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 배우는 자녀양육의 지혜 2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 본문들 중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예수님의 지혜를 두 가지 꼽는다면 첫째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모습이고 둘째는 각 사람의 특성을 존중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간음하다가 현장에 잡혀 온 여인을 대할 때나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할 때나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든지 관계없이 그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 온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주지 않으시고 혼자만 남았을 때 분명하지만 조용하게 타이르는 모습에서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녀를 훈계할 때도 자녀에 대한 존중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실 때도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알려 주고 싶은 가르침을 곧바로 제시하는 대신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겸손하게 요청하심으로써 대화를 시작하십니다. 이런 모습 역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는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들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둘째, 소경의 눈을 고치실 때 각각 다른 방법으로 고쳐 주신 일 외에도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을 고쳐 주실 때 그 병자들의 믿음의 정도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여러 종류의 다른 방법들을 사용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요한복음 3장에서 니고데모를 상대로 대화하실 때와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실 때 각각 상대의 관심이나 경험과 지식 등을 고려하여 가르침의 주제와 접근 방식을 다르게 선택하시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녀들의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할 뿐 아니라 그 특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같은 부모를 통해 세상에 나온 자녀들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습니다. 그 특성들 중에는 부모가 선호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부모가 선호하지 않는 특성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부모는 그 특성 속에 숨어 있는 잠재력과 장점을 보고 그 아이의 특성에 맞게 아이를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학습 속도가 빠른 자녀와 속도가 느린 자녀는 무언가를 가르칠 때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 새롭게 살펴보고 싶은 본문은 요한복음 21장 15절~17절입니다. 이 본문의 앞부분에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갈릴리 호수에 가서 고기를 잡고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제자들이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신 후에 그들을 위해 조반을 준비해서 먹게 하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따로 불러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3번이나 반복해서 질문하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대답할 때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3번이나 부인한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베드로는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다시 대하는 일이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친히 따로 부르셔서 여전히 그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확인시키시면서 “네가(너도)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내 양을 먹이라” 혹은 “내 양을 치라”고 말씀하신 것은 비록 베드로가 큰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베드로를 신뢰하신다는 메시지를 전하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이미 자신의 잘못에 대해 깊이 통회한 사실을 아셨기 때문에 베드로에게 굳이 “네가 나를 3번이나 부인했지? 하지만 나는 너를 용서한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서 베드로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를 보여주셨습니다.
어린 자녀가 자라는 동안 여러 모양으로 실수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부모가 자녀에게 전해주어야 하는 메시지는 “네가 어떤 실수를 했든지, 어떤 잘못을 했든지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네가 잘 자랄 줄 믿는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과 신뢰는 아이가 잘 자라게 하는 양분이 되어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주게 될 것입니다.
마가복음 6장 7절~13절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짝을 지어 보내셔서 여러 고을에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자를 고치게 하셨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예수님의 제자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들이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스스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자를 고치는 일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부모들이 배울 수 있는 지혜는 자녀들이 아직 서투르다고 생각되어 간섭하고 싶을 때 자녀들이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고 그들이 스스로 일을 함으로써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자녀를 신뢰하는 모습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어떤 일을 시도해 보고 그 일을 성취했을 때의 성취감을 맛보며 자랄 필요가 있습니다. 성취의 경험은 아이들로 하여금 기쁨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신감을 가지게 도와줍니다. 그러나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게 되면 아이들이 성취감을 맛볼 수 없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대하신 모습이나 제자들을 가르치신 모습들을 자세히 묵상해보면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지혜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속에는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해주는 지식 뿐 아니라 자녀양육을 비롯해서 우리의 삶의 여러 부분에 필요한 지혜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진경 (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Family Alive 대표, 홈페이지: www.familyalive.ca, 이메일: inquiry@familyaliv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