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년 이야기] 희년 교회와 코이노니아(5)

two men standing on seas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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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교회와 코이노니아(5)

행 5:1-4에서 아나니아의 마음에 주목해 보자. 그가 베드로에게 거짓말한 것은 그의 마음이 사탄으로 충만했기 때문이었다(3절). 성령으로 충만해야 했는데, 그의 마음은 사탄으로 충만했다. 가난한 성도들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야 했는데, 그의 마음은 이기적인 탐욕으로 충만했다. 그래서 그는 사도들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그것은 바로 성령님께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3절). 왜냐하면 성령님이 초대교회의 코이노니아를 주관하셨기 때문이다. 

초대교회가 코이노니아를 실행할 수 있게 하신 분은 바로 성령님이셨다. 성령님의 핵심적인 사역은 바로 코이노니아이다. 그래서 바울은 축도 본문인 고린도후서 13:13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하나님의 사랑과 더불어 “성령의 교통하심(코이노니아)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라고 축복한 것이다. 사도행전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은 바로 성령님이시다. 그래서 사도행전을 성령행전으로도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성령님은 불신자들에 대한 복음 선포만 주도하신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코이노니아도 주도하셨다.

행 2: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사도행전 1장에서 예수님이 예고하신 성령 강림이 2장에서 오순절에 일어났다. 그래서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그리스도의 부활을 강력하게 선포함으로써, 처음에 120명에 불과했던 예루살렘 초대교회의 성도들의 수가 3천명이나 더 늘어나게 되었고, 이들이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코이노니아를 실행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4장에서도 32절부터 시작되는 성도들의 코이노니아에 대해 자세히 기록한 본문 바로 앞인 31절에 믿는 무리가 다 성령이 충만하였다는 말씀이 나온다. 곧 믿는 무리가 다 성령이 충만하여 한편으로는 불신자들에게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도들 상호간에 물질의 코니노이아를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물질의 코이노니아 사역을 가리키는 표현이 바로 ‘식탁 사역’(행 6:2, 개역개정 성경에서 ‘접대’로 번역)인데, 사도들이 성도들로 하여금 이 사역을 맡을 일곱 집사들을 선출하게 하면서 그 조건으로 성령이 충만한 사람을 제시한다. 행 6:3,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그리고 그 제안대로 모든 성도가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 명을 식탁 사역을 섬길 집사들로 선출한다. 행 6:5,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반과 또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유대교에 입교했던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택하여.” 사도들이 식탁 사역, 곧 물질의 코이노니아 사역을 섬길 집사의 자격 조건으로 성령 충만을 제시한 것은, 그 사역을 주도하시는 분이 바로 성령님이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령님이 초대교회에서 물질의 코이노니아 사역을 주도하셨기 때문에, 베드로는 아나니아에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성령을 네가 속였다”(행 5:3)라고 말하고, 또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행 5:4)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성령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르면서 사역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성령님이 주도하시는 코이노니아 사역 역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희년법이 보장하는 가족 몫의 땅과 집을 초과하여 소유한 땅들과 집들을 팔아서 가난한 성도들에게 나누어주도록 하시는 것이지, 희년법이 보장하는 자기 가족 몫의 조그마한 땅 한 뙈기와 집 한 채마저도 모두 팔아서 나누어 주도록 하시는 것이 아니다. 베드로가 아나니아에게 한 말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도행전 5:4상,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냐?” 아나니아가 가지고 있던 땅은 희년법이 보장하는 가족 몫의 땅이며, 따라서 그 땅을 판다면 그 땅 값을 가지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아나니아에게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희년법이 보장하는 자기 가족 몫의 땅과 집에 대해서는, 성령님이 초대교회 코이노니아의 대상에서 제외하심으로써, 성령님도 역시 성도들에게 그들 각자의 가족 몫인 땅과 집을 보장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성령님이 넉넉한 성도들로 하여금 희년법이 보장하는 자기 가족 몫의 땅과 집을 초과하여 소유한 땅들과 집들을 팔아서 그 값을 가난한 성도들에게 나누어주도록 하신 목적은, 가난하여 가족 몫의 땅이나 집을 소유하지 못한 성도들에게 땅과 집 대신 땅값과 집값을 나누어 주심으로써 간접적으로 땅과 집에 대한 권리를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령님은 토지나 주택이 없는 가난한 성도들에게 토지 대신 토지 가치를 주시고, 주택 대신 주택 가치를 주심으로써, 그 가난한 성도들에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희년을 선포하신 것이다. 왜냐하면 희년은 가난한 사람들이 토지와 주택을 회복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곧 성령님은 넉넉한 성도들이 가난한 성도들에게 희년 정신을 실천하게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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