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교회협의회 주관 박영호 목사 초청 ‘목회와 신학’ 컨퍼런스 성료

밴쿠버교회협의회 주관 박영호 목사 초청 ‘목회와 신학’ 컨퍼런스 성료

밴쿠버지역한인기독교회협의회(회장 김지태 목사) 주관 박영호 목사(포항제일교회) 초청 ‘목회와 신학 컨퍼런스’가 지난 4일(금)-5일(토) 이틀간 카나다광림교회(최신호 목사)에서 밴쿠버한인목사회, 목회플러스 협력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강사로 초청된 박영호 목사는 현재 포항제일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미래목회와 말씀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목사는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전공한 후, 장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와 신학 석사(Th.M.)를 마쳤다. 이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신학석사(STM)를, 시카고대학교에서는 신약 및 초기 기독교문헌 전공으로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시카고 유학 시절 그는 ‘약속의교회’를 개척해 10년 이상 목회하며 이민자 공동체와 함께했다. 귀국 후에는 한일장신대학교에서 신약학 교수로 후배들을 가르쳤다. 

박 목사는 신약성경의 역사적·문학적·신학적 해석을 통해 오늘날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성경학자이자 목회자다. 그는 초대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교회가 다시 ‘돌봄과 공동체’로 기능하기를 꿈꾸며 목회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에클레시아』, 『쾌청 신약』, 『다시 만나는 교회』 등 여러 저서를 통해 성경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해왔다. 

이틀에 걸쳐 열린 컨퍼런스는 첫째날에는 사도행전의 선교적 읽기, 둘째날은 돌봄 시대를 여는 목회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날 박 목사는 시카고에서 약 10년간 청년부 목회와 교회 개척에 헌신했다. 그는 “교회 개척 전에는 교회가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담임 목회를 해보니 교회의 본질을 몰랐음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2024년 한국에서 열린 로잔 대회는 사도행전을 주제로 약 500개 교회가 참여한 공동 설교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박 목사는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읽는 것이 중요하며, 사도행전은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의 보냄 받은 본질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교회들이 동일 본문을 설교하고, 앱을 통해 매주 설교 자료와 묵상글을 공유하며, 초교파적으로 협력했다. 

박 목사는 선교적 성경 읽기를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역사적 현실 속에서 교회가 보냄 받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의 통찰을 인용하며, 교회가 단순히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의 『하나님의 선교』를 추천하며, 성경을 창조, 타락, 이스라엘, 예수, 교회라는 다섯 장의 드라마로 읽을 것을 제안했다. 특히 교회 시대는 ‘열린 결론’으로, 하나님의 선교를 이어가는 교회의 사명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도행전의 ‘땅 끝까지’라는 명령이 단순한 지리적 확장이 아니라, 문화적·인종적 경계를 넘는 삶의 태도라고 해석했다. 예레미야 29장 7절을 인용하며,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낯선 문화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 교회 목회자들에게 “이민 목회는 성경적 선교의 본질을 실천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라며, 다양한 문화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할 것을 촉구했다.

박 목사는 ‘프로페짜이'(Prophezei)라는 말씀 나눔 소그룹을 소개하며, 목회자들이 함께 본문을 읽고 설교를 준비하는 공동체를 제안했다. 이 운동은 종교개혁자 츠빙글리가 시작한 전통을 계승하며, 매주 1시간 30분간 다양한 번역본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목회자들이 서로 돌보며 말씀을 나누는 과정에서 영적 유익과 목회적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민 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제한된 자원 속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이 시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둘째날에는 박영호 목사가 직접 교회에 적용하고 있는 사례 위주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박 목사는 “1900년 뉴욕의 번화가, 5번가에서 마차의 물결 속에 단 한 대의 자동차가 등장했던 장면은 불과 13년 후 완전히 뒤바뀌었다. 1913년, 마차는 단 한 대만 남고 도로는 자동차로 가득 찼다. 이는 기술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세상을 뒤바꾸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라고 급변하는 시대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AI(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은 또 다른 전환점을 예고한다. 지난 2년간 AI 기술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였으며, 앞으로 2년 내에 로봇과 결합된 AI가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고 서론을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직업의 소멸이나 기술적 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1920년 여성 참정권의 도입과 같은 사회적 변화가 자동차 시대와 맞물려 여성의 자율성을 증진시켰듯, AI 시대는 인간관계, 교육, 심지어 신앙의 본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목회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교회와 성도 간의 관계, 인간과 구원의 의미, 심지어 예술과 민주주의의 정의까지 재고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과거 바벨론 포로 시기나 초대교회 시대처럼, 하나님은 항상 변화의 앞자리에 계시며 인간은 그 뒤를 따라가기 위해 분투해왔다.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의 집에서 식사한 사건은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 할 파격이었다. 이는 하나님의 뜻이 시대의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로, 고정된 지도나 낡은 신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엘빈 토플러의 말처럼,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자가 아니라 배우고(learn), 버리고(unlearn), 다시 배우는(relearn) 능력이 없는 자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돌봄’은 새로운 목회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고립과 외로움의 심각성을 드러냈고, 이는 단순히 전염병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영국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코로나보다 외로움이 더 큰 재앙”이라고 경고하며, 고립된 사회에서 사람들이 극단주의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를 외로움에서 찾았다. 교회는 이러한 외로움을 치유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선택적 대면’의 시대를 맞았다. 사람들은 방역을 핑계로 교회 출석을 꺼리면서도 친구와의 만남이나 카페 방문 등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닌 활동은 이어간다. 이는 교회가 단순히 예배 중심의 프로그램을 넘어, 성도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교회의 외형적 성장보다 공동체의 따뜻함과 사회적 책임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박 목사는 교회의 자부심 회복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초대교회는 외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굳건한 자부심으로 성장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대외 이미지가 악화되고, 성도들마저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잃어가고 있다. 이를 회복하려면 교회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단순히 숫자적 회복을 추구하기보다, 성도들이 “우리 교회는 다르다”고 자랑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돌봄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신학적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한다. 전통적인 목회는 목회자가 성도를 돌보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모든 성도가 서로를 돌보는 상호 돌봄의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성경적 인간 이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예수님은 약함과 연약함을 드러내시며 돌봄의 필요성을 보여주셨다. 모든 인간은 취약하며,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는 자립성의 신화를 넘어서는 상호 의존성과 취약성의 신학이다.

실천적으로, 교회는 ‘적정 심리학’과 ‘심리적 CPR’을 통해 성도들이 기본적인 돌봄의 기술을 익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잠은 잘 주무시나요?” “식사는 잘 하시나요?”와 같은 간단한 질문은 누군가의 상태를 파악하고 돌봄을 시작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또한, 교회는 생활상담과 심리상담을 통해 사회적 자원을 연결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돌보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돌봄의 문화는 교회 내부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교회는 성도들이 좋은 이웃, 부모, 친구로서 세상 속에서 돌봄의 성품을 발휘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선교 프로그램이 아니라, 성도들의 삶과 성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되는 선교다. 예를 들어, 교회가 소그룹을 통해 성도들이 서로를 돌보는 훈련을 한다면, 이는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로 퍼져나가 따뜻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

목회자는 이러한 돌봄의 문화를 이끄는 리더로서, 자기 돌봄의 모범을 보이고 성도들을 돌봄 사역자로 양육해야 한다. 또한, 지역 교회들이 연합하여 상담 센터나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특히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선교적 과제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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