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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본것같은성지순례] 갈멜산(Muhraqa)

갈멜산(Muhraqa)

엘리야와 바알 선지자들의 대결 장소로 알려진 갈멜산은 현지에서 무흐라카(Muhraka), 즉 ‘불의 재단’이라고 불리며, 열왕기상 18장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다.  이곳은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가 기도했을 때 하늘에서 불이 떨어진 곳으로, 사마리아에서 북쪽으로 약 80km, 아합 왕의 겨울궁전이 있었던 이스르엘로부터는 북서쪽으로 약 40km 떨어져 있으며, 해발 482m에 위치한 곳이다.

기원전 9세기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 아합은 시돈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과 결혼하게 된다 (왕상 16:31). 아합의 장인 이름인 엣바알의 뜻은 ‘바알과 함께’라는 뜻이다. 아합 왕의 장인은 바알신을 섬기는 것을 넘어 스스로 바알신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비옥한 땅인 초승달 지역의 팔레스타인 북서쪽에 살던 시돈 사람들은 비를 주관하는 신이 바알이라고 믿어 왔던 것이다. 성경의 시돈땅에 위치한 레바논의 베카 골짜기에는 세계 최대의 돌로 건축된 바알 신전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레바논의 페니키아 민족은 세계 최초로 해상무역을 창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레바논 산지에 대규모로 자라나는 백향목 군락지에서 나무를 베어 만든 튼튼한 배를 타고 다니며, 자신들의 문자와 문화 그리고 바알신을 전파하면서 지중해 해변도시 중심으로 자신들의 식민도시를 건설했다. 그들이 전파한 페니키아 문자에서 영어의 알파벳이 탄생한 것이다.  이 페니키아 민족이 건설한 도시들 중에 카르타고는 스페인을 식민지로 두며, 로마와 지중해의 해상무역권을 놓고 충돌하던 강력한 도시국가였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지중해변의 패권자를 가리는 기원전 3세기 제 2차 포에니 전쟁 동안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장수였다. 시대는 다르지만 이세벨과 결혼한 아합왕의 정치적 결단은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에게 칭송을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시각에는 너무나도 악한 결정이었다. 북왕국 이스라엘은 이세벨과 결혼 동맹을 맺은 값으로 바알을 섬겨야 했는데,  450명이나 되는 바알 선지자들은 물론이고 아합왕 그 자신이 앞장서서 사마리아 왕궁 안에 바알 신전을 마련하고 하나님 대신 바알을 섬겼던 것이다. 지금도 사마리아의 아합왕의 궁전을 방문하면 대규모의 바알 산당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로 아내를 삼고 가서 바알을 섬겨 숭배하고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의 사당 속에 바알을 위하여 단을 쌓으며 (왕상 16:31-32)

이렇게 천둥과 번개, 그리고 비의 신 바알을 섬긴 결과는 비참하게도 무려 3년동안이나 비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엘리야에서 임했다.

많은 날을 지내고 제 삼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너는 가서 아합에게 보이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 (왕상 18:1)

이스라엘은 건기철인 여름 6개월은 비가 안 오고, 우기철인 겨울 6개월 동안에만 비가 오는데, 건기가 끝나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이른비가 내려야 보리와 밀을 파종할 수가 있다. 백성들은 비가 내리지 않는 3년 동안 파종 자체가 불가능했고, 심긴 것이 없으니 추수할 것도 없고 시내의 물도 말랐던 것이다. 하지만 아합왕과 그의 신하 오바댜는 백성에게 마시게 할 물을 찾으러 다닌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과 노새를 위하여 물을 찾으러 다녔다 (왕상 18:5). 이 때 하나님께서 비를 보내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받은 엘리야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 아합을 만나게 되고, 드디어 갈멜산에서 영적인 대 서사시가 펼쳐지는데, 엘리야가 믿는 신이 참 하나님인지, 바알이 참 하나님인지 이스라엘의 백성들은 선택을 해야 되었던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후에는 광야에서 하나님만을 섬겼다. 그러나 그들이 요단강을 건넌 후 도착한 가나안에서는 농사를 짓는데, 농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비를 내리게 한다는 바알신이 가나안의 토착신이었던 것이다.  가나안 땅에 살던 일곱 족속에게는 바알신을 섬기는 것이 최신 영농기법과 기술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것에 유혹을 느꼈을 것이다. 백성들이 원하는 것에 공식적으로 허가증을 내준 장본인이 아합이었고, 백성들은 강도 같은 목자를 따라가는 양떼들과 같았다.  엘리야는 외쳤다.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두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좇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좇을지니라 하니 백성이 한 말도 대답지 아니하는지라 (왕상 18:21)

양과 염소를 키우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에서 만났던 하나님도 필요했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비를 내리게 한다는 바알신도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때 엘리야는 불을 내리게 하는 신이 참 신이라고 대결의 규정을 선포했다. 백성들은 모두 이것에 동의했고, 천둥과 번개의 바알신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지만, 엘리야가 제단을 다시 세우고 그 제단에 물을 잔뜩 붓고 기도했을 때, 하늘에서 불이 내려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도랑의 물을 핥았던 것이다 (왕상 18:38). 그리고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 450명을 죽인 후 기도하니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3년의 가뭄이 해갈되는 대 역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엘리야의 하나님은 천둥 번개 비뿐만 아니라 만물을 주관 통치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이신 것이다.

그 앞에 광채로 인하여 빽빽한 구름이 지나며 우박과 숯불이 내리도다 13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뇌성을 발하시고 지존하신 자가 음성을 내시며 우박과 숯불이 내리도다 14 그 살을 날려 저희를 흩으심이여 많은 번개로 파하셨도다 (시편 18:12-14)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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