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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진수장로의 성공적인 실패] 리더는 좋은 쇼를 해야 한다(16)

성공적인 실패 (16) – 리더는 좋은 쇼를 해야 한다

2000년에 이어 2005년 초에 또 한 차례 회사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회사의 과도한 투자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의 장기간 투자에 비해 단기간 내의 리턴이 되지 않은데다가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적은 계절과 맞물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간부회의를 소집하여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사장인 나는 30%, 부사장은 20%, 이사는 10%, 그리고 과장급은 5%씩의 월급 삭감을 제안했고 그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을 소집했다. 회사의 어려움을 모두에게 알리고 월급 삭감에 대한 회의 결과를 공유할 목적이었다. 나는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실제로는 간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과는 조금 다른 수정안을 발표했다. 사장인 나는 월급의 30% 대신 40%, 부사장은 20% 대신 10%, 그리고 나머지 간부와 직원은 전혀 월급을 삭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리더가 더 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대신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출장으로 인한 호텔 숙박비 및 항공료 등의 비용 절감 안을 동시에 수행했다. 아내는 내 월급을 20% 정도만 삭감해도 괜찮지 않았느냐고 했지만 나는 내 긴축 정책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망하면 가장 큰 손해는 결국 내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회사의 위기가 오면 사장은 쇼를 해야한다. 쇼에도 좋은 쇼가 있고 나쁜 쇼가 있다.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는 쇼가 좋은 쇼이다. 나를 더 많이 희생해서라도 회사를 구할 수 있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열 살 된 딸이 회사의 어려움을 눈치 채고 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고, 나는 딸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나무의 나이테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은혜야, 이 나무의 짙은 색과 옅은 색이 무엇을 말해주는지 알고 있니? 짙은 색은 겨울에, 그리고 연한 색은 여름에 자란 것을 말해준단다. 추운 겨울이 있기에 나무는 이렇게 아름다운 나이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란다. 그러니까 아빠도 여름을 꿈꾸면서 이렇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거야. 이제 곧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아빠 회사도 이 나무처럼 멋지게 다시 성장할 거라고 믿는단다.” 딸은 내 말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 일이 있은 직후부터 딸은 아침 기도시간만 되면 회사를 위해 열심히 기도를 해주었다.

“여러분! 열심히 노력해서 빠른 시일 내에 제 봉급을 원상 복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나는 직원들에게 간곡한 마음으로 요청했다.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나는 그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자 휴가를 반납하고 여름 내내 집안의 에어컨을 거의 가동시키지 않았다. 이런 노력 끝에 3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우리 회사는 그 위기를 완전히 극복해냈다. 그리고 나와 부사장들에게 삭감했던 월급도 되돌려줄 수 있었다.

2004년 여름, 나는 우리 교회에서 있었던 여름단기선교를 위하여 우리 교회가 지원하는 중국 연변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곳 조선족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두 주일 동안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나와 항상 함께하신 하나님에 대해 나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중국에 지사를 설립할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내 생각을 회사 간부들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연변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 한 분과, 위해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를 초청하여 그곳 현황에 대해 소상히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 의견에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던 부사장들도 나의 지속적인 설득에 힘입어 결국 2005년 3월에 지사 장소 물색을 위해 천진을 비롯한 중국의 도시들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출장은 그들에게 중국지사 설립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 해 4월 중순경에 천진에 살고 있는 지사장 후보를 초청해 지사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난 우리는, 즉시 그 계획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 6월 1일, 우리는 천진에 15명의 현지인을 고용해 지사를 설립했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기술적인 문제에 직면했지만 점차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2006년 7월에는 드디어 중국지사의 위력을 나타내는 결정적인 기회가 우리에게 왔다. 100만 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7주일 내에 끝내야 하는 엄청난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낙찰된 것이다. 성공적인 작업을 위해 100여 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미국 내에서 그와 같은 인력을 단시간에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본사에서 다섯 명의 직원을 두 달 동안 중국지사로 파견하여 직원 교육과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작업은 순항을 거듭했고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처음 15명의 직원에서 출발한 천진 지사는 3년 만에 거의 200명의 직원을 고용한 지사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중국지사를 통해 또 한번 회사를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 씨앗은 중국의 단기선교에서 시작되었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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