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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단상] 사라의 장례식 (창23:1-20절)_토론토 사랑의 교회 김혁기 목사

사라의 장례식 (창23:1-20절)

토론토 사랑의 교회 김혁기 목사

어린 아이들과 나이든 사람들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래를 보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기를 기대하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그들의 미래입니다. 하지만 중년이 넘어선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과 세상 사람들 사이에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죽음은 두려운 것이며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믿음과 소망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의 자리에서 찬양을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믿음의 어머니 사라의 장례식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통해서 믿음의 조상들이 지녔던 소망과 믿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 원합니다. 

1. 사건의 배경: 사라의 죽음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죽음과 장례 절차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라의 나이가 127 세였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나이가 137 세였습니다. 그리고 아들 이삭이 태어난 지 37 년되는 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가나안에 들어온 지가 62 년이 지났습니다. 그녀는 남편 아브라함과 함께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살다가 죽은 것입니다. 자 그럼 여기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무엇을 해야할까요? 한국에서도 장례식을 치를 때에는 절차가 있습니다. 주로 요즘은 삼일장을 합니다. 입관과 발인과 하관의 의식들이 있습니다. 비록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고대 이스라엘에도 정해진 장례의 절차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절차에 따라서 아브라함은 슬픔의 의식을 행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의식들을 마쳤을 때 이제 일어나서 장지를 마련하기 위해서 나섭니다. 사실 장지를 준비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2. 장지 구입 

보통은 죽기 전에 자신의 장지를 마련합니다. 하지만 사라의 장례가 시작할 때까지 아브라함은 장지를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가나안 땅은 그가 쉽게 땅을 구할 수 있는 그의 땅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그는 이방인이었기에 땅을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당시에 아브라함은 가나안에서도 남부 지역인 헤브론 근처에 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지역은 반유목생활을 하는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의 중요한 정착지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가나안에는 여러 족속들이 살고 있었는 데 그 중에서 헤브론 지역에는 헷 족속의 거주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헷 족속의 도시였던 헤브론을 찾아가서 그들의 성읍 문 안의 광장에서 성읍 대표들과 그의 백성들과 함께 소집하고 장지를 구입하는 중요한 거래를 시작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는 그 거래의 내용이 아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서로 예의를 가지고 주고받는 내용들을 잘 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브라함이 진행하는 거래의 진행 방식이 기원전 2000 년 경의 고대 근동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식들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성읍의 대표들에게 거래를 제안하고 그들의 허락 속에 구체적인 거래를 진행하고 흥정을 통해서 그 적정한 가격을 정하고 그리고 성읍 장로들과 주민들의 증언 속에서 그 값을 지불하고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은 이 땅이 아브라함의 소유가 되는 과정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땅이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이 약속의 땅에서 실제로 소유한 최초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라를 이어서 아브라함, 이삭, 리브가, 야곱, 레아까지 모두 이곳에 묻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무덤들의 중요성 때문에 역사 속에서 이 무덤은 계속 보존되었고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무슬렘들도 이 무덤을 성지로 생각하기 때문에 헤롯 대왕이 크게 만들었던 건물이 무슬렘 점령 시기에도 보존되었고 지금까지도 유대인들과 무슬렘들의 공동 관리 속에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3. 헷 족속의 태도 

또 한 가지 본문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사실은 이 성읍의 헷 족속의 사람들이 아브라함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정중하다는 것입니다. 헷족속인 이 사람들은 이 땅의 원주민들입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이곳에 온지 불과 62년 밖에 되지 않은 이민 1세대의 이주민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히브리어로 “게르”라고 합니다. 본문에서 “나그네” 혹은 “거류자” 라고 번역됩니다. 아브라함은 이 가나안 땅에 친척도 없고 연고가 없는 나그네였던 것입니다. 사실 고대에 나그네는 무시를 당하고 불이익을 당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구약 율법에서도 나그네는 사회적 약자로서 표현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 헷족속의 사람들은 아브라함을 굉장히 존중합니다. 

