 잘 안되는 상황을 허락해 주시는 이유는 이 일상을 통해 진정한 천국을 경험하고, 준비하라는 말씀이시다. 9-10절에, “다윗이 그 산성에 살면서 다윗 성이라 이름하고 다윗이 밀로에서부터 안으로 성을 둘러 쌓으니라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 성경 기자는 삶의 주체를 묻고 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셨더니, 다윗이 점점 강성해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는다면(현실 속에서는 괜찮을 듯 보이나) 결국 무너지게 된다.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시는 일상이 우리를 준비시키시는 시간으로 즐기자. 오늘이라고 하는 하루 하루의 삶을 통해 하나님은 그분의 사람들을 준비시키신다. 준비시키시는 하나님과 함께 일상을 즐기기를 원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