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한인교회, Bella Coola 원주민 선교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다
“We went to help — but they helped us“
써리한인교회와 Love Corps, 그리고 House for All Nations Intl. Church 가 함께 하며 BC주 내륙에 위치한 Bella Coola 원주민마을에서 5일간, 55명의 선교팀원들이 연합 사역 감당… 원주민들이 먼저 자신들의 전통 공연 참석 인원 2배 증가, 이발봉사로 마음의 문이 열리다
밴쿠버에서 차로 12시간을 운전하고 가면 갈 수 있는 곳, Bella Coola 원주민 마을, 그 곳에서 지난 7월 14일(월)부터 18일(금)까지 진행된 벨라쿨라 원주민 선교 현장은 “관계와 연합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써리한인교회(담임 권태욱 목사)를 중심으로 Love Corps (대표 홍성득 목사), 한국 경기노회에서 파송된 문화공연팀, 그리고 다민족교회인 House for All Nations International Church(담임 김오바댜 목사)가 연합해 총 55명이 참여하며 시작부터 큰 기대와 우려 속에 진행되었다. 한국의 전통 문화 공연의 밤(Culture Night), 주일학교 VBS, 유스 캠프, 이발 봉사 등 다채로운 사역이 펼쳐졌는데, 많은 걱정과 우려 보다 놀라우신 은혜로 그 곳 원주민 공동체를 엮으시고 마음을 열어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목격하는 시간이었다.


“공연의 문을 먼저 연 건 원주민들이었습니다”
올해 사역의 시작은 특별했다. 지금까지 10년 이상 그 마을 방문하여 Culture Night을 통해 한국 문화공연팀이 준비한 공연을 보여 주고 한국의 전통 음식을 준비하여 마을 사람들을 대접해 와 왔었는데 올해는 한국 문화 공연팀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Bella Coola 원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전통공연을 먼저 선보이며 문을 열었다. 이는 단순한 ‘환영 퍼포먼스’가 아니라, 지난 30년간 Love Corps로부터 이어온 신뢰와 관계의 결실이었다. 지난 해보다 참석 인원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준비한 음식이 모자라 일부 한국 선교팀원들이 식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풍성한 부족함” 속에서 모두는 미소를 지었고, 그 부족함 자체가 관계의 깊어짐을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 뒤, 한 원주민 어르신이 다가와 “작년에는 단순히 구경하러 왔다면, 올해는 우리 이야기를 나누러 왔다”며 마음을 열고 다가왔음을 고백하기도 하였다. 원주민들의 전통 북소리와 함께 울려 퍼진 노래, 그 소리 위에 함께 올려진 한인과 다민족 팀의 박수는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장면이었다.



“13명의 다민족 팀, 그리고 ‘30명의 머리를 깎은 손’”
이번에 처음으로 합류한 House for All Nations International Church는 한국, 인도네시아, 이란, 그리고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13명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가족이 있었다. 지난 3월 교회의 도움으로 터키에서 7년간 난민 생활을 마무리하고 캐나다에 들어온 이란 출신의 “나비드(Navid)”가족이였다. 그는 전문 이발사로서 사역 기간 동안 원주민 남성 30명의 머리를 정성껏 다듬었다. 그에게는 단순한 ‘헤어컷 서비스’가 아니라, 존중과 회복의 시간이 되었다.
Navid는 다음과 같이 선교에 대한 자신의 간증을 고백하였다. “I asked him, ‘Do you like it?’ and he said, ‘It’s amazing! I never thought I could look this good. This is actually the first time I’ve ever been to a barber, because we don’t have one here.’ Then he hugged me and said, ‘I’ve got to hurry home so my wife can see me before my hair gets messed up — I look so handsome!’ I’ve been doing this job for seven years, cutting hair every day. But this was the first time I truly felt the beauty of what I do. What I learned from this mission is that we didn’t go there just to help them — in reality, they were the ones who helped us.”
나비드의 고백은 선교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주기 위해’ 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눈빛과 포옹, 한마디 고백을 통해 우리가 먼저 치유받고, 우리의 사명이 다시 새로워지는 경험을 한다.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구분이 사라지고,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장면이 바로 선교의 현장이었다.
“기도 없이 익숙함으로 왔던 나… 하나님은 다르게 일하셨다”
써리한인교회의 청소년부 학생인 윤하솔 학생(9학년)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교에 참여하였는데 ‘익숙함’이라는 함정 속에서 깨달은 기도의 중요성을 나눴다. 그는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며 충분히 기도로 준비하지 못한 채 선교에 참여 했다고 한다. 그런데 첫날 V.B.S에 아이들이 겨우 5명만 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찬양을 하며 워십댄스를 하며 웃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눈물이 흘렀다‘내가 기도하지 않았구나’라는 자각이었다. 그날 밤, 그는 후회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했고 하나님은 “첫 번째든 다섯 번째든, 모든 선교는 거룩하고 신성하며 특권”임을 일깨워 주셨다고 고백하였다. 다음날 놀랍게도 3배나 더 많은 아이들이 찾아왔고,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윤하솔 학생은 “매번 선교는 다르고, 그렇기에 매번 기도로 준비하고 주도적으로 일하실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윤하솔 학생의 이야기는 원주민 사역의 본질, 즉 ‘프로그램’보다 ‘기도로 준비된 마음’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또한 다음 세대가 선교 현장에서 ‘받는 자’가 아닌 ‘함께 세워지는 동역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은 교회 공동체에 큰 격려가 되고 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 연합과 순종”
이번 5일간의 벨라쿨라 사역은 숫자와 결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연합의 방식과 순종의 태도였다. 써리한인교회가 중심을 잡았지만, Love Corps, House for All Nations, 그리고 다양한 배경과 국적의 성도들이 함께 ‘한 몸’처럼 움직였다. 특히 다민족 교회의 참여는 “선교는 특정 민족의 일이 아니라, 모든 민족이 모든 민족을 섬기는 일”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또한 준비한 음식을 기쁨으로 포기한 팀원들의 모습, 아침마다 모여 서로를 위해 기도하던 스태프들, 60여명의 음식을 사랑과 정성으로 감당했던 주방봉사자들, 긴 이동 거리 속에서도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던 운전 봉사자들의 헌신은 드러나지 않는 ‘작은 순종’들이 모여 큰 일을 이루어 간다는 진리를 증언했다.
“다음을 향한 발걸음”
이번 선교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현지 공동체와의 신뢰를 더 단단히 하고, 다음 세대가 ‘기도로 준비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세우며, 더 많은 교회와 민족이 이 연합에 동참하도록 길을 넓혀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또한 원주민 공동체가 스스로 문을 열고 자신들의 문화를 나누었듯, “상호 존중과 배움”의 자세로 함께 걸어갈 필요가 있다.
작년에 이어서 이번 원주민 사역에 초등학생 딸과 함께 참여한 MJ Yoon성도(써리한인교회 청소년부 교사)는 “하나님은 ‘작은 것들’로 큰 일을 이루십니다.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보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들 속에서 하나님은 더 깊이 역사하셨습니다. 이번 사역은 ‘우리가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하나님의 도움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맺으며
이번 벨라쿨라 사역은 “예상을 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한 자리였다. 한인교회와 다민족 교회, 한국과 캐나다, 어른과 청소년, 그리고 원주민 공동체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건네고 받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다시 확인했다. 선교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며, ‘사역’이 아니라 ‘관계’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