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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본것같은성지순례] 텔벧세메스(Tel Bethshemesh)

텔벧세메스(Tel Bethshemesh)

고대 성경시대 북쪽의 바벨론과 앗수르, 그리고 남쪽의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심장 예루살렘쪽으로 쳐들어갈 때 이용하던 다섯개의 서쪽 골짜기가 있었다. 그것들은 아얄론, 엘라, 스바다, 라기스 그리고 소렉 골짜기이다. 이 다섯개의 골짜기에는 그 골짜기를 지키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사람들이 쉬어가는 다섯 도시들이 있었는데, 아얄론 골짜기의 게셀과 엠마오, 엘라 골짜기의 아세가와 소고, 스바다 골짜기의 마레사 성읍, 라기스 골짜기의 라기스 성읍, 그리고 소렉 골짜기의 벧세메스였다. ‘태양의 집’이란 뜻의 벧세메스는 구약성경에 17번 이상 등장하는 장소로 사사시대의  블레셋 사람들이 보낸 법궤가 이곳에 잠시 있었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벧세메스는 소렉 골짜기 남쪽의 둥근 제방과 같은 모습을 갖고 있으며, 벧세메스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태양신을 섬기던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두렵건대 네가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일월 성신 하늘 위의 군중 곧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천하 만민을 위하여 분정하신 것을 보고 미혹하여 그것에 경배하며 섬길까 하노라  (신 4:19)

이런 태양의 신을 섬기던 가나안의 도시 벧세메스는 기원전 14세기 이스라엘 백성들에 의해서 완전히 파괴되고 여호수아가 12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할 때 단 지파에게 주어진 땅이었다.

벧세메스는 예루살렘 서쪽으로33km에 떨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40분간 달리면 38번 도로에 속한 벧세메스에 이르게 된다. 현재 소렉 골짜기의 남쪽에 위치한 벧세메스는 2018년도 2월 이후, 이스라엘의 고고학 발굴장소들 중 가장 대규모로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쉐펠라(낮은 평야)에 위치한 성경의 도시 벧세메스에 올라가서 소렉골짜기 건너편을 바라보면 또 다른 구릉지대가 보인다. 이곳에 소라(Zora)가 자리잡고 있고, 그 건너편 언덕산에 에스다올이 있다. 모두 단지파에 속한 곳이다. 소렉 골짜기 건너편에서 훤하게 보이는 소라 동네와 그 오른편 언덕 위에 이스라엘의 천하장사 삼손의 무덤도 있다.

기원전 14세기에서 13세기 사이 제사장들이 멘 법궤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요단강을 건너게 되었고, 그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수아의 지도하에 정복전쟁에 들어가게 되었다. 가나안 땅은 12 지파들에게 분배되었고, 법궤는 에브라임 지파의 땅 ‘실로’에 보존되면서 실로는 정치, 경제 그리고 종교의 중심지가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소렉 골짜기 서쪽 지중해 근방에 살던 블레셋 사람들은 대규모로 전쟁을 일으켰고, 법궤만을 믿고 전쟁에 나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에벤에셀에서 전멸을 하고 만다. 블레셋은 ‘실로’까지 파괴하고 이스라엘은 황폐화 되었으며, 법궤는 지중해변 근방 평야의 블레셋 사람들의 진영 ‘아스돗’으로 옮겨졌다. 블레셋 사람들은 법궤를 다곤의 신전 안에 두었으나 이튿날 다곤이 쓰러져 있었고, 그 다음날은 다곤의 머리와 두 손목이 끊어져 문지방에 있었다. 블레셋의 신은 파괴되었고, 아스돗 사람들에게는 독종의 재앙이 더하여지게 되었다. 아스돗의 블레셋 사람들은 법궤를 이웃도시 ‘가드’로 보냈고, 가드의 블레셋 사람들에게도 작은 자와 큰 자들 모두에게 독종이 나게 되었다. 생명과 축복을 가져다 주는 하나님의 임재가 블레셋 사람들에게는 큰 재앙을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가드의 법궤는 블레셋의 또 다른 도시 ‘에그론’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에그론 사람이 부르짖어 가로되 그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와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다…(삼상 5:10)

에그론 성의 사람들에게도 역시나 사망의 환난이 있었고, 죽지 아니한 사람들의 부르짖음은 하늘에까지 사무쳤다. 이에 블레셋 사람들은 블레셋의 다섯 도시의 죄를 사해 달라는 의미에서 법궤를 떠나 보내기로 결정한다. 블레셋 사람들은 젖이 나오는 암소 두마리로 새 수레를 끌게하고, 수레 위에는 금쥐 다섯과 그들의 독종의 형상을 담은 상자와 하나님의 궤를 얹게 된다. 수레는 이스라엘의 단지파에 속한 성읍 벧세메스에 도달하게 되고, 소는 번제로 수레는 땔감으로 하나님께 드려지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단지파에 속한 벧세메스 사람들은 블레셋 사람들도 하지 않았던 법궤를 열어 보게 된다. 아마도 금 덩어리에 눈이 어두워져 혹시나 법궤 안을 열어 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 대가로 많은 이들이 죽게 되었다.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 본고로 그들을 치사 (오만)칠십인을 죽이신지라 여호와께서 백성을 쳐서 크게 살륙하셨으므로 백성이 애곡하였더라 (삼상 6:19)

성경에는 레위인만이 법궤에 접촉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만지거나 성소를 들여다만 보아도 죽을 수 있다고 민수기 4장 15절과 20절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벧세메스 사람들은 이 법을 무시하고 법궤를 열고 들여다 보아서 큰 재앙을 맞았던 것이다.  무슨 이유 때문에 법궤를 열어 보았는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단지파의 성읍 벧세메스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경솔히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이후 벧세메스 사람들은 블레셋 사람들처럼 법궤를 옮기게 되는데 예루살렘 근방 기럇여아림 거민에게 보내게 된다. 기럇여아림 사람들은 여호와의 궤를 아비나답의 집에 들여놓고 그 아들 엘리아살을 거룩히 구별하여 여호와의 궤를 지켰고(삼상 7:1), 법궤가 20년 이곳에 있는 동안 아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윗은 블레셋 사람들처럼 법궤를 수레에 싣고 예루살렘으로 옮기다가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가 하나님의 궤에 손을 대는 바람에 죽고 만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가드 출신인 믿음의 사람 오벧에돔은 자신의 집에 법궤를 석달 동안 지켰고, 여호와께서는 오벧에돔과 그 온 집에 복을 주셨던 것이다 (삼하 6:11).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 법궤를 거짓 신들과 동급으로 취급했던 블레셋 사람들에게 큰 재앙이 있었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법궤를 경홀히 여겼던 벧세메스 사람들에게는 더 큰 재앙이 임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대로 믿음으로 나아간 오벧에돔의 온 집안은 복을 받았다. 똑 같은 법궤였지만 어느 곳에서는 재앙이 있었고, 누구에서는 복이 임했다. 그것은 하나님을 어떤 자세로 대하느냐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떤 자세로 대하고 있는가?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히 여기리라 (삼상 2:30)

글, 사진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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