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종교개혁: 신앙의 전수와 전파의 현장
아득한 옛날, 유다 왕국 요시야 왕 시대의 성전은 겉으로는 웅장했으나 그 속은 텅 비어 있었다. 백성의 마음은 공허했고, 하나님과의 언약 증표인 율법책은 성전 한구석 먼지 속에 파묻힌 채였다. 관계는 단절되었고, 그 자리는 우상과 영적 타락이 차지하고 있었다. 마치 심장이 멎은 몸과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먼지 쌓인 성전 구석에서 한 권의 책이 발견되었다. 율법책이었다. 그 책이 발견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우리는 이 책의 말씀대로 여호와 앞에 언약을 다시 세우겠다”(왕하 23:3)는 왕의 선언은 단순히 국가 시스템을 고치는 개혁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말씀의 회복을 통해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공동체를 재정립하는 거대한 물결의 시작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그 옛날의 성전과 다를 바 없다. 성경은 여전히 책장에 꽂혀 있지만, 그 말씀이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지, 우리의 자녀들에게 뜨겁게 전해지고 있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우리는 ‘성경을 믿으면서도 읽지 않는’ 모순에 빠져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너진 성전 수리를 넘어,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공동체 안에서 말씀을 다시 발견하는 ‘제2의 종교개혁’이다.
전수의 비밀: D6 유전자와 세대 간 믿음의 계승
이 위대한 개혁의 중심에는 D6, 신명기 6장의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유전자는 믿음을 단순한 ‘개인의 신념’이 아닌 ‘세대를 잇는 생명의 흐름’으로 정의한다.
신명기 6장 6~7절은 말씀한다. “오늘 내가 네게 명령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이 말씀은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 걷고 앉고 눕고 일어나는 그 모든 일상이 말씀을 전수하는 성스러운 장소이자 시간이 됨을 알려주고 있다.
16세기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만인 제사장직’을 외치며 하나님과의 직접적 소통의 문을 열어주었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원리를 가정이라는 최일선의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바로 ‘부모의 제사장직’을 회복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첫 번째 목회자이며,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는 첫 번째 교회이다. 그리고 식탁은 은혜가 나누어지는 작은 제단이다. D6는 믿음이 부모의 입술을 통해 자녀의 심장에 직접 전수되는, 생활 언어로 번역된 생생한 현장이다.
전수의 주체: 첫 번째 목회자로서의 부모
믿음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전수의 사슬’을 완성할 주체는 누구인가? 교회의 담임 목사도, 주일학교 교사도 아니다. 이 사슬의 첫 번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고리는 바로 부모다. 아이가 첫눈을 뜨고 부모의 얼굴에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듯, 아이는 부모의 삶과 말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진실과 은혜를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이것은 엄청난 책임이면서도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특권이다. 부모가 제사장으로서 자녀를 하나님 앞에 세우고, 그들이 스스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도록 돕는 것 – 바로 여기에 진정한 전수의 의미가 완성된다.
전파의 현장: 일상이라는 선교지
‘전파’는 먼 이방 땅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다. D6 운동은 가장 사적이고 근본적인 공간인 ‘가정’을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선교지로 선언한다. 믿음의 전파는 외부로 뻗어나가기 전에, 우리 일상의 가장 깊은 곳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식탁이 있다. 식탁은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니라 하루의 기쁨과 어려움을 나누고, 감사와 간구를 표현하며, 말씀을 함께 묵상하는 살아 있는 예배의 장이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는 평범한 질문은 하나님의 공의와 용서, 사랑에 대한 대화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자연의 아름다움은 창조주의 경이로움을 찬양하는 기회가 된다. 이것이 가장 친밀하고도 강력한 전파의 현장이다. 가정이 먼저 복음화될 때, 비로소 세상의 복음화는 가능해진다. 가정을 통해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세상을 향해 복음을 증언하는 살아 있는 신앙의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제2의 종교개혁: 아래로부터의 혁명
제2의 종교개혁은 한 가정, 또 한 가정이 말씀으로 다시 태어나는 ‘작은 들불’이 되어 조용하지만 아래로부터 세상을 변화시키는 운동이다. 16세기 첫 번째 종교개혁이 성경을 라틴어의 사원에서 끌어내어 평신도의 ‘손에’ 쥐어주었다면, 21세기 두 번째 종교개혁은 그 성경을 다시 책장에서 끌어내어 가정의 ‘부모’에게 되돌려주는 작업이다.
이 운동은 핵가족의 경계를 넘어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삼대, 사대가 함께 하는 ‘가정 말씀 공동체’를 꿈꾼다. 각 가정은 세상을 향한 선교의 전초 기지이자 다음 세대에게 믿음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신앙의 요람이 된다. 이것이 가정에서 시작되어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신앙의 선순환이다.
당신의 가정은 오늘, 이 거룩한 불길에 함께 타오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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