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이민 사회 속 다음세대의 신앙과 진로를 묻다
지난 10월 26일(주일), 밴쿠버한인침례교회에서는 ‘기독학부모세미나’가 열려, 이민 사회 속에서 자라는 다음세대의 신앙과 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다원주의와 경쟁 속에 놓인 자녀들이 어떻게 믿음을 잃지 않고, 동시에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진로를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폴민 담임목사는 ‘겸손하여 주를 찾는 청년들’(대하 33:10-20)이라는 제목으로 주일 1·2부
말씀을 전하였다. 므낫세 왕의 회개와 회복의 이야기를 통해, 실패나 죄의 경험 속에서도 겸손히 주를 찾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권면하였다.
이어진 첫 번째 강의는 UBC 경영대학 Tim Huh 교수가 진행하였다. “Living between Here and Not Yet”이라는 주제로, 다니엘서 1장을 중심으로 이방 제국 한가운데서도 신앙적정체성을 지켜냈던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의 믿음을 살폈다. 다음세대는 세속의 영역과 신앙의 영역 중 어느 한 곳에서만 지내서는 안 되고, 하나님께 속한 사람으로서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 또한 청소년 시절 이민을 경험한 이민 2세였기에 강의를 듣는 학부모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현실적인 진로 선택과 꿈의 성취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이철웅 교수는 한국과 북미 대학 및 연구 환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세대가 어떻게 학업과 입시를 감당해야 하는가를 나누었다.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성실, 재능, 그리고 즐거움의 요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내가 가장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실하게 그 일을 행하되,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믿음 안에서 예수님을 붙들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일 설교부터 시작하여 두 번의 강의까지 이어진 기독학부모세미나가 마친 후, 학부모들은 강사들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실제적인 고민들을 나누고, 자녀의 신앙과 학업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밴쿠버는 세계의 여느 도시들보다 다원주의와 세속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는 사회이다. 자녀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종교적 상대주의, 성 정체성, 성공 중심 경쟁 등 다양한 가치관에 노출되어 있다. 그 속에서 신앙을 지켜내고, 진로를 세워가며,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이번 기독학부모세미나는 다음세대 사역이 단지 ‘교회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정·교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영적 생태계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은 단회성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정과 교회를 통해 계속 이루어 가시는 긴 여정이기에, 이러한 모임이 이민 교회들 가운데 지속적으로 자리잡아 가기를 기대한다.
*기독학부모세미나 후기
“이번 기독학부모세미나에서 UBC의 팀 허 교수님과 고려대학교 이철웅 교수님의 강의는 이민사회에서 정체성과 방향을 찾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큰 유익이 되었다. 팀 허 교수님은 다니엘서를 통해 이방 문화 속에서도 신앙의 우선순위를 지키며, 공부와 지혜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철웅 교수님은 이민 환경 속에서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으며, 자신의 분야를 찾아 열정적으로 나아간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미래는 열려 있다고 실질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했다. 이번 세미나는 자녀들을 돕는 부모들에게도 실질적인 방향과 길을 제시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폴민 담임목사 –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민 사회 속에서 아이들의 신앙과 학업을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교회가 그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은혜의 장이었습니다.” – 심인섭 목사(청소년부) –
“한인으로서 캐나다에서 저명한 학자가 되신 분께 학창 시절의 고민과 자녀를 둔 부모로서의 고민을 들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인으로서 주류 문화인 캐나다 사회 속에서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공감되고 유익했습니다.” – 김영민 집사 –
“강의를 들으며 현실 속에서 믿음을 살아내는 힘과 그 안에서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를 깊이 느꼈습니다. Tim 교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말씀을 실제 삶에서 얼마나 살아내고 있는가’를 돌아보며 신앙의 선배로서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이철웅 교수님의 강의에서는 이민 가정과 엄마로서의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이 “괜찮다”라고 위로하심을 경험했습니다. 잠깐의 강의였지만, 지난 이민의 삶과 순간들을 돌아보며 하나님이 함께하셨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힘을 얻는 세미나였습니다.” – 김연숙 집사 –
“팀 허 교수는 자신의 이민 경험을 바탕으로, 이민자들이 한국과 캐나다 어느 한 곳에 속하지 못한 채 제3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는 현실을 설명하며, 우리의 참된 정체성은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자녀와 부모가 하늘에 소망을 두고 하나님 백성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로서 즉각적인 방법을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해답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 송유진 집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