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년 이야기] 희년의 예언자, 이사야(1)
히브리어 ‘마쉬아흐 아도나이’는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이다. 여기서 ‘마쉬아흐’는 ‘메시아’이며, 헬라어로는 ‘크리스토스’ 곧 그리스도이다. 그런데 희년을 알맹이로 삼는 정의와 공의는 바로 메시아의 통치에 나타나는 특성이다.
희년은 여러 예언서들에 담겨 있지만 가장 자세하게 나타나 있는 본문이 바로 이사야서이다. 이사야 예언자가 살던 당시, 기원전 722년에 북쪽의 이스라엘 왕국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면서 불의를 자행하다가 앗시리아 제국의 침공을 받아 멸망했고, 그 유민이 남쪽의 유다 왕국을 비롯하여 열방에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남쪽의 유다 왕국 역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면서 불의를 자행하고 있었고 앗시리아 제국의 군대가 홍수처럼 밀려오면서 예루살렘을 제외하고는 모두 초토화되었다.
사 1:4-8, “4.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 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7.너희의 땅은 황폐하였고 너희의 성읍들은 불에 탔고 너희의 토지는 너희 목전에서 이방인에게 삼켜졌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됨 같이 황폐하였고 8.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 같이, 참외밭의 원두막 같이, 에워싸인 성읍 같이 겨우 남았도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이사야는 유다 왕국의 불의를 책망하고 회개를 촉구했다. 원래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 가운데 희년법이 있다. 제50년인 희년이 오면 가난한 사람들이 땅과 집과 자유를 되찾는다. 그러나 유다 왕국의 힘 있는 자들은 희년법을 무시한 채, 가난한 사람들의 땅과 집을 모두 빼앗아 독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가난한 사람들의 자유마저 빼앗아 그들을 종으로 삼았다. 이런 정황은 이사야와 동시대에 사역했던 미가 예언자가 더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미 2:1-2, “1.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2.밭들을 탐하여 빼앗고 집들을 탐하여 차지하니 그들이 남자와 그의 집과 사람과 그의 산업을 강탈하도다.”
사 10:1-2, “1.불의한 법령을 만들며 불의한 말을 기록하며 2.가난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 가난한 내 백성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유다 왕국의 권력자들은 희년법을 폐기하고, 그 대신 자신들의 탐욕스런 강탈을 합법화해줄 불의한 법령을 만들었고(입법 불의), 그 불의한 법에 근거하여 가난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사법 불의), 가난한 백성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했다(사회 불의). 그 권력자들은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사 1:15,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한 마디로 유다 사회는 ‘반(反) 희년 사회’(Anti-Jubilee Society)로 전락했는데, 그 과정은 ‘입법 불의→사법 불의→사회 불의’였다. 우리 시대에도 정의로운 법을 만드는 ‘입법 정의’가 우선되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그 정의로운 법에 근거하여 정의로운 재판을 하는 ‘사법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가난한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할 천부인권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회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