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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본것같은 성지순례] 욥바 (Jappa)

욥바 (Jappa)

예루살렘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 정도 달리면 욥바에 도달하게 된다.  ‘비아마리스(Via Maris)’라고 불리는 해변길에서 동쪽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벳호론 언덕길인 443번 도로를 타고, 하스모니아 왕국의 시작 지점이었던 모딘(Modin)과 룻다(Lydda) 교차로를 지나 욥바에 이르게 된다. 예루살렘과 욥바를 이어주는 고대 도로 사이에 룻다가 있으며, 이곳의 현대 지명은 로드(Lod)다. 룻다는 사도행전 9장에 등장하는 장소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후 사마리아로부터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베드로는 유대 지방의 전도 사역을 위해 왕래하던 중 룻다의 성도들에게로 왔고 이곳에서 그는 중풍병자 애니아를 고쳤으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영접하게 된다.  

때에 베드로가 사방으로 두루 행하다가 룻다에 사는 성도들에게도 내려갔더니 33 거기서 애니아라 하는 사람을 만나매 그가 중풍병으로 상 위에 누운지 팔년이라 34 베드로가 가로되 애니아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를 낫게 하시니 일어나 네 자리를 정돈하라 한대 곧 일어나니  룻다와 사론에 사는 사람들이 다 그를 보고 주께로 돌아가니라 ( 행 9:32-35) 

베드로 사도가 룻다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욥바의 성도들은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 사도가 급히 욥바로 올 수 있도록 간청한다. 베드로가 욥바로 급히 내려갔던 이유는 다비다라 하는 여제자가 병들어 죽었기 때문이다. 

욥바에 다비다라 하는 여제자가 있으니 그 이름을 번역하면 도르가라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더니(행 9:36)

베드로는 욥바에서 죽은 다비다를 살리게 된다. 마치 예수님이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사랑하던 제자 나사로를 살리셨듯이 베드로는 신실한 성도였던 다비다를 살리게 된다. 

베드로가 …. 시체를 향하여 가로되 다비다야 일어나라 하니 그가 눈을 떠 베드로를 보고 일어나 앉는지라 (행 9:40)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듣고 그를 따르듯(요 10:27), 양같이 순종의 삶을 살던 다비다는 죽어서도 목자의 음성에 순종해서 부활했다. 욥바 근방에는 두개의 베드로 교회가 있다. 욥바 근방 아부 카비르(Abu Kabir)에 위치한 러시아 정교회에서 관리하는 베드로 교회와 다른 하나는 가톨릭 소속 베드로 교회다. 러시아 정교회(Russian Orthodox Church)는 다비다의 무덤자리에 지은 교회이고, 가톨릭 소속 베드로 교회(St. Peter’s Church, Jappa)는 베드로 사도가 다비다를 살린 후 피장 시몬의 집에서 기도하다 환상을 본 것을 기념한 교회다. 피장 시몬의 집은 욥바 해변가로 내려가는 골목길에 위치해 있다. ‘아름답다’란 뜻의 욥바 마을은 ‘쿠카르’라는 모래사암으로 지어진 집들로,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은 지중해를 바라보는 언덕 마을로 4000년 이상 된 이스라엘에서 최고로 오래된 항구도시다.  1799년 3월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욥바에 발을 디딘 것을 기념한 나폴레옹 상을 따라 바닷가로 향하는 골목길에 피장 시몬의 집이 남아있다. 이곳이 베드로 사도가 다락방에서 기도할 때, 환상을 보고 고넬료가 보내온 하인들을 만난 곳이다. 베드로는 다비다를 살린 후 욥바에 여러 날 있었고, 시몬 피장의 집에 있으면서 기도에 힘쓰다 유대인들이 먹어서는 안되는 각색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이 들어있는 큰 보자기 환상을 보게 된다(행 10:11-16). 베드로는 성령의 깨달음을 얻고 고넬료가 보낸 하인들을 따라 가이사랴로 향하게 된다. 가이사랴에서 그는 고넬료와 그 가정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고, 로마인이었던 그들은 성령충만을 받게 된다.  보자기에 싸여 내려오던 가증한 짐승과 공중에 날던 것은 어쩌면 유대인들이 생각하기에 가증했던 이방인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성령님의 음성에 순종했고, 말씀을 전할 때 로마인인 백부장 고넬료와 그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던 것이다. 

내가 말을 시작할 때에 성령이 저희에게 임하시기를 처음 우리에게 하신 것과 같이 하는지라 (행 11:15)

가이사랴가 이방인 선교의 출발점이라면 그 출발을 가능케 했던 장소가 욥바인 것이다. 

피장 시몬의 집은 개방을 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순례자들은 집의 위치만 확인하고 바로 항구로 내려간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기잡는 어선과 잡은 물고기를 저장하는 냉장창고가 있는 욥바 항구가 나온다. 욥바는 선지자 요나와 관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는 요나에게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선포하라고 하셨다.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쳐서 외치라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하였음이니라 하시니라 (욘 1:2) 

그러나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선가를 주고 북쪽에 위치한 니느웨 대신 서쪽에 위치한 다시스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욥바 항구에 올 때마다 파도가 심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10월부터 4월사이 이스라엘의 우기에는 파도도 높고, 비바람이 불 때는 우산이 날아갈 정도로 날씨가 궂은 때도 있다.  요나 선지자가 승선했던 배는 풍랑을 만났고, 그는 풍랑의 책임을 지고 물속에 빠지게 된다. 욥바 항구에 들어오는 입구 우측에 큰 물고기가 웃는 모습을 하며 등에서는 물을 뿜고 있다.  불순종한 요나 선지자를 삼켰던 물고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아마도 요나 선지자는 니느웨란 도시야말로 멸망받기에 마땅한 우상과 거짓, 온갖 악독이 가득한 도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 니느웨는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키는 도구로 사용이 된다. 그러나 요나 선지자가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전했을 때 그들도 회개를 했다. 

왕이 그 대신으로 더불어 조서를 내려 니느웨에 선포하여 가로되 … 힘써 여호와께 부르짖을 것이며 각기 악한 길과 손으로 행한 강포에서 떠날 것이라   하나님이 혹시 뜻을 돌이키시고 그 진노를 그치사 우리로 멸망치않게 하시리라 (욘 3:7-9) 

구약의 요나 선지자는 욥바에서 니느웨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불순종의 길로 갔지만, 베드로는 자신의 생각을 제하고 하나님의 명령대로 순종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수 로마인에게까지 복음을 전했고, 그 복음은 유럽을 거쳐 한국까지 전파되었던 것이다. 그 아름다운 이야기를 욥바에서 바라본 넘실대는 지중해 파도가 말을 하는 것같이 느껴진다.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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