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하나님의 교육명령] ‘다음세대’가 아닌 ‘부모세대’를 생각하라

‘다음세대’가 아닌 ‘부모세대’를 생각하라

  아주 흥미로운 번역서가 지난 해 말(2023년 12월)출간됐다. 짐 데이비스와 마이클 그레이엄 ‘대규모 탈교회’라고 부르는 이 책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빠른 종교적 변화를 생생한 사례와 통계로 들려준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지난 25년 동안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 중 약 4천만 명이 교회를 떠났다고 보고한다. 이는 현재 미국 성인의 약 15%가 교회 출석을 그만뒀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일이 최근 25년간 무서운 속도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던 시절 기독교 인구가 전체 10%도 되지 않았고,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른 교회 성장은 남북전쟁 이후 25년간으로 12%가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25년간 미국교회는 가장 빠른 성장시대보다 더 많은 크리스천들을 잃었다. 

  이탈 교인들은 한국 교회에서도 2019-2022년, 3년간 주요 6개 교단 통계에 의하면 약 54만 명이 교회를 떠났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3040 세대의 이탈은 더 심각하다. 그리고 미주 한인교회 수는 펜데믹 이전에 3천5백여개(2019년 KCMUSA 통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2년여간의 펜데믹을 거치면서 1천 개 이상의 한인교회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새로운 한인교회들이 설립되어 2022년 통계에 의하면 현재 약 2천 8백여 개의 한인교회가 북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인 부모세대들의 20~30% 정도만이 교회에 능동적으로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통계를 통해 아주 중요한 공통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현지 교회나 한인 교회는 ‘다음세대’가 무너지기 전에 이미 ‘부모세대’가 먼저 무너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한인사회 구성의 다변화가 한인교회에 미친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민 1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시기를 지나 2세와 3세가 주류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서는 4세대까지를 아우르는 다세대, 다문화 사회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3세대들이 한인교회를 떠나고 있는 원인이 1세대의 무너진 신앙에서 시작되었다면, 우리의 처방과 해법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동안 교회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걸 보면서 우리는 ‘다음세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 불행하게도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노력이 ‘부모세대’를 놓치면서 아주 추상적인 이야기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다. 탈 교회 현상은 ‘다음세대’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교회가 부모를 제자삼지 못하고, 가정을 소외하게 된 사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 따로 가정 따로, 부모 따로 자녀 따로의 모습은 ‘부모세대(1세)’를 교육의 중심에 설 자리를 잃게 했고, 한인 교회는 ‘다음세대’에게도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한인 교회의 한국어권과 영어권이라는 영역 분리는 1세대와 2세대를 자연스럽게 단절되게 했다. 이는 이민 교회의 악수 중의 악수가 되어 탈 교회 현상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교회의 또래 문화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해를 끼치고, 가족을 분열 시키고, 교회를 분열 시키며, 성경의 가르침과 어긋나고 있는지에 대해 추후 좀 더 자세히 논고 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책 ‘탈 기독교 시대의 교회’에 아주 희망적인 결과가 있다. 교회를 떠난 사람 중 51%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향을 밝힌 것이다. 이제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부모 세대이다. 부모 세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인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조용한 탈출’ 현상은 오늘날 한인교회에 던져진 숙제다. 실제로 2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 곁을 떠나면서 한인교회를 떠나는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그 원인으로 정체성의 혼란, 세대 간의 괴리, 언어 및 문화적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문제라고 하지만 ‘탈기독교시대 교회’에서 언급한 놀라운 통계 가운데 하나는 지난 25년간 교회를 떠나간 ‘복음주의’권 교인 68%가 신앙을 가진 ‘부모’와 연관돼 교회를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2/3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다음세대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부모세대를 먼저 제자 삼는 주체로 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학교의 중고등부, 청년부를 이탈하는 젊은이들은 이 시대에 “부모를 제자삼지 못한 교회”를 떠나가는 것이다. 

“교회는 다음세대가 아니라 부모세대를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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