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The ChristianTimes

제5회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심사평>, 문정영 시인 (계간 『시산맥』 발행인)

제5회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심사평>

문정영 시인 (계간 시산맥 발행인)

문학의 산물은 자신의 체험과 문학적 상상력이 결합하여 나온다. 즉 작가의 체험은 진정성을 가지고 글 속에서 진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글이란 체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쓴다면 일기에 그칠 것이다. 체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상력이 표출되어야 의미망이 넓어진다. 그런 작가의 상상력은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작가는 천재적인 자질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많이 쓰는 작업을 꾸준하게 해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아직은 그런 단계에 가 있지 않은 글들이지만 이리 글을 쓴다는 것 자체만 해도 힘찬 손뼉을 쳐주고 싶다. 이번 제5회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최우수작으로 조민우 학생의 수필 <내 옆의 예수님>을 선정했다. 수상자는 여러 차례 응모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은 진솔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고뇌와 성찰이 눈에 띈다. 결국 인간은 나약한 존재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깊은 신앙심이 엿보인 작품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사랑상을 받았다. 김태린 학생의 수필 <예수님과의 첫 만남>은 자기 신체의 결핍과 가족의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예수님을 진심으로 만나게 되는 내용으로 충분하게 공감력 있게 썼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쓴 글이라서 점수가 높았다. 조민선 학생의 수필 <My Name>은 부르기 어려운 이름이지만 그 이름이 가진 의미와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통하여 봉사하는 마음을 편하게 써 내려갔다. 쉬운 듯하지만, 글을 끌어내는 솜씨가 돋보였다. 그리고 직접 믿음에 관한 이야기보다 악기를 다루는 능력을 통하여 드러낸 것도 좋았다. 나눔상을 받은 이시우 학생의 수필 <나의 첫 선교는….> 힘든 선교 과정을 통하여 조금씩 성숙해 가는 내면을 서툴면서도 성실하게 써 내려갔다. 어쩌면 하나님이 그 어려운 선교활동을 통하여 더 깊은 믿음을 주셨을 것이라 내용도 진솔했다. 강하음 학생의 시 <성경이 “폰”이라면>은 발상이 재밌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폰’이 성경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즐거운 마음으로 가까이할 것이라는 상상력이 좋았다. 

황하진 학생의 수필 <하나님이 주신 방언>은 자신의 체험을 즐거운 마음으로 썼다. 특히 아기 방언을 아이들의 옹알이처럼 순수하게 보는 것도 새로운 발견이었다. 또 다른 수상 작품인 <우리의 삶을 밝히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쓴 김하영 학생은 글솜씨가 차분하다. 아마 성정이 고요하고 생각이 깊은 것 같다. 모태신앙을 가졌지만,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하나님을 통하여 이겨내는 모습이 밝고 따듯하다. 글은 자기 내면의 크기와 같다. 앞으로 절제된 글을 잘 쓸 것 같다. 학생들의 글에서 높은 작품 수준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글마다 주는 감동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읽혔다. 기교보다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신앙에 대한 믿음이 깊어진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사랑을 충분히 표출해 낼 것 같다. 그게 이 문학상을 시행하는 방향일 것이다. 수상자 모두 축하한다.

<인사말>

예함 줄리아 헤븐 김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운영위원장) 

5회를 맞는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이 회가 거듭될수록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에 한 번도 응모하지 않은 학생은 있어도 한 번만 응모하는 학생은 없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연이어 도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 무척 기뻤습니다. 특히 올해는 형제자매가 응모하는 양상이 두드러져서 대단히 고무적이고 기쁜 일입니다. 그 덕분에 은혜를 나누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연상되어 저 또한 글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받아 수상작을 선정하기가 예년보다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나눔상에 한 명을 추가했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한 명이 더 나눔상을 받게 되었고 응원과 격려하는 마음으로 소정의 상금을 6명의 학생에게, 올해는 기쁨상을 추가해서 총 13명의 당선작을 선정했습니다.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의 취지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관한 글로서 예수님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과 기회를 얻고자 마련한 상입니다. 그것에 심사의 기준을 두고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에 중심이신 하나님이 글 속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시나 수필은 입상의 조건에 맞지 않아 배제합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잘 되어 있지 않더라도 청소년만의 감성을 유지하고 나이에 걸맞은 언어로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서툴지만, 느낀 그대로 적은 순수한 글이 더 은혜롭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에 응모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조심스럽게 부탁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어린이 답지 않은 언어 선택으로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글이 많았습니다. 자녀의 틀린 문장을 지적하는 것보다 쓰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쓸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용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강요나 강압적인 글쓰기는 오히려 한글 공부에 흥미를 잃기 쉽습니다. 더욱이 영어가 국어인 이곳에서 이민 1.5세대에게 사실 한글은 외국어로서 까다롭고, 어렵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두세 살 때 온 학생들이 한글을 익히고 한국어로 작품 낭독과 수상 소감을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2회 때부터 올해까지 4회 연속으로 응모한 학생들의 글을 읽으면 한글 향상뿐만 아니라 믿음이 자라가는 모습 또한 글 속에서 엿볼 수가 있어서 문학상을 제정한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저의 작은 바람은 교회 다니는 초, 중, 고 재학생만 응모할 수 있는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과 함께 청소년기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새로운 상이 신설되어 20명, 30명, 백 명에게 상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자리를 빌려 첫 회부터 지금까지 성원해 주시는 밴쿠버 조선일보와 밴쿠버 교육신문, 밴쿠버 크리스천 신문에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예함 청소년 크리스천 문학상 공식 후원 교회로 해마다 시상식 장소를 제공해 주시는 밴쿠버 평안교회에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며 이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아울러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