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관계 회복을 위한 ‘화해의 여정’ 풀링 투게더
매년 7월 초에 열리던 원주민 카누 행사인 풀링 투게더(Pulling together Canoe Journey)가 3년 만에 다시 시작되었다. 500여명의 원주민과 비원주민이 어우러져서 떠나는 독특한 행사로, 부 주제는 ‘연결’이다. 카누 여정을 통해 그들의 조상과 전통에 연결하고, 부족 간 긴밀한 관계로 연결하며, 원주민과 정부 관련자들(경찰, 해군, 공기업 등)과의 관계를 연결한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해마다 지역을 바꿔 열리는 본 행사는 보통 6-8개정도의 원주민 지역이 주최자가 되는데, 올해는 엔더비의 사터틴 부족에서 출발하여 시커머스를 거쳐 새먼암에서 그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된 카누 여정이라 재개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원주민 지역엔 상대적으로 연로한 원주민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전통카누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원주민 지역 안에서 캠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염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원주민들로서는 자기 부족의 영역을 쉽게 열 수 없는 상황도 하나의 장애물이었다.
새몬 선교회(SAMON Ministry)대표 이상열 선교사는 올해로 7년째 이 카누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열 선교사는 백인 교회와 원주민 사이를 오가며 관계회복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카누 여정만큼 원주민과 깊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행사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이 카누 여정에 직접 몸과 마음으로 참여할 때 원주민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또한 백인들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관계의 회복은 서로가 동등한 입장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카누를 함께 탄다는 것은 배라는 공동 운명체 안에서 학벌이나 언어, 성별, 나이로 차별받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고 힘을 합쳐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노를 저어 나아가는 일이다. 가뜩이나 지난해에 발굴된 215구의 기숙학교 유해로 인해 원주민과 백인 또는 교회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진 현 시점에서 카누 여정이 화해를 통한 선교의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

