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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단상] 경계를 긋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마12:38-45)_토론토 강림교회 김주엽 목사

제목: 경계를 긋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마12:38-45)

토론토 강림교회 김주엽 목사

(서두) 지난 주간 매일 성경 본문은 ‘요나서’입니다.  요나서는 짧지만 깊고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말씀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늘 그렇듯이 묵상하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관점과 하나님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시고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합니다. 이번에 제가 묵상 하면서 새롭게 바라본 요나서의 관점은 오늘 설교제목처럼 ‘경계선을 긋고 싶어 하는 마음’ 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자아관, 곧 포스트 모던 시대의 외침은 ‘자기 주도적인 선을 그으라’ 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혹은 ‘여기는 나의 Boundary이니 자신만의 경계선을 긋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보호하라!’ 는 주장이 어느 시대보다 매력적인 가치관으로 담겨 있고 현대인들을 설득합니다. 

하나님의 초대는 우리 시대의 요나를 향하여, 그리고 배 속 깊이 숨어서 하나님과 세상을 향하여 잠들어 버리고 싶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도전은 하나님의 넉넉한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향한 관용의 마음과 사랑을 경험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공교롭게도 예수님께서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에게 당신의 부활에 대한 소개를 ‘요나의 표적’이라는 교훈으로 가르침을 주시고 있습니다.    (본문 설명) “유대인들이 이미 예수는 메시야가 아니다!” 라고 선을 긋고는 예수님과 논쟁적 대화에서 표적(signal)을 보여 주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합니다. 

38절의 ‘말하되 (아페크리데산)’ 라는 표현은 단순히 대답했다는 뜻이 아닌 ‘논쟁을 위한 말대답을 하였다’는 뜻입니다. 그들의 요청은 ‘표적(sign, 세메이온) – 초자연적 현상이나 진리를 나타내는 예언’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요청뒤에는 이미 예수님에 대한 마음의 선 곧 경계를 정해 놓은 사람들입니다. 

이 심판을 받을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과 대화 중에서 예수님께서 소개하시고 등장시키는 인물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니느웨 사람들, 시바의 여왕은 바로 전통적인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으로부터 은혜 받고 구원받는 절대적 기준의 경계선 밖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니느웨 백성들을 통해서 회개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시고, 시바의 여왕을 통하여서는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통하여 놀랍고 멋지게 전해질 수 있는지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 중에서 예수님께서 소개한 요나는 하나님께 설득당하여 자신의 자아를 깬 선지자요, 경건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선지자입니다. 마음의 경계선을 닫고 다가온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 주실 것이 없다는 말씀은 요나의 사건속에서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안에 들어오셔서 우리 가운데 세우시려는 하나님 나라안에 살라는 말씀입니다.  

1.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께 설득 당하는 여정입니다. 

4장까지 밖에 없는 짧은 요나서를 보면, 1장에서 등장하는 이방의 선원들이 두려워 떨며 (의역하면 설레며) 하나님께 예배하였다고 소개합니다. 3장에도 이방인들인 니느웨 사람들이 요나의 선포를 듣고 백성들이 먼저 회개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왕이 회개운동에 동참하며 전국적으로 금식하며 철저히 회개할 것을 선포합니다. 

그러나 선지자 요나는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 회개운동에 대하여 못 견뎌 합니다.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 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욘4:11)” 

질문형 혹은 미완성처럼 끝나는 요나서는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께 질문과 도전 받고 우리가 대답하는 여정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은 요나에게 마음 속에 굳게 자리 잡은 마음의 경계선이 한계선이 되지 않도록, 넓은 사랑을 보여 주시고 박넝쿨의 실물 교육을 통하여 설득하십니다. 

예수님의 처음 메시지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도 나의 나라(세계, 경계)에 머물지 말고 이쪽 – 곧 하나님 나라에 들어와 살자는 초대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복음의 역사, 하나님의 세계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 집니다. 예를 들면 요셉이 이중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여 가족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충성을 다 하는 집에서 누명을 뒤집어 썼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에 설득당하였기때문에 자기 형제들을 안심시키고 하나님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창45:5절)

살아계신 하나님이 계속 해서 나와 더불어 교제하시고 나를 가르치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믿으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뜻과 섭리안에서 설득당하는 은혜로 살아야 합니다. 

2. 성령의 감화안에 계속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요나는 이제 막 신앙의 길에 들어선 초신자가 아닙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임하여 전하는 선지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고 때론 불순종하여도, 한결같이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순종하며 선포해야 할 사람이 선지자 요나 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서기관들과 몇 몇의 바리새인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가르쳐야 할 사람이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향해 메시야 되심의 증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이 기록된 마태복음에는 누가복음과는 다르게, 우리가 잘 아는 “더러운 귀신이 쫓겨나갔다가 다시 일곱 귀신이 들어는 비유”(43-45절)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유진 피터슨의 시편묵상, 특히 120편부터 134편까지 시편의 부제-성전에 올가는 노래-를 묵상하면서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한 길 가는 순례자이지만 영문 원제는 같은(한) 방향으로의 오랜 순종입니다. (Long Obedience in the Same Direction)입니다. 그 책의 부제가 무엇이냐 하면 인스턴트 사회에서의 제자도 (Discipleship in an Instant Society)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조급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하나님과 더불어 걸어가야 합니다. 

내가 구원받고 믿음의 자녀가 된 것은 내 안에 머물러 계시는 성령의 감화와 감동 때문입니다. “성령이 아니고는 예수를 구주로 시인할 수 없다”(고전12:3)고 하셨는데, 내 안에 성령이 계시므로 이러한 신앙고백을 드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주하시는 성령과의 대화의 교제는 내 영혼을 지키는 힘일 뿐 아니라 나의 경계선이 하나님의 지평선으로 넓혀져 가는 초대입니다. 

(결론) 안도현의 시 [꽃밭의 경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꽃밭과 꽃밭 아닌 것의 경계로 삼으려고 돌을 주우러 다닐 때 

계곡이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공사장을 지나갈 때면 

목 빼고 기웃거리고 쓰러지는 남의 집 됫박만 한 주춧돌에도 눈독을 들였어라 ……..

꽃밭에 심을 것들을 궁리하는 일보다 꽃밭의 경계를 먼저 생각하고 

돌의 크기와 모양새부터 가늠하는 내 심사가 한심하였더라……….”   

나의 경계선이 하나님의 크기를 담지 못할 뿐더러 이웃을 향한 공격이 되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그 세계를 담을 때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 넘는 하나님의 세계로 초대됩니다. 

(요한복음 20: 27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못하던 의심받은 제자 도마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 부활의 그리스도는 멀쩡한 몸을 가지시고 부활의 확증, 믿음의 확증을 주시지 않고 상처 입은 몸을 보여 주시며 부활의 확증과 믿음의 회복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도마의 요구는 새로운 몸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고난속에서 찢기고 연단의 몸을 보기를 원하였습니다. 

우리는 도마와 같이, 그리고 요나와 같이 우리 안의 경계가 부끄러움과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상처를 회복하시는 부활의 주님과 만남속에서 이 모든 것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넓은 세계안에 들어가는 여러분 되시기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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