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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년 이야기] 토지 가치의 평등 분배

man and woman near grass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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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가치의 평등 분배

하나님은 토지 사용권을 이집트의 가혹한 종살이에서 해방된 이스라엘의 모든 가족에게 평등하게 나누어 주셨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레위 지파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지파의 각 가족의 수를 헤아려 그 수가 많은 가족에게는 많이, 그 수가 적은 가족에게는 적게, 곧 1인당으로 환산하면 평등하게 토지를 분배하라고 반복하여 명령하셨다.

민 26:52-55, “52.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53.이 명수대로 땅을 나눠 주어 기업을 삼게 하라 54.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줄 것이요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니 그들이 계수된 수대로 각기 기업을 주되 55.오직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그들의 조상 지파의 이름을 따라 얻게 할지니라.”

민 33:54, “너희의 종족을 따라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눌 것이니 수가 많으면 많은 기업을 주고 적으면 적은 기업을 주되 각기 제비 뽑은 대로 그 소유가 될 것인즉 너희 조상의 지파를 따라 기업을 받을 것이니라.”

그런데 이 토지 평등 분배는 토지 ‘면적’의 평등 분배가 아니라, 토지 ‘가치’의 평등 분배였다. 출애굽 후 광야에서 모세는 열두 명을 보내면서 가나안 땅이 어떠한지 정탐하라고 명할 때, 그 땅이 좋은지 나쁜지,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탐지하라고 말했다. 

민 13:17-20, “17.모세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러 그들을 보내며 이르되 너희는 네겝 길로 행하여 산지로 올라가서 18.그 땅이 어떠한지 정탐하라 곧 그 땅 거민이 강한지 약한지 많은지 적은지와 19.그들이 사는 땅이 좋은지 나쁜지와 사는 성읍이 진영인지 산성인지와 20.토지가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탐지하라 담대하라 또 그 땅의 실과를 가져오라 하니 그 때는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이었더라.”

그것은 가나안 땅이 과연 하나님의 말씀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지 여부를 의심해서 확인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향후 토지 가치에 입각한 토지 평등 분배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곧 가나안 땅의 각 지역마다 그 땅이 상대적으로 좋은지 나쁜지 곧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알아야만,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좋은 땅을 받는 지파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좁은 면적으로 주고 상대적으로 나쁜 땅을 받는 지파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넓은 면적으로 주는 방식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평등하게 토지 분배를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가나안 정복 전쟁을 지휘하고 토지 분배를 주도한 여호수아는, 약 40년 전의 이 정탐 때 자신이 직접 보고 기억하고 있던 가나안 땅의 각 지역별로 그 땅들의 좋고 나쁨에 따라 이스라엘 자손에게 토지를 평등하게 분배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요세푸스(Φλάβιος Ἰώσηπος, 37년경-100년경, 유대)가 쓴 『유대 고대사』에 의하면, 여호수아는 단순히 토지 면적을 사람 수로 나누어 그 수대로 이스라엘의 각 가족에게 평등하게 분배한 것이 아니라, 땅의 비옥도에 따른 토지 가치를 고려하여 가치가 높은 토지는 가치가 낮은 토지에 비해 1인당 토지의 면적을 작게 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평등하게 분배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합리적인 방식이며 상식에도 부합한다. 

이처럼 하나님은 토지 가치를 고려하여 땅을 평등하게 분배해 주신 후에, 50년마다 희년이 오면 땅을 잃어버린 가난한 사람들이 그 땅을 되찾을 수 있게 해 주셨다. 여기에는 바로 모든 사람에게 토지평등권을 보장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다. 

희년에 땅을 되찾는다는 것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기업인 땅을 50년마다 회복한다는 것이다. 곧 50년마다 토지평등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비록 부모는 가난할 수 있으나, 그 자녀 세대는 50년마다 땅을 되찾음으로써, 모든 사회 구성원이 평등하게 재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가난이 세습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희년은 ‘제도화된 출애굽’이다. 출애굽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바로의 종으로 섬기다가 ‘자유’를 얻은 사건이자, 그 후에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 ‘토지’를 얻은 사건이다. 곧 자유와 토지를 얻은 출애굽 사건과 마찬가지로, 희년에도 가난한 사람이 자유와 토지를 되찾는다. 따라서 희년은 출애굽 사건이 50년마다 일어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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