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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본것같은 성지순례] 야곱의 우물교회(Jacob’s Well Church)

야곱의 우물교회(Jacob’s Well Church)

야곱의 우물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왜냐하면 서안지구에 속한 팔레스타인 지역 중 분쟁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들 간의 분쟁, 특히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과의 분쟁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79년 극렬 시오니즘 그룹의 유대인이 ‘야곱의 우물’은 유대인들의 성지라고 주장하며 십자가를 없애고 교회를 훼손했으며, 일주일 후 이 교회를 지키던 그리스 정교회 수사 (Archimandrite Philoumenos)는 유대인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그 후 ㅋ이 교회당 안에는 그가 순교 당할 당시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순례자들은 야곱의 우물교회를 방문하고 싶어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리심산 위에 올라가서 그곳을 내려다보기만 하고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처럼 야곱의 우물 교회는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순례자들이 그리심산 위에서 내려다본 야곱의 우물교회 안에 우물이 정말 있는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우물은 기독교, 유대교와 무슬림 사이에서도 다른 이견이 없는 확실한 야곱의 우물이 그곳에 있다. 이 우물이 야곱의 우물이라고 이름이 불려진 것에 대해 구약성경은 특별히 그 이유를 말하고 있지는 않다. 야곱이 밧단아람으로부터 세겜으로 돌아올 때, 그는 세겜성 앞에 텐트를 치고 그 텐트 친 장소를 값을 주고 샀으며 제단을 세웠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부터 평안히 가나안 땅 세겜 성에 이르러 성 앞에 그 장막을 치고 그 장막 친 밭을 세겜의 아비 하몰의 아들들의 손에서 은 일백개로 사고 거기 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 이스라엘이라 하였더라 (창 33:18-20)

야곱이 세겜의 자손으로부터 돈을 주고 산 땅은 세겜성 앞이라고 성경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텔 발라타(Tel Balata)라는 고대 세겜, 예수님 당시에는 수가(Sycar)라고 불리던 수가성과 야곱의 우물까지는 1 k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수가성에 살고 있던 한 여인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우물에 물을 길러 왔다가 메시야를 만났다 (요 4장). 야곱이 현재 우물이 있는 세겜성 앞의 밭을 사고 그곳에 세운 제단 이름을 ‘엘엘로헤 이스라엘’, 즉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란 뜻으로 지었는데, 그 이름과 같이 영적으로 목이 말라있던 수가성 여인이 생명수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우물가에서 만났던 것이다. 예수님을 만났던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은 조상 야곱으로부터 이 우물의 역사가 기원한다고 말했다 (요 4:12).  그래서 이 우물이 바로 야곱의 우물이며, 서기 384년 이곳에 기념교회가 지어졌고, 십자군 시대 이후 현재 교회는 1893년도에 지어졌으며, 수리 보수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교회 마당을 지나 예배당에 입장한 후 강대상 아래쪽 지하로 내려가면 그곳에 조그마한 우물이 있다. 이곳이 현지에서는 야곱의 우물(Jacob’s Well), 혹은 수가성의 우물(Well of Sychar)이라 불린다. 석조 구조물로 우물의 입구를 감싸고 있으며, 단단한 암석을 깎아낸 입구를 통해 물통으로 우물물을 길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물을 판 사람은 엄청난 노력으로 이 우물을 만들었을 것이다. 방문객들이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호기심으로 던진 조그만 돌들로 인해 이 우물의 깊이는 시대마다 변해 왔다.  1935년에는 우물의 깊이가 40미터였는데, 최근 들어와서는 약 22미터로 축소되었다. 우물 위에서 물 수면을 바라보면 물이 조명의 반사로 흔들려서 마치 샘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가는 도중에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동네에 들어갔고,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우물로 물을 길으러 왔다. 예수님은 여자에게 물을 좀 달라고 하시자 그 여인은 이렇게 말했다.

사마리아 여자가 가로되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하니 이는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치 아니함이러라 (요 4:9)

현대 극정통파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정결함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대부분 성경 연구 외에 다른 직업이 없어 보통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옆 좌석에 아내 외에 다른 여자가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옆에 앉은 여인이 부정한지 정한 여인인지 알 수 없고, 부정한 여인의 옷자락이라도 자신에게 닿으면 자신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다. 한번은 극정통파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거리에 남자가 다니는 인도와 여자 인도를 따로 만들어 달라고 시위까지 한 적도 있다.  1세기의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과 불편함을 넘어 어쩌면 원수와도 같았을 수도 있다. 기원전 722년 북왕국 멸망 후 이방인들과 혈통이 섞여서 부정한 사람들이라고 천시되어 오던 사마리아 사람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았고, 유대인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은 말도 섞지 않는 관계가 되었던 것이다. 기원전 5세기 중엽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리심산에 자신들의 성전을 건축하고 예루살렘 대신 그곳에서 절기행사를 가졌다. 기원전 2세기 마카비는 유대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이단의 중심지인 사마리아 성전을 파괴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야곱의 우물은 유대인에겐 방문금지지역이며, 외국인도 방문할 때 긴장해야 되는 것처럼, 2천년 전 유대인을 환영하지 않던 세겜에서 예수님은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던 천대받던 여인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셨고, 이 여인에게 야곱의 우물을 배경으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 4:14)

주님이 물을 마신 그 우물가에서 순례자들도 도르래의 양동이로 퍼 올린 야곱의 우물물을 한잔씩 마시며,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묵상해 보는 것이다.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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