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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본것같은성지순례] 벳바게 교회(Church of Bethphage)

벳바게 교회(Church of Bethphage)

저희가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감람산 벳바게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두 제자를 보내시며…. 나귀 새끼를 예수께로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걸쳐두매 예수께서 타시니 많은 사람은 자기 겉옷과 다른 이들은 밭에서 벤 나무가지를 길에 펴며 ( 마 21:1,막11:7-8)

벳바게(Βηθφαγή)는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도상에 있던 마을이었다. 벳바게의 히브리어는 ‘베잇 파게’로 ‘이른 무화과의 집’이란 뜻이다.  예루살렘 성에서 출발하면 기드론 골짜기와 겟세마네의 주기도문 교회를 거쳐 감람산 동쪽으로 약 1.6 km 상에 있는 벳바게 교회에 도달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 주거지가 있던 고대 마을 벳바게에 십자군들이 12세기에 벳바게 교회를 건축했다. 현재 교회는 1883년, 십자군들의 벳바게 채플 위에 지어진 곳이다. 벳바게 마을은 따뜻한 유대 광야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예루살렘보다는 더 일찍 무화과가 열렸을 것이다. 그래서 이 동네는 예루살렘과 여리고를 오고가는 순례자들에게 간식 거리를 제공하던 마을이었던 것 같다.

벳바게와 베다니는 현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나누는 분리장벽으로 서로 가로막혀 있다. 베다니까지 얼마 안 걸리는 거리를 이 장벽때문에 1시간 넘게 돌아가야 한다. 랍비문서에 따르면, 벳바게는 예루살렘의 지경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즉 예루살렘 주민들이 유월절에 잡은 어린양을 먹을 수 있는 가장 먼 지경의 끝에 속한 곳이 벳바게였던 것이다. 이스라엘의 3대절기 행사 중 성경시대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축제가 유월절이다. 성경시대 전국에서 몰려든 순례자들이 예루살렘 성안에서 숙소를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므로 그 인근 마을에 흩어져서 잠을 청하게 되는데 그 중 한곳이 베다니였다. 베다니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예수님은 벳바게에 가까이 오셔서 그의 제자 둘을 보내 한번도 타보지 않은 어린 나귀를 데려오라 말씀하셨다.

    이르시되 너희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로 들어가면 곧 아직 아무 사람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의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너라 만일 누가 너희에게 왜 이리 하느냐 묻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이리로 보내리라 하시니 (막 11:2-3)

예루살렘 근방의 주민들은 특별히 절기 중의 절기인 유월절 행사기간에 더욱 친절을 베풀었다. 그것은 그들의 풍습이었고, 더군다나 유명한 랍비의 부탁은 나귀주인에게 오히려 기쁨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베다니에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요 11:45)은 그 인근 마을에 퍼졌고, 예수의 하신 일을 본 많은 유대인들은 그를 메시아로 믿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주가 쓰시겠다 하니 나귀의 주인은 흔쾌히 나귀를 내어 드렸던 것이다.

벳바게 교회에 입장하면 강대상 정면에 성화가 그려져 있다. 예수님은 어린 나귀를 타셨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종려나무를 들고 예루살렘으로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따르는 사람들 중에는 부활한 나사로와 마리아, 마르다도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 눈에 특별히 들어오는 돌이 강대상 좌측편에 철망이 씌워진 채로 남아 있다. 프레스코 형식의 성화가 그려져 있는 이 사각형 석회석 돌에 나귀들이 매여 있었다고 한다.  두 명의 제자들은 이곳에 매여 있던 어미 나귀와 어린 나귀를 주님께 끌고 왔고, 예수님은 그중 어린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심으로 요셉이 유다의 집에 말한 예언과 같은 유언을 성취하셨던 것이다.

그의 나귀를 포도나무에 매며 그 암나귀 새끼를 아름다운 포도나무에 맬 것이며 또 그 옷을 포도주에 빨며 그 복장을 포도즙에 빨리로다 (창 49:11)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시고 동물들의 먹이통인 구유에 누이셨다. 그가 이 땅에 오셔서 메시아로서의 사역을 결론짓는 중차대함을 앞에 두고 어린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향하실 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옷을 길에 깔았다. 포도주와 붉은 포도즙은 곧 십자가에서 흘리실 주님의 피를 상징할 것이다.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배로운 그의 피는 죄악으로 더러워진 인류의 옷을 빠셨고, 그 공로를 믿는 자는 구원을 얻는 것이다.

사진,글_ 이호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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