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태도
해마다 유행이 있고 트렌드가 있기 마련이다. 이십일 세기는 문화를 먹고 사는 MZ세대로 표현된다. 가요계에서는 BTS 그리고 블랙 핑클의 리사가 부르는 ”아파트”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로 인기를 끌었고, 영화에서는 <기생충> 이후로, <오징어 게임>이 주목을 받았다.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장르를 망라하고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요즘은 어디를 가든지 K POP(K Culture)을 빼놓고 얘기가 안 된다. 로키 하이킹을 하러 가서 만나는 사람들, 콘퍼런스 가서 만나는 사람들, 도서관에서 만나는 직원들, 온통 한국 노래와 드라마에 미쳐있다. 오늘은 원주민 마을에 다녀왔는데, 그들도 K POP을 말한다.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 정도는 할 줄 안다.
이제는 한국이 지구촌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문화 강대국이다. 그러나 교회 문화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 교회를 포함하여 캐나다 교회 역시 노인들만 예배당을 차지하고 젊은이들은 가물에 콩 나듯 보기가 쉽지 않다. 교회가 세상 문화를 선도하기는커녕 이제는 성도들마저 세속화되어 가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성경적 사고관을 렌즈로 세상을 조명해야 한다. 문화의 키워드와 흐름을 읽고 기독 문화를 창출해야 할 사명이 있다. 특별히 이번 주부터 사순절이 시작된다. 사순절을 기독 문화로 발전시켜, 교회 문화에 관심이 없거나 유동적인 성도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사순절(Lent)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하는 경건한 목적을 갖는 절기다.
올해의 사순절은 3월 5일(수), 재의 수요일에 시작하여 부활절 전날인 4월 19일(토)까지 주일을 제외한 나머지 사십 일 동안 지키게 된다. 재(ash)는 회개와 참회를 뜻한다. 사십일(40)은 예수님의 광야에서 금식한 기간,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방황했던 기간 등 의미가 있다. 사순절은 한자어로 사십일(40)을 뜻한다.
325년 니케아 총회에서 시작되어 전승되어 온 절기로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절만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사순절 동안 신앙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이때 초대교회(Early church)에서는 금식, 성지순례, 선행을 베풀며 검소하고 경건한 삶을 살아가면서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가능한 세상의 오락을 절제하고 예수님의 구속 사역과 고난, 죄의 용서, 화해, 십자가 의미 등을 묵상하면서 지낸다면 뜻깊은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순절 동안 세상의 오락을 절제하는 프로그램과 대안을 제시하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크게 미디어 절제와 기호식품 절제로 나눈다. 여러 미디어 중에서 자신이 심취하거나 중독된 분야(예를 들면 음악, 영화, 스포츠, 컴퓨터, 만화 등)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여 사십일 기간 동안 미디어 금식을 하거나 절제 또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기호식품 절제는 커피, 콜라,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라면, 간식 등이 있다.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사십일 기간 금식하거나 소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차선책이다. 물론 끼니로 먹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밤새도록 영화를 보고 하나님과의 만남이 전혀 없다면 진짜 큰 문제다. 신앙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만남이 있어야 성장을 하게 된다.
이제 미디어 절제(영화)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예 안 보거나 시간을 축소해 절제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남는 시간이 분명 나온다. 그 자투리 시간을 신앙적으로 또는 건전한 취미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독서(책 읽기), 집안일 돕기(청소, 설거지, 심부름 등), 산책이나 규칙적인 운동, 가정예배 (주 1회), 가족회의, 큐티(경건의 시간), 말씀 통독(신약이나 목록을 정해서), 새벽기도회 참석, 선행, 구제나 봉사활동(노숙인 등), 도서관 이용, 서점 방문, 박물관이나 갤러리 견학, 기타 건전한 활동이라면 무방하다.
오스 기니스는 그의 저서 “무덤 파기 작전”에서, C.S 루이스 또한 그의 저서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에서 교회의 세속화를 철저히 경고하고 있다. 성경에서는 차든지 덥든지 하라고 했다. 미지근하면 토해낸다고 했다. 롯처럼 주저하지 말자. 사순절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 이 글을 읽는 성도라면 꼭 한 가지만이라도 실천해 보자.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의 회복, 신앙의 성숙을 가져오는 계기로 삼아볼 것을 단호히 제안하여 본다.
이진종 <목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