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The ChristianTimes

[칼럼:아!그런뜻이었구나] 새 출발, “자비의 근원”

pink pencil on open bible page and pink

Photo by John-Mark Smith on Pexels.com

새 출발, “자비의 근원”

고대 로마인들에게 1월은 신성한 달이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출발하는 시점에서 그들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과 개인의 운명을 결정하는 야누스 (Janus) 신을 불러 종교 축제를 거행했습니다. 로마 신화에서 야누스 신은 머리통은 하나지만 얼굴이 두개입니다. 한 쪽 얼굴은 뒤를 응시하고 있고, 다른 얼굴은 앞을 바라 보는 형태입니다. 야누스는 창문과 대문과 전환의 신이었습니다. 그는 삶에서 죽음으로, 시작에서 끝으로, 청소년에서 성년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전쟁에서 평화로, 야만에서 문명으로, 등 이중성의 중간 지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세계를 확정하는 신이었습니다. 야누스는 인간 삶의 창시자이며, 삶의 단계 간 변화의 주체이며 역사적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의 전환을 판정하는 신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한 개인의 출생, 결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인생의 사건들을 야누스가 지배한다고 믿었습니다. 세상이 시작될 때부터 존재했다고 여겨지는 그는 파종, 수확, 계절의 변화, 새해 등 계절의 진행을 감독하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 사회는 한 해를 시작하는 달을 야누스 신의 이름을 따서 “재뉴어리 January”라 불렀습니다.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면서, 시작과 대문의 신인 야누스에게 자신들의 인생을 맡겼던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상가들의 작품 속에는 새로운 해를 결정하고 통치하는 신에 관한 개념이 그들이 사용했던 언어 속에 나타납니다. 희랍어 “아르케”는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이 시작은 새로운 해의 출발을 의미하지만, 다스림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사회와 인간 삶에 새로운 지배가 시작된다는 말입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아르케는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존재로 영원하고, 늙지 않으며, 모든 자연을 둘러싸고 있으며, 아르케는 모든 것을 자비로 통치한다고 설명합니다. 아르케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생성과 소멸을 통제하는 선한 신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당시 신 (god) 이해되었던 로고스와 아르케를 동일시 했습니다. 

철학자이자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의 『명상록』에서 로고스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찌하여 기량도 없고 무지한 영혼들이 다양한 재능과 지식이 있는 분을 방해하느냐?  그러면 어떤 영혼이 기량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시작과 끝을 아시고 모든 물질과 모든 시간에 걸쳐 일정한 주기에 혁신을 행하시며, 인간을 아시는 분이 우주를 관리하신다.” 마르쿠스에게 아르케는 인간 삶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는 분입니다. 

   유대인에게 아르케는 인간에게 선을 처음 시작하신 하나님을 수식하는 단어였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론은 하나님에 관해서 이렇게 기술합니다. “우주의 주인이시며 통치자이신 분이 자신의 본성을 전혀 바꾸지 않으시고 항상 존재했던 대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친절과 관대함으로 사람을 대우한다는 진리를 어떤 영혼이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분의 성품으로 인해, 하나님께서는 행복한 사람들에게 무한하고 넘치는 축복의 가장 완전한 원인이 됩니다. 사랑을 통해 자신의 선민 모든가 두려움 없이 행복을 누리게 하시는 왕을 신뢰하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큰 번영과 안보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인간 초기에 하나님은 만물 중에 가장 영광스럽다고 믿었던 사실은 이제 증명되었습니다. 만물 중의 가장 위대하신 그분의 성품은 피조물들에게 베푸신 은총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은혜가 영원무궁토록 지속되며, 그 은혜가 인류에게 끊임없이 내려지고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실로 현명한 사람은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재배자의 관행을 따라 자기 삶의 경영 지식을 보여줍니다.” 

   필론은 해가 바뀌고 새로운 해에도 변함 없이 나무에 열매가 맺는 자연의 질서를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자비로 비유합니다. 창조 시부터 나무에 아름다운 실과를 맺도록 시작하신 하나님의 손길은 세상 끝날까지 변함없이 활동하십니다. 인간에게 가장 완벽한 자비를 시작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은 영원토록 동일하십니다. 이 원칙에 관해 시편의 저자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주께서 옛적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사오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니이다.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 같이 낡으리니 의복 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 주는 한결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 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히 거주하고 그의 후손은 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하였도다.”       

   복음서의 첫번 째 책이라고 인정되는 마가복음은 A.D. 1세기에 그리스 로마 문화에서 “최상의 기쁜 소식”을 의미하는 낱말인 “유앙겔리온”과 함께 아르케를 사용합니다. 우리말 성경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라고 번역하지만, 희랍어 성경의 첫 단어는 아르케입니다. 복음으로 번역된 희랍어 “유앙겔리온”은 “기쁨의 큰 소식 a great good news”  혹은 “거대한 기쁨의 물결 a great joyful tiding”을 뜻합니다. 마가는 국가나 사회 그리고 가정과 개인의 삶에 큰 기쁨을 시작하는 근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 수단은 한 개인이 최상의 행복과 기쁨을 얻는 은혜와 자비입니다. 

   2024년의 재뉴어리 (January)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새해를 시작하면 어떨까요? 그분과 함께 인생을 시작했던 경험자의 말을 소개합니다. “여호와를 높이고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며, 그분의 교훈을 따르는 자마다 좋은 분별력을 갖게 됩니다.”

이남규 목사.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