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몬 선교회,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하는 화해의 길 모색하다

새몬 선교회,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하는 화해의 길 모색하다

지난 6월 15일(토) 미션의 헤리티지 파크에서 화해를 위한 걷기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6월 9일부터 15일까지 한국과 캐나다 여러 단체와 원주민이 동참한 <원주민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화해 주간> 중 마지막 모임이었다. 캐나다의 새먼 선교회와 Multiply 선교회, 애버츠포드에 위치한 The Life Centre(TLC) 교회, 한국의 Feeltong 미니스트리와 여러 교회들이 연합하여 “함께 배우고 기도하고 걷자”는 주제로 이 모임을 시작하였다.

먼저 6월 9일 주일에는 각 교회 예배에서 원주민과 캐나다 이주민들의 화해와,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TLC 교회에서는 Multiply선교회에서 원주민 선교부를 담당하는 John Johnstone이 참석하여 원주민 입장에서 보는 화해에 대한 견해와 원주민 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본인 스스로 Sixties Scoops(복지의 명목으로 원주민 아이들을 백인 가정에 강제 입양한 시기) 의 피해자인 존 형제는 2016년에 포트 랭리 옆 콴틀란 원주민 마을에서 원주민 문화와 언어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원주민으로서 정체성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존은 6월 11일 기도 모임을 인도하면서 원주민 선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지금까지 했던 백인들의 방식을 벗어나지 않으면 지난 150년의 시간은 반복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원주민 문화를 존중하고 인지하며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했다.

6월 15일 당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지만 멀리 밴쿠버와 써리, 애보츠포드, 칠리왁에서 약 50여 명이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 장소인 미션의 헤리티지 파크는 1867년에 시작해1984에 문을 닫은 원주민 기숙학교, St. Mary’s Residential School이 운영되었던 장소이며 지금도 그 터가 남아있다. 그리고 현재도 그 주변에 묻힌 유해를 발굴 중이라고 한다.

모임은 가장 먼저 Multiply 선교회의 리더이자 TLC 교회의 교인인 Larry Neufeld의 초대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래리는 칠리왁 쿼퀄리짜 엘더회의 멤버인 Florence와 Jannet, Ellie, 그리고 미션에 거주하는 Magnus와 그의 3 자녀들을 향하여, 이주민과 이민자들이 이 땅에 들어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초대해 주기를 정중히 부탁했다. 수백년 전, 아무런 요청 없이 함부로 들어와 땅을 장악해 버린 그들의 조상들과 달리, 이제 이 땅의 주인인 원주민을 향해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 땅에 머물 수 있기를 부탁한 것이었다. 

이에 원주민 장로들과 가족들은 기꺼이 이들의 방문을 반기는 ‘환영의 노래’와 여성들을 격려하는 ‘전사의 노래’를 불렀다. 이후 원주민 기숙학교를 실제로 경험하고 그 아픔을 치유의 조각으로 표현한 Isadore Charters(혹은 Yummo)가 직접 제작한 나무 기둥을 가져와 그 의미를 설명해주었다 (그리스도인이 된 그의 치유 여정은 유튜브 Yummo comes Ho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에는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일부가 원주민 참석자들에게 자신들의 출신 국가나 지역을 밝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계속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원주민 리더 Magnus는 기숙학교의 터와 무덤까지 행진하기를 제안하였고, 참석자들은 차분히 우산이나 모자를 쓰고 함께 걸었다. 매그너스는 원주민 노래뿐 아니라 한국 노래도 듣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에 한국인 참석자들은 ‘아리랑’를 불렀으며, 이후에는 아프리카 지역 출신 참석자들이 스와힐리어로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여러 민족들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들으며 기숙학교 터를 돌았고 매그너스는 주기도문으로 행진을 마무리했다.

행진 후 참석자들은 다같이 둘러앉아 핫도그와 햄버거로 추운 몸을 달랜 뒤 내년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3년 째 이 모임에 참석한 원주민 엘더인 엘리는 “다른 때와 달리 올해는 더 많은 이들이 내게 스스럼 없이 다가와서 이야기를 걸어주어서 참으로 반가왔다”며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열거했다. 멀리 한국과 밴쿠버에서 참석한 이윤지, 박희진 씨는 “원주민과 관련된 캐나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이 호기심으로 참석했는데 엄청난 경험을 하고 돌아가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르완다 출신의TLC교인 클로딘은 “이들이 겪은 인종말살의 아픔은 우리 역시 겪었던 바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되었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인 매그너스를 따라 처음 모임에 참석한 소피아는 “이렇게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쁜 경험이었다. 다음에도 꼭 함께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본 행사를 주관한 새먼 선교회의 이상열선교사는 “올해도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어 감사하다. 너무나도 차갑게 비가 내렸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다. 특히 TLC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해주는 것을 보며 기뻤다. 언젠가는 중간자인 한인들 없이 아픔의 당사자들이 서로를 보듬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게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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