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패밀리 얼라이브> 분노 이야기 (13) 분노 감정 누그러뜨리기

<분노 이야기 13>                분노 감정 누그러뜨리기

지금까지는 분노감정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분노가 생겼을 때 해야 할 일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분노를 바람직한 방법으로 건강하게 다루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분노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분노를 인식하고 자신에게 분노가 생겼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음 속에 생긴 분노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일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유보하고 자신에게 생긴 분노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갖추는 것입니다. 

분노의 감정이 치솟으면 사람들은 분노를 충동적으로 폭발시키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일단 강렬한 분노의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합니다. 분노를 에너지를 어느 정도 가라앉혀야 분노를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심호흡하기: 심호흡은 극심한 흥분 상태에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마음의 안정은 신체의 호르몬 분비와 깊은 관련이 있는데 우리 신체는 분노 감정을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됩니다. 이때 심호흡을 통해 폐에 충분한 양의 산소가 공급되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의 분비가 늘어나서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고 반면에 코르티솔의 수치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완화되면 긴장했던 근육을 이완시켜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게 되어 분노로 흥분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기여합니다. 

(2)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는 산책이나 음악 듣기, 정원 가꾸기, 기도 혹은 찬송 부르기 등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런 일들은 분노가 생긴 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2)와 같은 말씀을 묵상하는 것도 분노를 가라앉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3) 상대방이 듣지 않는 곳에서 혼자 상대방을 향해 말하기: 우리가 누군가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은 그 상대방이 자신에게 행한 일이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을 뿐 아니라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상대방에게 따지고 싶고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래서 분노하게 되면 상대방을 향해 항의하는 말이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돌게 됩니다. 이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마음 속에 생긴 분노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이 듣지 않게 혼자서 말하는 것이니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분노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면 마음이 훨씬 가라앉을 것입니다. 

(4) 화가 나게 한 상대방에게 편지쓰기: 위에서 말한 것처럼 화가 나게 한 상대방을 향해 혼잣말을 하는 것을 글로 써 보는 것도 분노의 에너지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편지를 쓰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함으로써 분노의 에너지를 덜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상대방 때문에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왜 기분이 나쁜지 등에 대해 상대방에게 쏟아내고 싶은 말들을 정제하지 않고 써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동안 머리 속에서 맴돌던 생각이 말로 구체화되어 표현되면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다듬을 수 있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객관화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분노가 불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고 굳이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분노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5) 누군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기: 위에서 이야기한 방법들을 사용해도 여전히 분노의 감정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해 험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분노의 감정을 덜어내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나 판단의 말보다는 상대방이 했던 일로 인해 나에게 어떤 감정이 생겼는지, 어떤 일들을 겪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지 않아야 하므로 인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상은 하나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위에 기술한 구체적인 행동들 외에 우리에게 생긴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서 분노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의 삶에서 분노의 부정적인 영향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분노를 품은 채 사는 것이 나의 인격과 실제적인 삶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인식하면 분노감정을 누그러뜨릴 뿐 아니라 버리기로 작정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향해 분노를 폭발 시켰을 때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을 생각해 보는 것도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는 것도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상대방에게 잘못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난다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니라.” (A fool gives full vent to his anger, but a wise man keeps himself under control.) (잠 29:11) 

박진경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객원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familyalive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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