그들은 아브라함을 이렇게 호칭합니다. “나의 주여, 당신은우리가운데있는하나님이세우신지도자입니다.” “하나님이세우신지도자”라는한글 번역은 히브리어를 직역한 것이라고요. 영어에서는 주로 의역해서 “mighty prince” (강력한 왕자)라고 표현합니다. 이 의미는 하나님이 돕고 함께하는 특별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들이 아브라함을 이렇게 부르는 것에는 그들이 아브라함 주변에서 수십년을 살면서 목격했던 놀라운 사건들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메소포타미아의 왕들과의 전쟁의 사건입니다. 그들이 쳐들어왔을 때 사해 근처의 소돔과 고모라를 포함하는 작은 왕국들은 모두 전쟁에 패해서 도망치고 포로가 되는 큰 피해를 입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작은 숫자의 군대를 이끌고 쫓아가서 그들을 물리치고 조카 롯의 가족과 포로가 된 사람들을 구해서 돌아옵니다. 이 사건은 이 지역 사람들의 눈에 아브라함을 신이 선택한 특별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애굽에서 바로왕과의 사건 속에서 그리고 블레셋 왕과의 사건 속에서도 그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큰 축복과 재산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서 주변 헷 족속의 사람들은 아브라함에 대해서 두려움과 존경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구입하려는 땅을 소유하고 있었던 에브론은 아브라함을 존경하며 그가 원하는 것을 무료로 자신들이 사용하게 줄 수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이러한 헷 족속들의 모습은 아브라함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존경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결코 그들 앞에서 가볍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는 도리어 그들 앞에서 절을 하면서 최대한의 예의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강하게 주장해서 결국 400 세겔의 값을 지불하고 막벨라 굴과 그 굴이 포함된 밭과 주변 땅을 사게 된 것입니다. 

4. 아브라함의 반응: 믿음의 반응 

사실 오늘날의 시선이라면 이렇게 자신에게 존경을 표현하고 그냥 장지를 준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그 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두려움과 존경으로 바라보는 그들에게 강권해서 돈을 지불합니다. 왜 아브라함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그는 헷 족속 사람들에게 비록 자신이 60 년 이상 그들과 함께 살아왔지만 자신을 나그네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그의 정체성입니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자신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호의에도 어떤 면에서는 선을 긋는 것입니다. 

둘째로 그는 세상의 호의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세상의 호의를 받을 것이었다면 그는 이전에 소돔왕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그에게 재물을 줄 것을 제안했을 때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의 호의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호의 속에 살기를 원해서 소돔왕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헷 족속 사람들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입니다. 오직 그는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그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약속을 믿고 갈대아의 우르에서 길을 떠나서 이곳 가나안까지 온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62 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경험합니다. 때로는 불신앙으로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고 무너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용서하고 격려하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순간과 기억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 순간 장지를 구입하면서 현재의 이익이나 아내의 죽음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믿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내를 그곳에 묻고 그 무덤을 바라보면서 그는 자신도 그곳에 곧 묻히게 될 것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세상 사람들처럼 헛된 죽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소망하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그의 나라를 소망하면서 미래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동일한 믿음을 그의 후손들도 소유합니다. 그의 아들 이삭도 이 믿음으로 이 무덤에 묻혔습니다. 그리고 애굽으로 내려갔던 야곱도 그의 침상에서 마지막 유언으로 요셉에게 자신을 약속의 땅에 소유지인 헤브론의 막벨라 굴에 장사 지내라고 말합니다. 요셉도 죽으며 후손들에게 자신의 조상들처럼 자신의 뼈를 약속의 땅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그래서 400 년 뒤에 출애굽한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의 뼈를 가지고 가나안으로 돌아갑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믿음이었고 족장들의 믿음이었습니다. 그들은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과 은혜가 넘치는 그 나라가 세워질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았던 것입니다. 그 믿음 때문에 그들은 세상 속에 살았지만 여전히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상에 나그네로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런 믿음으로 우리들도 이 세상을 나그네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소망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진리에 따라 살아가는 저희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결론: 오늘 본문에서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죽음과 장례 절차를 설명합니다. 본문은 길고 자세한 설명 속에서 어떻게 아브라함이 많은 돈을 주며 그 장지를 구입하는 지를 우리들에게 보여줍니다. 이 과정은 약속을 믿고 살아왔던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은 충분히 세력과 재력을 소유했고 롯처럼 헤브론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지낼 수 있었음에도 여전히 나그네로 살았고 그들의 호의에 찬 제안에도 불구하며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장지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 속한 자의 모습이며 세상을 의지하지 아니하며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자의 모습입니다. 동시에 현재의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우리들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라서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우리 구주 예수님과 그의 오심으로 완성될 그의 나라를 소망하며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 믿음으로 오늘도 힘있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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